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득·압박에 막판 입장 선회…전국 의대 40개 중 38개 전원 복귀
교육부 4월 중순께 내년 의대 모집인원 발표할 듯…수업거부 시 갈등 재점화
작년 2월 이후 굳건하게 이어져 온 의대생들의 ‘단일대오’가 1년여만에 무너졌다.
의료 개혁은 선배 의사들에게 맡기고 학업에 정진해달라는 스승의 설득과 올해도 휴학하면 학칙대로 제적 처분하겠다는 대학의 압박에 의대생들이 결국 ‘미등록 휴학’을 철회하고 속속 학교로 돌아왔다.
전국 40개 의대 중 38개에서 사실상 전원 복귀가 이뤄지면서 의대 교육 정상화도 머지않은 일이 됐다. 이제 남은 숙제는 학생들의 성실한 수업 참여뿐이다.
◇ 의대 95% ‘전원 복귀’…복귀율 발표는 4월 중순 이후 될 듯
각 대학에 따르면 정부가 2026학년도 의대 모집인원 ‘3천58명’의 전제 조건으로 제시한 ‘전원 복귀’ 마지막 날인 31일까지 전국 의대 40개 중 인제대와 한림대를 제외한 38곳의 학생들이 모두 복귀한 것으로 파악됐다.
의대생 복귀의 첫 스타트를 끊은 것은 지난 21일 등록을 마감한 연세대였다.
연세대 의대 학생 비상시국대응위원회는 내부 논의를 통해 ‘등록 거부’에서 ‘등록 후 휴학’으로 방침을 바꾸고 가장 먼저 복귀를 결정했다.
이어 서울대 의대 의정갈등 대응 태스크포스(TF)도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투표에서 3분의 2가 등록에 찬성하자 일단 전원 등록하기로 했다.
서울대와 연세대 학생들이 이탈하자 의대생들의 단일대오는 급격히 흔들렸다.
같은 날 등록·복학 신청을 마감했던 고려대의 경우 당시 복귀율이 60∼70%가량이었으나 면담 신청을 통해 복학 의사를 밝힌 학생들이 급격히 늘었고 30일께 전원 복귀했다.
서울대·연세대와 함께 빅5로 불리는 성균관대·가톨릭대·울산대를 비롯해 충북대, 충남대, 부산대, 경북대, 전남대, 경상국립대 등 거점국립대도 전원 복귀 대열에 줄줄이 합류했다.
교육 당국은 이날까지 전국 의대 복귀율을 취합한 뒤 전원 복귀로 볼지를 판단할 예정이다. 건국대 등록금 납부일이 4월 8일로 가장 늦어서 정확한 복귀 규모는 그 이후에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 관계자는 정확한 복귀율 발표 일자와 전원 복귀 기준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전원 복귀가 말 그대로 100% 복귀라기보다는 ‘정상적인 수업이 가능한 수준’이라는 게 교육부의 일관된 입장이다.

◇ ‘3천58명’까지 남은 숙제는 수업 참여…유급 누적 시 제적 가능성
교육부는 의대 교육 정상화가 이뤄질 경우 내년도 의대 모집인원을 증원 전인 3천58명으로 되돌리겠다고 약속했다.
아직 복귀 규모가 파악되지 않은 인제대와 한림대를 제외하더라도 95%가 돌아온 만큼 전원으로 판단될 가능성이 크다.
이제 남은 건 학생들의 수업 참여다.
서울대와 연세대 의대 학생회는 복귀를 결정하면서 등록 후 투쟁을 이어가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의대생 단체인 ‘대한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의대협)는 전날 배포한 대회원 서신에서 “우리마저 침묵하면, 오늘의 협박은 내일의 기준이 되며 불의는 정당화될 것”이라며 “온갖 협박과 유린, 계엄에도 결국 학생들은 한곳으로 또 모인다. 학생들이 모이는 한 의대협 역시 포기하지 않겠다”고 투쟁을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그러나 교육부는 학생들이 단순히 제적을 피하기 위해 등록했을 뿐 수업에 들어오지 않는다면 복귀로 인정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구연희 교육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단순히 복학 원서를 내고 등록금을 납부했다고 해서 복귀했다고 볼 수 없다”며 “수업에 참여하는지 보면서 ‘실질적 복귀’를 판단하려면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등록을 했다고 해도 수업에 불참해 유급이 누적될 경우 제적될 가능성도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등록 후 수업을 거부할 경우 유급 처리를 하는 학교가 있는데 학교별로 연속 2회 유급 또는 합산 3∼4회 유급이면 제적되는 학교도 있다”며 “(의대생 단체 등이) 등록 후 수업 거부를 일괄적으로 요구할 경우 일부 학생은 제적을 피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