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완전히 미쳤다”… ‘노벨경제학상’ 크루그먼의 맹비난 이유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 시간)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세계 각국에 부과될 상호관세율을 설명하고 있다. 한국에는 25%가 적혀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출처 : https://www.sedaily.com/NewsView/2GRDM1WJ4K

뉴스레터서 美 ‘상호 관세’ 발표 조목조목 비판
“허위 주장 가득, 관세율은 챗GPT 결과물 같아”
“상대국 압도해 ‘지배력 과시’하려는 목적일 뿐”

“트럼프의 관세 정책 공식은 흡사 챗GPT 같은 인공지능(AI) 모델에 ‘관세 정책을 만들어 보라’고 시킨 결과처럼 보인다.”

3일(현지시간) 폴 크루그먼 미국 뉴욕시립대 석좌교수의 뉴스레터 플랫폼 ‘서브스택’에 실린 칼럼 중 일부분이다. 2008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크루그먼 교수가 전날 발표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 관세 정책에 대해 내린 촌평이었다. 칼럼 제목 또한 ‘트럼프는 무역에 있어 미쳐 가고 있다’였다.

“EU의 대미 관세율 39%… 근거 전혀 없어”

크루그먼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 관세 정책 문제점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우선 “트럼프는 무역 상대방에 대해 거짓 주장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거짓 주장들은 상대국을 분노하게 할 뿐만 아니라, 물러서기도 어렵게 만들 것”이라는 게 그의 진단이다. 그러면서 “거짓말인지 아닌지조차 확신할 수는 없는데, 트럼프가 정말로 무지할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비꼬았다.

‘유럽연합(EU)이 미국에 39%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는 트럼프 행정부 주장이 대표적이다. 크루그먼 교수는 “미국에 대한 EU의 (실제) 관세율은 3% 미만일 것”이라며 “어디에서 39%라는 숫자가 나오는지 전혀 알 수 없다”고 짚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문제 삼고 있는 EU의 부가가치세(VAT)에 대해서도 그는 “20% 전후”라며 “어떻게 해 봐도 39%에는 가까워지지 않는다”고 했다.

폴 크루그먼 미국 뉴욕시립대 석좌교수가 3일 자신의 뉴스레터 '서브스택'에 올린 "트럼프가 무역에 있어 미쳐 가고 있다"는 제목의 글. 서브스택 캡처

폴 크루그먼 미국 뉴욕시립대 석좌교수가 3일 자신의 뉴스레터 ‘서브스택’에 올린 “트럼프가 무역에 있어 미쳐 가고 있다”는 제목의 글. 서브스택 캡처

“트럼프 주변에 지식·독립성 가진 사람 없다”

특히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공개한 상호 관세율 산정법에 바짝 날을 세웠다. 크루그먼 교수는 “USTR 메모는 마치 책을 읽지 않은 학생이 시험에서 허세로 작성한 답안지 같다”고 꼬집었다. “챗GPT가 생성한 결과물 같다”고까지 비아냥댄 이유다.

실제로 크루그먼 교수의 맹비난은 꽤 설득력이 있다. USTR이 공개한 상호 관세 산식을 보면 상대국에 대한 미국의 지난해 무역적자(수출액-수입액)를 수입액으로 나눈 단순 결과물에 불과하다. 비관세 장벽을 두루 살펴 관세율을 책정하겠다는 기존 예고와는 달리, 오직 무역적자 수준만 가지고 관세율을 산정한 것이다. 이 산식에 따르면 캄보디아처럼 미국으로 제조 상품을 대량 수출하지만, 미국 내 생산 제품을 적게 수입하는 경우는 49%에 달하는 징벌적 과세를 받게 된다.

크루그먼 교수는 이런 관세 정책의 배후에 “숨겨진 의도 따위는 있을 리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트럼프의 주변에 (제대로 된) 계획을 고안할 수 있는 지식이나 독립성을 가진 인간이 없기 때문”이라며 이 모든 것은 정상적인 정책이 아니라, 상대를 압도하고 복종하게 만들려는 ‘지배력 과시’로 봐야 한다”고 혹평했다.

한마디로 “(트럼프가 상호 관세 정책 발표일 ‘4월 2일’을 지칭한 표현인) ‘해방의 날’은 예상했던 것보다도 훨씬 더 나쁘다”는 것,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은 ‘완전히 미쳤다’는 게 크루그먼 교수의 결론이다. 국제통상이론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8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했고, 이후로도 세계 경제 위기 및 통화 위기 분야를 깊이 연구해 온 최고 권위 전문가의 ‘묵직한 일침’ 이었다.

