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 중심 고학력 아시아 이민자 유입 급증, 라틴계 감소로 주(州) 경제·사회 구조 재편”
2025년 4월 14일

미 서부 최대 주(州)인 캘리포니아에서 인구 구성의 대대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과거 수십 년간 라틴계 이민자가 주도하던 캘리포니아 이민 사회에서 이제는 아시아계 이민자들이 다수를 차지하는 ‘인구 지각변동’이 진행 중이다.
최근 발표된 인구통계 자료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캘리포니아 이민자의 46%가 아시아 출신으로, 38%에 그친 라틴계 이민자를 크게 앞지르고 있다.
이는 1990년대 라틴계 이민자가 전체의 56%를 차지했던 것과 비교하면 극적인 변화다.
기술 산업 발전이 가져온 인구 구성 변화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는 실리콘밸리를 필두로 한 캘리포니아의 첨단 기술 산업 발전이 있다.
구글, 메타, 애플 등 글로벌 테크 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고급 기술 인력 수요가 증가하면서 인도와 중국 출신의 고학력 이민자들이 급증하고 있는 것이다.
2024년 한 해 동안 캘리포니아로 유입된 H-1B 취업 비자 소지자는 약 7만 9천 명에 달하며, 이들 대부분이 아시아 출신의 고급 기술 인력이다.
특히 산타클라라 카운티 주민의 42%가 이민자로, 이 중 대다수가 중국과 인도 출신이라는 점은 이러한 추세를 여실히 보여준다.
라틴계 이민자 감소의 배경
반면, 멕시코와 중남미 국가에서의 이민은 최근 몇 년간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미국-멕시코 국경의 단속 강화와 다양한 경제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 시절 강화된 국경 정책은 남부 국경을 통한 라틴계 이민을 억제하는 효과를 가져왔다.
현재 로스앤젤레스 카운티에는 여전히 라틴계 이민자가 다수를 차지하고 있지만, 그 비율은 점차 감소하는 추세다.
경제·사회적 영향
이러한 인구 구성의 변화는 캘리포니아의 경제와 사회 전반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고학력 아시아계 이민자들의 유입은 주(州)의 첨단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주택 시장과 교육 분야에도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UC 버클리와 UCLA 같은 명문 대학들은 각각 1만 명 이상의 국제 학생을 유치하고 있으며, 이 중 상당수가 아시아 출신 학생들이다.
이들은 졸업 후 H-1B 비자를 통해 취업하며 캘리포니아의 인재 풀을 더욱 다양화하고 있다.
그러나 캘리포니아는 고급 기술직뿐만 아니라 서비스업과 농업 분야의 저임금 노동자에도 크게 의존하고 있다. 레스토랑, 호텔, 농장 등에서 일하는 라틴계와 아시아계 노동자들은 여전히 캘리포니아 경제의 중요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미래 전망
전문가들은 높은 주택 비용과 생활비로 인해 저소득층의 캘리포니아 이탈 현상이 지속되는 가운데, 고학력 아시아계 이민자의 유입 추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인구 구성의 이러한 변화는 향후 캘리포니아의 정치적 지형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아시아계 커뮤니티의 정치적 영향력이 확대되면서 정책 우선순위와 선거 결과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캘리포니아의 인구 지각변동은 미국 전체의 이민 정책과 인구 추세를 반영하는 중요한 지표로, 앞으로 미국 사회가 어떻게 변화할지를 가늠해볼 수 있는 척도가 될 것이다.
출처: LA Tim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