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대학과 연구기관들이 미국 제재에도 불구하고 최근 재판매 업자 등 제3자를 통해 미국 반도체 기업인 엔비디아의 첨단 인공지능(AI) 칩을 확보했다고 로이터통신이 22일 보도했다.

통신은 수백개의 중국 입찰 문서들을 자체 분석한 결과 중국 대학, 연구소 등 10개 단체가 미국, 대만 등 업체들이 제조한 서버를 통해 엔비디아 첨단 AI 칩을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이는 미국 정부가 과거 대중국 수출통제 조치 때보다 강도를 높인 수출 규제 조치를 시행한 지난해 11월 이후에 이뤄진 것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통신은 중국이 엔비디아 칩 확보 경로로 사용한 서버 제조업체로 미국 슈퍼 마이크로 컴퓨터, 델 테크놀로지, 대만 기가바이트 테크놀로지 등을 거론했다.

통신이 확인한 입찰 문서들은 중국 공개 데이터베이스에 찾은 것으로, 지난해 11월 20일부터 올해 2월 말 사이에 중국 정부 기관에서 조달한 품목들이 담겨 있다.

미국 정부가 엔비디아와 이 회사 협력업체들이 첨단 칩을 직접 또는 제3자를 통해 중국에 수출하는 것은 금지했지만, 중국에서의 칩 거래는 불법이 아니라고 통신은 짚었다.

칩을 판매한 사람 11명은 잘 알려지지 않은 중국인 소매상들로, 이들이 지난해 11월 수출통제 강화 이전에 비축해둔 물량을 사용한 것인지 그 이후에 확보한 물량을 사용한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런 루트를 통해 칩을 구매한 중국 단체로는 중국과학원과 산둥 인공지능연구소, 후베이성 지진국, 산둥대, 시난대, 헤이룽장성 정부가 소유한 기술투자기업, 국유 항공연구센터, 우주과학센터 등이라고 통신은 전했다.

엔비디아 대변인은 “우리 협력업체들이 수출 통제 규정을 위반한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며 입찰자들이 사용한 제품은 수출 통제 강화 이전에 수출된 제품일 가능성이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서버 제조업체들도 관련 규정을 준수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슈퍼 마이크로 컴퓨터는 “미국 정부의 요구사항을 준수했다”고 밝혔고 델 테크놀로지는 로이터에 “보도에 언급된 중국 기관으로 칩이 공급됐다는 어떤 증거도 찾지 못했지만, 의혹에 대해 추가조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대만 기가바이트 측도 대만 법률과 국제규정을 준수하고 있다고 밝혔다.

로이터 보도는 미국이 대중 반도체 수출 통제를 강화하고 있음에도 규제 사각지대가 존재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대책 마련의 필요성을 촉구하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 상무부는 “현재 부처 내 산업보안국에서 수출이 금지된 칩의 사용처 등을 조사하고 있다”며 유령회사 등을 통한 위반 행위를 포함해 신빙성 높은 의혹에 대해서도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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