1
0

TOP 10 NEWS TODAY

오늘 가장 많이 본 뉴스

LATEST TODAY NEWS

오늘의 최신 뉴스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시니어 생활

[시니어 라이프] 시니어를 위한 스마트폰 대모험

“손 안의 세상을 정복하세요!” 목차 디지털 세계로의 초대장 안녕하세요, 용감한 모험가님! 이 안내서는 스마트폰이라는 신비한 마법 세계를 탐험하는 시니어 영웅님들을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이제 소셜 시큐리티,

오피니언 Hot Poll

청취자가 참여하는 뉴스, 당신의 선택은?

최신 뉴스

LA 카운티, 불법 길거리 레이싱 처벌 강화 추진

벌금 500달러에서 1000달러로 두 배 인상 추진소셜 미디어에서 불법 행사 홍보 게시물 삭제도 용이하게 엘에이 카운티 수퍼바이져 위원회가 15일 예정된 ...

사회보장국 ..14일부터 전화로 신청시 새로운 사기 방지 규칙 시행

사회보장국이 14일부터 전화로 접수된 신청에 대해서 사기를 방지하기 위한 새로운 규칙 시행에 들어갑니다. 사회 보장국은 예전처럼 수혜자들이 전화를 통해 모든 ...

규모 5.2 지진, 샌디에고 북동쪽에서 발생… LA까지 흔들림 감지

샌디에고 카운티 북동쪽 지역에서 14일 오전 규모 5.2의 지진이 발생해 로스앤젤레스 일대까지 흔들림이 감지됐습니다. 오늘(14일) 오전 10시 10분경 샌디에고 북동쪽 ...

부켈리 대통령, 송환권한 없어 “잘못 추방된 미국 거주자 송환 불가능”

트럼프 행정부와 미 법원 사이 외교적 갈등 심화 엘살바도르 대통령 나이브 부켈리는 월요일 백악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실수로 엘살바도르로 ...

가주 이민자 유입에서 아시안이 라틴계 제쳐..H1B 취업비자가 이민 창구

가주 이민자중 46퍼센트가 아시아에서 유입 가주에서 지난 20여년동안 아시아에서 유입되는 이민자수가 라틴 아메리카에서 유입되는 이민자수를 제쳤으며, 취업 비자인 H1b가 아시안 ...

트럼프 “미국서 차 만들려면 시간 필요”…車부품 관세 추가 면제 시사

시진핑, 베트남 방문에 "어떻게 하면 미국 망치게 할까 파악 하는 차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일시적인 관세 면제와 관련, ...

트럼프-부켈리 백악관 회담, “불법 이민자 추방” 협력 강화

미 행정부, 엘살바도르 교도소 시스템 활용해 수백 명 추방... 인권 침해 우려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월요일 엘살바도르의 나이브 부켈리 ...

EBT/SNAP 전국적인 사기 급증, 한인을 포함한 피해자들 발만동동

전국적으로 증가하는 혜택 도난 사례로 수천 가구가 식비 지원 없이 어려움 겪어 최근 들어 전국적으로 SNAP(보충 영양 지원 프로그램) 혜택 ...

대낮 베를린 지하철서 시리아인 흉기 살인사건

시리아인 용의자 사살…테러 정황 없어 독일 베를린의 지하철 안에서 대낮에 살인사건이 발생했다. 14일(현지시간) 일간 타게스슈피겔 등에 따르면 지난 12일 오후 ...

애플, 1분기 아이폰 출하량 10% 증가…”관세 대비 재고 비축”

시장 점유율 17.5%→19.0% 늘려…19.9% 삼성전자와 격차 좁혀 상호관세 적용 제외에 주가 2.2% 상승…장 초반 7%까지 오르기도 애플의 올해 1분기 아이폰 ...

린우드 상업지구 대형 화재 발생

피자헛 건물 전소, 인근 건물로 화재 급속 확산 중 [린우드, 2025년 4월 14일] - 오늘 오전 5시 7분경 린우드 지역 ...

트럼프 관세 정책 완화 기대감에 월요일 뉴욕 증시 강세

중국 전자제품 관세 일시 중단에 애플 7% 급등, 다우존스 550포인트 상승 월요일 미국 주식 시장은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 정책 불확실성에 ...

4월  14일 라디오서울 모닝뉴스 헤드라인

• 한인 유학생이 교통티켓 위반 티켓을 발부받았다는 이유로 비자 취소 통보를 받았습니다. • 지난 주말 LA 다운타운에서 수만명이 참가한 대규모 ...

주식시장, 트럼프 관세 우려에도 “장기 투자자는 안전하다”

시장 혼란 속에서도 전문가들은 경제 기반이 여전히 견고하다고 주장 주식시장이 최근 크게 요동치면서 많은 투자자들, 특히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 투자자들 ...

트럼프, 반도체 관세 걷겠다면서 “유연성” 언급…불확실성 여전

관세율·시기 모두 전망 엇갈려…"로비의 창 열어주는 것" 비판도 "팬데믹 이후 주식시장 변동 최대"…한국 반도체산업도 위기 지속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매끄럽지 ...

