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선고에도 둘로 쪼개진 주말 광장…”내란 세력 청산” “헌재 해체”

5일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와 자유통일당이 주최한 '4.5 광화문 혁명' 국민대회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보수 “국민저항권 발동해 윤 찾아올 것”
진보 “국힘 해산해 내란 세력 청산해야”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이튿날인 5일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는 강성 보수 진영이 집결했다. 봄비가 내리고 바람이 강하게 부는 날씨에도 우비를 입은 참가자들은 우산을 든 채 결연한 표정으로 연신 “사기 탄핵 철회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이들은 전날 헌법재판관 8명이 전원 일치로 파면 결정을 한 것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재판관이 외압을 받았다는 음모론에 빠져 있었다. 서울 강서구에 산다는 장모(79)씨는 헌법재판소의 파면 결정을 “정상적 탄핵이라 생각지 않는다”며 “대통령이 지명한 (주심) 정형식 재판관까지 탄핵에 찬성했다는 건 민주당 압박이 있었던 게 아니겠냐”고 핏대를 세웠다.

윤 전 대통령 파면 여파로 이날 열린 대규모 집회들은 서울 도심 곳곳을 달궜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원로목사가 이끄는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대국본)와 자유통일당은 이날 오후 1시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대한문 일대에서 ‘광화문 국민대회’를 열었다. 오후 4시 기준 경찰 비공식 추산 약 1만 8,000명이 모였다.

탄핵을 촉구해온 진영의 자축 집회도 잇따랐다.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비상행동)은 오후 4시 경복궁 동십자각~적선교차로 일대에서 ‘승리의날 범시민대행진’ 집회(경찰 비공식 추산 1,000명)를 열었다. 촛불행동은 세종대로 숭례문 부근에서 ‘촛불대행진'(500명)을 개최했다.

전 목사가 주도하는 강성 보수 집회에선 헌재 결정 ‘불복’ 주장이 거듭 나왔다. 국론 분열을 조장하는 듯했다. 전 목사는 “헌재 결정에 절대 동의할 수 없다”며 “국민저항권을 발동해 헌재를 해체시키고 다음 주까지 윤 대통령을 다시 찾아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유통일당 대변인 구주와 변호사도 “국민의 저항권으로서 헌재의 부당한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이 조기 대선으로 대한민국을 끌고 가게 방치할 수 없다”고 말했다.

“우리가 이겼다!” 환호한 진보 집회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이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대통령의 파면을 선고한 이튿날인 5일 서울 광화문 동십자각 앞에서 열린 사회대개혁 집회 및 승리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이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대통령의 파면을 선고한 이튿날인 5일 서울 광화문 동십자각 앞에서 열린 사회대개혁 집회 및 승리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시스

탄핵 촉구 세력 ‘비상행동’ 집회에선 궂은 날씨에도 축제 분위기가 이어졌다. ‘민주주의가 승리했다’ ‘내란세력 청산하자’ 등 손팻말을 든 참석자들은 활짝 웃으며 축하 공연을 즐기고 “우리가 이겼다!”라는 구호를 힘껏 외쳤다. 무대에 오른 박나혜씨는 “어제 ‘피청구인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한다’는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 말에 눈물을 닦으면서도 웃음이 났다”며 “우리가 싸워 이겨 첫 발을 내디뎠다”고 말했다. 다른 참가자들 역시 ‘민주정부 건설하자’는 문구가 쓰인 손팻말을 들고 파면의 여운을 즐겼다.

윤 전 대통령 탄핵을 촉구해온 진영의 집회 현장에선 정권 교체와 내란 동조 세력 청산 당위를 주장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박석운 비상행동 공동대표는 “내란 선전과 선동을 일삼은 국민의힘을 해산시키는 등 갈 길이 많이 남았다”며 “그토록 지긋지긋하던 꽃샘추위도 이제 지나갔으니 봄꽃과 함께 돈 없는 민초들도 기필코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민주주의 새 세상을 만들어 나가자”고 말했다.

이날 서울 도심에서 경찰은 경력 50%를 동원할 수 있는 비상근무 체계인 ‘을호비상’을 발령해 집회 관리에 나섰으며, 서울시도 ‘주말 도심 집회 안전대책’을 가동하며 사건 사고에 대비했다. 서울경찰청은 이날 오후 6시 40분부터 을호비상을 경계강화로 하향 조정했으며, 다른 시도 경찰청은 비상근무를 해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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