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 수 감소가 본격화하는 2040년부터 집값이 장기 하락 국면에 진입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집값 하락으로 인해 주택 보유 수요도 줄어들며 2050년에는 전국 주택 중 13%가 비어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건설사업관리(PM) 전문기업 한미글로벌은 23일 인구문제 전문 민간 씽크탱크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과 공동으로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인구구조변화가 가져올 새로운 부동산 시장, 위기인가 기회인가’를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발표자로 나선 이용만 한성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인구감소에도 불구하고 1·2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가구 수는 2039년에 2387만 가구로 정점을 찍고 2040년부터 감소 추세로 전환할 것”이라며 “총주택수요량도 2040년 이후로 꺾여 실질주택가격은 하락 추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 교수는 수도권보다는 지방이 더 일찍 집값 하락 전환을 하고, 사람이 몰리는 도시는 주택 가격 하락을 경험하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주택 가격이 정체·하락하면 재건축·재개발 수요가 낮아지며 노후 주택들이 대거 빈집이 될 공산도 크다. 2040년에 건축연령이 40년 이상인 주택은 약 855만 호로 전체 주택의 30% 수준일 것으로 추산된다. 이 교수는 “(자가 수요 감소로) 노후 주택의 재정비가 어려워지면서 노후 주택이 빈집으로 변하고 주변지역이 황폐화·공동화될 것”이라며 “2050년께 전체 주택 재고의 13%인 324만 가구가 빈 집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주택수요량이 감소하기까지 남은 시간이 얼마 없기 때문에 노후화된 주택의 재생 속도를 높여야 한다”고 했다.

특히 이 교수는 고령자 보유 주택을 유동화할 필요성도 강조했다. 고령층 가구는 거래 비용의 문제로 실제 수요보다 더 큰 면적의 주택에 사는 경향이 있는데, 세제 혜택 등을 제공해 작은 평수로 집을 옮기는 ‘주택 다운사이징’을 유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를 통해 세대 간, 가구원수 간 주택의 미스 매칭을 해결할 수 있고 고령자들은 매매 차액으로 노후 소득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 이 교수의 주장이다.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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