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이라크에서 파견 근무를 하다가 전사한 한인 1.5세의 이름을 딴 다리가 생겼다.

펜실베이니아주 벅스 카운티 미들타운 타운십 근처의 미들타운 브릿지가 최근 ‘문재식 하사 추모 다리’라는 공식 이름을 얻었다.

이 다리는 벅스 카운티 랭혼 지역 근처의 295번 고속도로를 지나가는 트렌턴 로드 위에 있다.

고(故) 제이 문(한국명 문재식·당시 21세) 하사를 기리는 다리 명명식은 지난 19일 열렸다.

문 하사의 아버지 문영환(72) 씨와 누나 크리스털 문(한국명 문현지·41)씨 등 유족을 비롯해 조 호건 펜실베이니아주 하원의원 등 정치인, 김성중 필라델피아한인회장, 주뉴욕총영사관 필라델피아 출장소 및 대한민국재향군인회 관계자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아버지 문씨는 “지난해 여름 호건 의원이 찾아와 ‘우리 지역의 영웅을 위해 주에서 관리하는 이 다리에 아들 이름을 새기겠다’고 제안했다”며 “20년 가까이 지난 사건을 기억해줘서 감사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명명식이 끝나고 나니 아들에 대한 자랑스러운 마음과 함께 허전하다는 생각도 든다”며 “가족으로서는 영웅인 아들보다는 우리 곁에 있는 평범한 아들을 더 원했다”고 덧붙였다.

이 다리는 호건 의원의 적극적인 도움으로 추진됐다. 호건 의원은 문 하사의 이름을 딴 다리 명명 법안을 발의하고, 주 상·하원 통과를 위해 노력했다.

1985년생인 문 하사는 한국에서 태어났고, 농구선수인 아버지 문씨 등 가족과 함께 어릴 적 미국에 이민했다.

미들타운 타운십에서 성장한 그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바로 미 육군에 입대했다. 당초 미2사단에 배치돼 한국에서 비무장지대(DMZ) 근처에서 근무하다가 2사단이 이라크로 임무지를 이동하면서 이라크전에 참전했다.

2005년에 한 차례 파병된 뒤 귀환했다가 2006년 재파병 됐고, 그해 12월 25일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에서 차를 타고 순찰 업무를 하던 중 도로에 매설된 지뢰가 폭발하면서 전사했다.

아버지 문씨는 “아들이 전사하기 전날인 크리스마스이브에 가족들과 마지막 통화를 한 게 아직도 기억난다”며 “전역하면 미국 연방수사국(FBI)에서 일하겠다는 꿈을 이루지 못했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는 당시 전사한 문 하사에게 한 계급 높은 중사로 추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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