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한인타운에 거주하는 정모씨는 5살이 된 딸의 학교 입학 등을 고려해 지난해 연말부터 내 집 마련 계획을 세웠다. 알뜰살뜰 모은 20만 달러의 현금을 다운페이로 해서 밸리 지역에 80~90만 달러대 주택을 사려고 했지만 아직까지 주택 구입의 꿈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에이전트를 통해 마땅한 매물을 찾고 있지만 집값이 계속 올라 예산이 초과되는 데다, 그나마도 매물이 나오기가 무섭게 팔려나가 리스팅 가격에 웃돈을 얹어줘야만 거래가 성사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LA를 비롯한 남가주 주택시장이 높은 모기지 이자율에도 불구하고 매물 부족에 수요는 높은 현상이 계속 이어지면서 주택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부동산 시장에서 주택 매물은 나오는 족족 거래되고 웃돈 제시 경쟁도 심화되면서 주택 평균가가 LA 카운티에서도 95만 달러를 넘어 100만 달러에 육박하고 있다.

부동산 거래사이트인 질로우의 3월 하우징 마켓 리포트에 따르면 LA를 비롯해 오렌지카운티, 롱비치 등이 포함된 광역 LA 지역의 평균 집값은 전달대비 2.0% 상승한 95만9,400달러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1년 전과 비교할 때는 9.3%나 치솟은 것이다.

질로우에 따르면 미 전국에서 한달 새 주택가격 상승이 가장 높은 5개 지역 중 4곳이 캘리포니아에 몰려 있다. 샌호세(3.3%), 샌프란시스코(2.7%), 워싱턴주 시애틀(2.4%), 샌디에고(2.1%), LA(9.3%) 순이다.

이번 보고서에 따르면 광역 LA 부동산 시장에서 지난 3월 상당수의 주택들이 매물로 나와 거래가 성사되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13일 정도로 집계돼 전달에 비해 6일이나 줄어들었다. 이렇게 매물이 부족하다 보니 LA에서 거래된 주택들 중 바이어가 리스팅 가격보다 웃돈을 얹어 구매한 경우가 49%에 달해 전체의 절반에 이른다고 질로우는 밝혔다.

미 전국적으로 평균 주택가격은 35만5,696달러로 팬데믹 이전에 비해 42.4% 급등했다. 전국에서 1년 전에 비해 집값이 가장 많이 오른 지역은 코네티컷주 하트포드(12.7%)였으며, 샌디에고(11.8%), 샌호세(11.2%), 매사추세츠주 보스톤(9.5%)이 그 뒤를 이었다. 지속되는 매물 부족이 집값 상승을 부추키는 것으로 질로우는 분석했다.

한편 내 집 마련의 꿈을 잠시 접고 부동산 시장이 안정될 때까지 아파트에 살려고 해도 치솟는 렌트비는 큰 부담이다. 광역 LA 지역의 렌트비 역시 전년 대비 상승했다. 3월 중 LA 일원의 평균 렌트비는 2,925달러로 1년 전 보다 2.5% 올랐다. 이처럼 LA지역 렌트비는 미 전역의 평균 렌트비 1,983달러와 비교할 때 1,000달러 가량 높은 수준이다.

[미주한국일보 – 노세희 기자]

0
0
Share: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