하버드대 인근서 매춘업소 운영 40대 한인여성 징역 4년

법원, 550만달러 몰수 명령도…성매수男에는 시의원·기업 임원도 하버드대 인근에 있는 고급 아파트에서 공직자나 기업 임원 등을 대상으로 성매매 업소를 운영했다가 적발된 ...

캘리포니아 인구 지형도 급변, 아시아계 이민자 주도 시대 도래

"실리콘밸리 중심 고학력 아시아 이민자 유입 급증, 라틴계 감소로 주(州) 경제·사회 구조 재편" 2025년 4월 14일 미 서부 최대 주(州)인 ...

나치 심취 고교생, 트럼프 암살 자금 확보하려 부모 살해

 부모를 살해한 후 차를 몰고 도주한 미국 위스콘신주 고교생의 범행 동기가 대통령을 암살하고 정부를 전복하려는 계획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려는 것이었다는 ...

민주 샤피로 주지사 관저에 방화…38세 男 용의자 체포

셔피로 펜실베이니아 주지사와 가족 대피…부상자 없어 민주당의 대권 주자 중 한 명인 조쉬 셔피로 펜실베이니아 주지사 관저에 13일(현지시간) 새벽 방화 ...

경찰, 박나래 자택 절도사건 용의자 1명 체포…공범 여부 수사

방송인 박나래씨의 자택 도난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용의자 1명을 체포한 것으로 14일 전해졌다. 연합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 용산경찰서는 지난 ...

“트럼프, 뛰어난 인지능력·신체 건강…직무 수행 적합”

백악관, 트럼프 건강검진 결과 공개…"활동적 생활, 웰빙에 크게 기여" 체중 9㎏ 감량, 콜레스테롤 정상…대장 게실증에 3년내 대장내시경 권고 도널드 트럼프 ...

“하늘 아래 가장 느긋한 불평꾼들” .. 엔젤리노의 딜레마

라디오 서울 뉴스 데스크 로스앤젤레스. 세상의 끝에서 가장 화창한 도시. 바닷바람은 사시사철 부드럽고, 하늘은 언제나 파랗고, 가로수는 구불구불 기분 좋게 ...

트럼프 관세 비난할까 말까…딜레마 빠진 민주당

당내 진보진영, 바이든 행정부 시절 관세 정책 찬성 전력 지난해 미국 대선 때 정권을 내준 민주당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

한인타운 5층 아파트 건물서 화재 발생, 1명 구조

일요일 오후 154 N New Hampshire Ave 건물 4층에서 연기 발생... 소방당국 신속 대응 오늘(13일) 오후 1시 12분경 로스앤젤레스 한인타운 ...

미국 “핵무기 손 떼야” 이란 “제재 해제해야”…2차 협상 신경전

미, 결렬시 군사행동 가능성 시사…이란, 간접 협상 방식 고수 10년 만에 고위급 핵 협상을 재개한 미국과 이란이 두 번째 접촉을 ...

‘폭싹 속았수다’ 관식이가 앓은 다발성 골수종···10년 사이 두 배 증가

5년 생존율 50% 그쳐 재발 잦아 방심 금물 넷플릭스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에서 극중 양관식이 진단받은 병은 혈액암인 다발성 골수종이다. 국내 ...

로리 매킬로이, 마스터스 제패…마침내 커리어 그랜드슬램 달성

진 사라젠, 벤 호건, 게리 플레이어, 잭 니클라우스, 타이거 우즈에 이어 매킬로이가 6번째.. 남자 골프 세계랭킹 2위 로리 매킬로이(35·북아일랜드)가 4대 ...

전자제품 관세 혼란에 트럼프 직접 나서 “면제아니다” 진화 시도

당국자들 해명 이어 "안보관세 조사서 반도체·전자제품 들여다볼 것" '관세정책 후퇴' 논란에 "누구도 특히 최악 대우하는 中은 봐주지 않겠다" 도널드 트럼프 ...

PCH 여름까지 재개통 예정.. 뉴섬 주지사 발표

팔리세이즈 화재로 폐쇄된 PCH, 주민들에게만 제한적으로 개방된 상태 게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태평양 연안 고속도로(Pacific Coast Highway, PCH)가 올 여름까지 ...

트럼프 행정부의 오락가락 관세 정책, 글로벌 기술 산업 혼란 가중

"면제 없다" vs "검토 중"... 중국산 전자제품 관세 혼선에 시장 요동 주말 동안 트럼프 행정부가 스마트폰, 노트북 및 기타 전자 ...

경제 • IT

칼럼 • 오피니언

국제

한국

LIFESTYLE

K-NOW

K-NEWS

K-BIT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