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직원들의 노동조합 결성이 추진됐다가 무산됐던 한인 마켓 한남체인의 사측이 노조 대응 활동과 관련된 재무 보고를 하지 않았다며 한 노동자 권익보호 단체로부터 고발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자 권익보호 및 관련 감시 활동을 하는 비영리단체인 ‘레이버랩(LaborLab)’은 지난주 보도자료를 통해 한남체인(Hannam Chain USA, Inc)을 연방 노동부 산하 노사관계기준국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레이버랩 주장에 따르면 한남체인은 지난해 7월18일 플로리다주에 본사를 둔 노조 대항 컨설팅 업체인 ‘로드워리어 프로덕션’과 계약을 체결했지만 이에 대해 보고하는 LM-10 양식을 연방 노동부에 제출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LM-10은 연방법에 따라 회계연도 이후 90일 이내에 필수 제출해야 하는 노동관계 활동보고서로, 레이버랩 측은 한남체인이 로드워리어 프로덕션에 2만9,361달러를 지불한 것으로 확인됐지만 이를 보고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밥 펑크 레이버랩 사무국장은 보도자료에서 “연간 재무공시를 제출하지 않은 것은 심각한 법 위반”이라며 “이 정보는 노조 파괴를 위해 돈을 얼마나 썼는지 파악하기 위한 필수 정보다. 한남체인이 법을 준수하고 즉시 제출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지난해 한남체인 직원 가입을 추진했던 ‘캘리포니아 소매식당노조(CRRWU)’는 23일 “한남체인의 가혹한 반노조 캠페인에 대해 한인사회가 매우 실망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비난 성명을 냈다.

그러나 한남체인 측은 이를 정면으로 반박했다. 한남체인 관계자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회사마다 회계연도가 다른 가운데 LM-10 보고 마감기간이 아직 남았고 한남체인은 당연히 해당 양식을 통해 컨설팅 비용을 투명하게 보고할 것”이라며 “LM-10은 계약한 업체에서도 제출하기 때문에 한쪽에서 숨길 수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로드워리어 프로덕션과 계약을 체결한 것은 맞지만 이 컨설팅 업체는 ‘노조 파괴’가 아닌 노조와 관련된 전반적인 컨설팅을 하는 업체로, 한남체인 역시 반노조 활동을 위해 이 업체에 의뢰한 것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또 “공식적인 노조 가입 움직임은 한남체인으로서도 처음 겪는 일이기 때문에 직원들도 질문이 매우 많았고 회사에서도 모르는 부분이 많았다. 직원들의 다양한 질문에 전문적이고 확실한 대답을 주기 위해, 특히 타인종 직원들에게 오해가 없는 정확한 정보 전달을 위해 전문 컨설팅 업체의 도움을 받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해 한남체인 LA점에서는 일부 직원과 한인타운노동연대(KIWA)가 나섰으며 한남체인 LA점 직원 노조 결성을 위해 CRRWU가입 찬반투표를 벌였지만 반대가 더 많아 무산됐었다. 전국노동관계위원회(NLRB) LA오피스는 지난해 12월 진행한 한남체인 LA점 직원 찬반투표 최종 개표 결과, 총 투표자 65명 중 찬성 26표, 반대 37표로 부결됐다고 밝혔다. NLRB가 조만간 투표결과 증명서를 노사 양측에 발송하게 되면 직원들은 이후 1년 간 노조결성 활동을 할 수 없게 된다.

[미주한국일보 – 한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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