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 상원의원, 물밑서 트럼프 설득…”우크라 이겨야 지원 상환 가능
하원에서 우크라이나 등을 지원하기 위한 안보예산 패키지 법안 처리를 주도한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이 당 일각의 반발로 해임 위기에 직면한 가운데 트럼프 전 대통령이 존슨 의장을 두둔하고 나섰다.
이에 따라 ‘친(親)트럼프 인사’로 꼽히는 존슨 의장에 대한 일부 공화당 강경파의 해임 추진이 더 어려워졌다는 전망이 나온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날 저녁 존 프레데릭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하원의 우크라이나 등 안보지원 예산법안 처리와 관련, “우리는 다수당이지만 그렇다고 그(존슨 의장)가 하고 싶은 대로 무엇이든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고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보도했다.
이어 “그는 매우 좋은 사람이다. 내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돈을 더 내야 한다고 할 때 그는 나를 강하게 지지했다”라면서 “나는 그가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이른바 고립주의 성향의 외교 정책을 추구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동안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일방적 지원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해왔다.
그는 지난 2월 상원에서 우크라이나 지원 등에 대한 예산안을 처리할 당시 “우리는 더 이상 되돌려받을 수 있다는 기대나 아무 조건 없이 돈을 줘서는 안 된다”라면서 사실상 반대하기도 했다.
그런데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존슨 의장을 재신임하고 나선 것은 ▲ 공화당 상원의원의 전략적 지원 ▲ 존슨 의장의 트럼프 전 대통령 방문 ▲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법안 내용의 일부 변경 등이 주효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평가했다.
앞서 하원은 총 608억 달러 규모의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을 처리하면서 95억달러 규모의 경제 지원에 대해서는 보조금이 아닌 ‘취소 가능한 차관(forgivable loan)’ 형태로 반영했는데 이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제기한 아이디어와 일치하는 것이라고 WSJ은 보도했다.
이와 관련, 공화당 린지 그레이엄(사우스캐롤라이나), 케빈 크레이머(노스다코타) 상원의원 등은 단체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차관 형태의 경제 지원을 트럼프 전 대통령의 아이디어를 차용한 것처럼 포장,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를 수용하도록 하는 전략을 사용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이 과정에서 이들 상원의원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우크라이나가 자원이 풍부하기 때문에 부채 상환이 가능한 부국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하면서 대부분의 자원이 러시아가 점령한 영토 내에 있기 때문에 러시아를 격퇴해야만 우크라이나가 상환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WSJ이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이와 별개로 존슨 의장은 지난 12일 트럼프 전 대통령의 거주지인 마러라고를 직접 방문하기도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 이후에 “우크라이나의 존립이 미국에도 중요하다”는 글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기도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존슨 의장에 대한 재신임을 밝히면서 하원의 공화당 강경파들의 의장 해임 결의안 추진이 ‘찻잔 속 태풍’으로 끝날 가능성이 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