테슬라가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에게 지급하기로 한 560억달러(약 77조1천억원) 규모의 보상안을 무효로 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해 승소한 소액주주가 테슬라의 법인 소재지 이전을 막아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오늘 블룸버그와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테슬라 주주 리처드 토네타를 대리하는 변호인단은 델라웨어주 법원에 제출한 서류에서 “테슬라가 법인 소재지의 법을 적용한 이 법원의 결정을 회피하도록 허용돼서는 안 된다”며 테슬라의 법인 소재지 이전을 금지하는 명령을 내려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피고들이 소송 결과에 불만이 있다는 이유로 이 법원의 관할권에서 달아나 수년간의 소송을 다시 없던 일이 되게 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토네타 측은 또 테슬라와 머스크가 이 법원의 판결을 회피하지 못하게 하는 또 다른 조치로 테슬라가 머스크에게 지급한 스톡옵션을 압류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앞서 머스크 CEO에게 성과에 따라 총 560억달러 규모의 주식매수청구권(스톡옵션)을 지급하는 안건이 2018년 이사회 결정과 주주총회를 거쳐 승인됐으나, 소액주주인 토네타는 이를 무효로 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해 올해 1월 승소했다.
테슬라의 법인 소재지인 델라웨어주 법원은 머스크가 사실상 테슬라 이사회를 지배했으며 해당 보상안이 승인되는 과정에 심각한 결함이 있었다는 이유로 이 계약이 무효가 돼야 한다고 판단했다.
다만 토네타의 변호인단이 이 소송의 법률 수수료로 테슬라 주식 2천900만주를 받게 해달라는 요구를 제출하면서 소송이 아직 완전히 마무리되지는 않은 상태다.
이 소송을 담당하는 캐서린 맥코믹 판사는 오는 7월 8일 토네타 변호인단의 수수료 요구에 대한 판단을 포함해 최종 명령을 내릴 예정이다.
이에 맞서 테슬라 이사회는 오는 6월 13일 열리는 연례 주주총회에서 2018년 승인한 CE0 성과 보상안을 다시 통과시켜달라고 주주들에게 요청하기로 했다.
또 이번 주총에서 법인 소재지를 델라웨어에서 텍사스주로 이전하는 안건도 투표에 부치기로 했다.
이는 테슬라 이사회와 머스크 측이 추후 항소심에서 유리한 기반을 다지려는 시도로 풀이됐다.
법률 전문가들은 이번에 토네타의 변호인단이 법원에 요청한 내용이 양측의 법정 다툼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아직 불분명하다고 진단했다.
예일대 로스쿨의 조너선 메이시 교수는 테슬라가 아직 텍사스에서 소송을 제기하지 않았기 때문에 토네타 측의 요구는 “매우 시기상조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메이시 교수는 테스라의 이번 주총에서 보상안이 다시 승인될 경우 변호인단이 이 소송의 법률 수수료를 받는 데 “실존적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 변호인단이 미리 행동에 나섰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2018년 승인된 테슬라의 CEO 성과 보상안은 테슬라가 매출과 시가총액 등을 기준으로 단계별 성과를 달성할 때마다 12회에 걸쳐 머스크에게 스톡옵션을 부여하는 내용이다.
머스크는 이 권리를 행사할 경우 주당 23.34달러에 최대 3억400만주를 매입할 수 있다. 현재 테슬라 주가는 주당 160달러가 넘는다.
법원 판결문에 따르면 머스크는 해당 목표를 모두 달성해 약속된 스톡옵션을 다 받았으며, 아직 주식 매수 권리를 전혀 행사하지 않았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머스크가 이 스톡옵션을 행사하게 되면 매수한 테슬라 주식을 5년 동안 보유한 뒤에야 매각할 수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