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일론이 필요 없다”… 트럼프 발언에 비친 불편한 동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나는 일론이 필요 없다”고 직접 언급하며 일론 머스크와의 관계가 급속도로 악화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진행된 회의에서 “DOGE(정부 효율성 부서)의 수장은 내 운영에 필수적이지 않다”는 발언을 통해 머스크와의 불편한 관계를 공개적으로 드러냈습니다.
초기에는 “일론은 훌륭한 일을 해냈다”며 칭찬했던 트럼프 대통령이지만, 곧이어 “그가 여기 앉아있고, 나는 신경 쓰지 않는다.
나는 그를 좋아하기 때문에 필요할 뿐이다”라는 모순된 발언을 이어가며 양측의 균열을 암시했습니다.
이러한 발언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머스크가 오는 5월 말 사임할 것”이라고 언급한 이후 나온 것으로, DOGE 조직의 존속 자체에 대한 의문까지 제기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테슬라 차량 구매와 관련해 “나는 그의 차가 필요하지 않다. 사실 하나 샀다”며 “최고가를 지불했고, 많은 돈을 썼다”고 말했습니다.
이는 최근 테슬라의 글로벌 판매 부진과 딜러십 비판으로 주가가 하락한 상황에서 나온 발언으로 더욱 주목받고 있습니다.
한편, 머스크는 취임 직후부터 트럼프 행정부와 불협화음을 내기 시작했습니다.
1월에는 트럼프가 발표한 인공지능(AI) 개발 프로젝트 ‘스타 게이트’에 공개적인 반기를 들었으며, 트럼프가 선호했던 재무장관 인선에서도 의견 차이를 보였습니다.
미국 정치전문지 ‘폴리티코’는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참모진들에게 머스크가 DOGE 수장에서 퇴진하고 사업으로 복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러한 배경에는 머스크가 백악관 지휘 체계를 무시하고 독단적으로 정부 부처 폐지 방안을 SNS에 공유하는 등 돌출 행보를 보인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됩니다.
이러한 불화는 미국과 중국 간 무역 갈등이 고조되는 시점에 발생했습니다.
중국은 미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기존 84%에서 125%로 대폭 인상하며 맞대응에 나섰습니다.
중국 재정부는 성명을 통해 “미국 측의 비정상적으로 높은 관세 부과는 국제 경제 및 무역 규칙을 심각하게 위반한다”고 비판했습니다.
이는 트럼프가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기존 20% 관세에 추가로 125%를 더해 총 145%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한 데 따른 대응 조치입니다.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 내 핵심 인물로 여겨졌던 머스크와의 관계 악화는 정부 운영에 새로운 변수로 작용할 전망입니다.
도널드 트럼프와 일론 머스크라는 두 거물 간의 ‘불편한 동거’가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지, 그리고 이것이 미국의 정치·경제 상황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