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특사 “2차대전후 베를린처럼 우크라 분할하자”

A flying Russian drone, tracers and searchlights are seen in the night sky as Ukrainian servicemen search for drones and fire at them during a Russian drone strike, amid Russia's attack on Ukraine, in Kyiv, Ukraine April 12, 2025. REUTERS/Gleb Garanich

영국 언론 인터뷰서 “전선에 DMZ 조성…서는 영·프가, 동은 러가 관할”

러 영토점령 인정·우크라 전후 패망국 비유에 논란…켈로그 “진의 왜곡” 해명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러시아 특사 키스 켈로그가 우크라이나 종전 협정의 하나로 제2차 세계대전 후의 베를린처럼 우크라이나를 분할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켈로그 특사는 11일(현지시간) 보도된 영국 일간 더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를 분할해 서쪽에는 영국과 프랑스의 평화유지군, 이른바 ‘안심군'(reassurance force)이 통제 구역을 설정하고 동쪽에는 러시아군이 주둔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동서 사이에는 우크라이나군과 비무장지대(DMZ)를 두자고 덧붙였다.

그는 드니프로강 서쪽의 영국·프랑스 연합군이 이끄는 병력이 러시아에 ‘전혀 도발적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드니프로강은 러시아, 벨라루스, 우크라이나를 거쳐 흑해로 흘러들며 우크라이나를 동서로 가르는 강으로 키이우를 관통한다.

켈로그 특사는 “제2차 세계대전 후 베를린에서 일어난 일과 거의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며 “당시 러시아 점령 지역, 프랑스 점령 지역, 영국 점령 지역, 미국 점령 지역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면서 미국은 지상군을 제공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도 분명히 강조했다.

그는 또한 기존 전선을 따라 18마일(약 29㎞)의 DMZ를 구축할 수 있다고 밝혔다.

켈로그 특사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통제 구역 제안을 수락하지 않을 수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다른 참여 의지가 있는 국가들의 병력 지원을 받는 영국·프랑스,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와 교전하지 않도록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전선 사이에 완충지대를 설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양측을 (전선에서) 각각 15㎞씩 물러나게 하면 18마일이 된다”며 “감시할 수 있는 DMZ가 있고 사격금지 구역도 있다”고 말했다. 위반행위가 있을 수도 있지만 감시는 어렵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구상은 미국이 2014년부터 러시아가 점령해온 우크라이나 영토에 대한 러시아의 지배권을 사실상 인정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우크라이나는 이에 반대 입장을 표명해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달에도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점령한 땅을 결코 러시아 영토로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에게 이는 일시적인 점령일 뿐”이라고 말했다.

러시아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병력의 우크라이나 주둔에 반대하고 있으며, 트럼프 정부는 우크라이나의 NATO 가입에 반대한다.

더타임스는 켈로그 특사의 제안은 우크라이나를 제2차대전에서 패망한 독일에, 러시아를 승리한 연합국에 비교하는 것으로, 우크라이나를 비롯해 여러 당국자를 불편하게 할 수 있다고 짚었다.

또 1945년 나치 독일과 달리 우크라이나는 정부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으며 친서방 성향을 띤다는 점에서 우크라이나를 전후 베를린과 비교하는 것은 맞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러시아가 2022년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주장한 구실은 우크라이나를 ‘탈나치화’하겠다는 것이었다.

우크라이나의 의사과 관계없이 미국과 러시아가 일방적으로 평화 협정을 체결할 수 있다는 불안감을 키울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켈로그 특사의 제안 자체도 명확하지 않아 해석의 여지도 많다. 그는 우크라이나 분할시 어떤 국가들이 참여할지, 어디에 경계선을 그을지, 참여국들이 각 지역에서 어떤 역할을 할지와 같은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켈로그 특사는 이밖에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에게 우크라이나 지원에 있어 미국에 의존하지 말라며 “항상 최악의 상황을 대비하라”고 말했다.

그는 또 미국과 우크라이나 관계가 ‘정상화’됐다며 광물협정 협상 재개를 그 증거로 제시했다. 우크라이나 실무 대표단은 이날 미국을 방문, 광물협정안을 논의했다.

그는 미국 측이 협상에 필요한 요소들을 과소평가했다는 점도 인정했다. 또 트럼프 정부에서도 우크라이나에서 어떤 종류의 광물을 확보할 수 있는지, 그 가치는 얼마나 되는지 ‘아무도 모른다’고 시인했다.

더타임스 보도가 나간 후 켈로그 특사는 엑스(X·옛 트위터)에 자신의 발언이 잘못 전달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나는 우크라이나 주권을 지원하기 위한 휴전 이후 안정화 병력(resiliency force)에 대해 얘기하고 있었다”며 “분할 관련 논의는 (미군 없이) 연합군의 책임 지역이나 구역을 언급한 것이지, 우크라이나 분할에 대한 언급이 아니었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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