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의 화려한 입장에 묻힌 볼카노프스키의 챔피언 벨트… “이것이 우리의 승리”
마이애미 – 2025년 4월 12일, 마이애미 케세야 센터에서 열린 UFC 314는 격투기 이벤트가 아닌 거대한 정치 쇼장으로 탈바꿈했다.
이날의 진정한 주인공은 링 위의 선수들이 아닌 관중석에 앉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정치 올스타’ 일행이었다.


“Taking Care of Business” 음악에 맞춰 입장한 트럼프 대통령은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 인기 팟캐스트 진행자 조 로건, 국무장관 마르코 루비오를 비롯해 FBI 국장 캐시 파텔, 국가정보국장 툴시 개버드, 보건복지부 장관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 등 화려한 라인업의 정치인들과 함께 등장했다.
그들의 입장은 메인 이벤트 선수들보다 더 큰 환호성을 이끌어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경기장을 활보하며 관중들과 인사를 나누고, YMCA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등 파티 분위기를 연출했다.
그의 모습에 경기장은 마치 정치 집회장을 방불케 했고, 관중들은 열광적인 환호로 화답했다.
이날 메인 이벤트에서는 알렉산더 볼카노프스키가 디에고 로페스를 꺾고 페더급 챔피언 벨트를 되찾는 감동적인 승리를 거뒀지만, 경기의 하이라이트는 오히려 경기 외적인 곳에 있었다.

승리의 순간에도 카메라는 트럼프 대통령과 그 일행에게 더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경기 후 “이 환호는 우리가 잘하고 있다는 증거다. 그렇지 않았다면 반대의 반응을 받았을 것”이라며 관중들의 반응을 자신의 정치적 승리로 해석하는 모습을 보였다.
UFC 314는 결국 스포츠와 정치의 경계가 무너진 새로운 형태의 정치 문화 이벤트로 기록되었다.
선수들의 피와 땀으로 얻은 승리보다 대통령과 그의 동행인들의 모습이 더 화제가 된 이날, 스포츠는 정치의 무대로, 격투기는 정치적 쇼의 배경으로 전락했다는 평가를 피할 수 없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