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 박사? 두뇌보다 자아가 문제”… 中 눈치 보는 테슬라 수장, 관세 책사 향해 뼈 때리는 돌직구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다시 관세의 깃발을 높이 들자, 뜻밖의 인물 한 명이 입을 열었다.
트럼프의 경제 책사이자 ‘관세전쟁’의 설계자로 불리는 피터 나바로를 향해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날 선 비판을 날린 것이다.
머스크는 5일(현지시간), 나바로 고문이 CNN 인터뷰에서 트럼프의 관세정책을 설명한 영상에 달린 한 네티즌의 게시물에 댓글을 달았다.
해당 네티즌은 “나바로는 하버드대 경제학 박사 학위자”라며 그의 학문적 배경을 강조했는데, 머스크는 이에 “하버드대 박사 학위는 오히려 해로울 수 있다”고 일축했다.
이어 “문제는 두뇌보다 자아가 더 큰 것”이라며, 나바로의 ‘근자감’에 뼈 있는 일침을 가했다.
그간 공개적인 정치 발언을 꺼려온 머스크가 이렇게 직설적인 언급을 한 건 이례적인 일이다.
하지만 그 이면엔 ‘자기 밥그릇’ 문제, 즉 테슬라의 사업적 이해가 걸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머스크는 중국 상하이에 대형 기가팩토리를 세워놓은 상태다. 그만큼 테슬라는 미중 간 긴장 고조와 관세 보복이 불러올 파장에 직접 노출되어 있다.
미국의 관세 공세가 거세질수록, 중국 내 반미 정서도 덩달아 악화되기 때문이다. 이는 곧 테슬라의 중국 매출에 직격탄이 될 수 있다.
트럼프와 함께 움직이며 무역전쟁의 이념적 선봉에 선 피터 나바로 고문은, 재임 시절에도 보호무역과 ‘미국 우선’ 기치를 앞세워 다국적 기업들과 마찰을 빚어왔다.
머스크의 이번 발언은 그간 누적된 불만의 분출일 수 있으며, 동시에 향후 다시 시작될 수 있는 ‘트럼프 2기’ 경제 정책에 대한 견제구로도 읽힌다.
하버드 박사도, 백악관 직책도 머스크 앞에서는 무용지물.
그는 기업가 특유의 계산기와 생존 본능으로 “누가 내 그릇에 손을 대나”를 먼저 따진다.
세계 무역질서의 물살이 다시 거칠어지는 지금, 머스크의 돌직구 한 마디는 정치와 경제의 얽히고설킨 줄타기 속 또 하나의 복선처럼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