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월부터 사용액…’대선 뒤집기’ 등 형사재판 4건에 민사 1건
올해 11월 미국 대선에서 재선에 도전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기부금의 4분1 가량을 사법 리스크 때문에 축냈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작년 1월부터 소송 비용으로 총 7천600만달러(약 1천50억원)를 사용했는데 이는 누적 기부액의 26%에 해당하는 수치다.
같은 기간에 후원 단체를 통해 모금한 액수도 3억2천600만달러로 경쟁자인 조 바이든 대통령의 4억1천300만달러보다 1억 달러 가까이 적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현재 바이든 측이 보유한 기부금은 1억8천800만달러인데 비해 트럼프 전 대통령은 1억2천200만 달러에 불과하다고 FT는 전했다.
바이든 선거유세팀 대변인을 맡고 있는 제임스 싱어는 “트럼프가 개인적 복수에 치중하면서 지지 기반을 확충하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선거 분석 전문매체 리얼클리어폴리틱스(RCP)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현재 애리조나, 조지아, 미시간, 네바다, 노스캐롤라이나 등 ‘스윙 스테이트'(swing state·주민 다수의 지지 정당이 한쪽으로 고정되지 않은 경합주)에서 바이든 대통령을 근소하게 앞서고 있다.
하지만 AP통신이 최근 실시한 여론 조사에서 유권자의 절반가량이 트럼프가 현재 재판 중인 소송에서 유죄가 확정되면 대통령 자격이 없는 것으로 간주하겠다고 답했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트럼프의 형사 재판은 대선 당락을 좌우할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따라서 그로서는 선거 유세와 함께 소송 대응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후원자들도 지난해 그에 대한 형사 재판 소식이 부상하자 적극적으로 기부에 나서고 있다.
일례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 결과 뒤집기 시도 혐의와 관련해 조지아주 검찰에 출두한 작년 8월 25일 당일에 입금된 소액 기부액은 최대치를 기록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2016년 대선 직전 성인영화 배우와의 성관계 폭로를 막기 위해 개인 변호사를 통해 ‘입막음’ 조로 돈을 지급하고 회사의 비용 기록을 조작했다는 혐의 등으로 작년 3월 형사 재판에 넘겨졌다.
이 재판의 경우 배심원 선정 작업이 최근 시작됐다.
이와는 별개로 지난 2020년 대선 결과 뒤집기 및 핵 프로그램 등에 관한 기밀문서를 부적절하게 취급한 혐의 등으로 3건의 형사 재판을 받고 있다.
또 자산 부풀리기 사기 의혹과 관련해 민사 재판 2심을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