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공화당의 대선 후보로 내정된 뒤 치러진 주(州)별 경선에서 이미 후보직을 사퇴한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에 대한 지지표가 상당수 쏟아지고 있다.
이는 트럼프를 지지하지 않는 공화당 유권자가 여전히 많다는 의미로 초접전이 예상되는 대선 승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AP통신에 따르면 지난 23일 펜실베이니아주에서 진행된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98% 개표 기준으로 트럼프가 83%를 득표하고 헤일리가 17%를 받았다.
헤일리 전 대사는 15만표를 넘게 받았는데 이 숫자는 최근 대선에서 펜실베이니아주의 승패를 결정한 표보다 많다.
2020년 대선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약 8만500표 차이로 승리했고, 2016년 대선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약 6만8천표 차이로 힐러리 클린턴 당시 민주당 후보를 이겼다.
미국 대선은 대부분 주에서 한 표라도 더 많이 받은 후보가 해당 주의 표를 모두 가져가는 승자독식제를 운용하기 때문에 민주당과 공화당 지지세가 비슷한 몇 개의 경합주에서 승부가 갈린다.
펜실베이니아도 그중 한 곳이다.
펜실베이니아는 올해에도 매우 치열한 승부가 예상되기 때문에 트럼프 전 대통령 입장에서는 헤일리 전 대사 지지자들을 한 명이라도 더 설득해야 하는 상황이다.
다른 경합주인 애리조나와 위스콘신에서도 공화당 경선 참여자의 20% 이상이 트럼프가 아닌 후보에 투표하면서 공화당 내 반(反)트럼프 민심이 드러났다.
이를 두고 온라인매체 악시오스는 “트럼프가 공화당 경선을 치른 모든 주에서 압도적으로 승리하면서 경선을 지배했지만, 그 이후 조심해야 할 수도 있는 징후들이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도 민주당 경선에서 자신의 친이스라엘 정책에 반발하는 민주당 지지층의 항의 투표에 직면했지만, 트럼프보다는 더 잘 대응했다고 악시오스는 평가했다.
펜실베이니아의 민주당 경선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95% 개표 기준으로 93%를 가져갔고, 후보직을 사퇴한 딘 필립스 하원의원이 7%를 받았다.
펜실베이니아의 민주당 하원의원 후보 경선에서는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군사작전을 비판해온 서머 리 하원의원의 승리가 주목받았다.
리 의원은 의회에서 가장 먼저 휴전을 촉구하며 이스라엘 정부를 비판한 의원 중 한 명으로 이번 경선에서 친이스라엘 단체들의 후원을 많이 받지 못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그의 경선 승리에 대해 “중동 문제를 둘러싼 민주당 내 더 큰 갈등을 전형적으로 보여줬으며 중동 전쟁에 대한 민주당 유권자들의 태도를 시험하는 장이 됐다”고 평가했다.
리 의원은 경선 승리 연설에서 “많은 사람은 우리가 평화를 지지해서는 이 지역구에서 이기지 못할 것이라고 설득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