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故 김새론 17살 당시 김수현과 나눈 메신저 내용 공개
“증거에도 미성년자 시절 교제 부인한다면 그루밍 성범죄 한 거냐” 반문
김새론 명예 회복 촉구한 유가족 “더 이상 무의미한 진실 공방 원치 않아”
배우 고(故) 김새론의 유족이 2016년 당시 고인과 김수현이 나눈 메신저 대화 내용을 공개하며 “미성년자 시절 두 사람이 교제한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는 김수현 측의 주장을 재차 반박했다. 이와 함께 유족은 이번 증거 공개를 통해 논란에 종지부를 찍고 고인과 유가족의 명예가 회복되길 바란다는 뜻을 밝혔다.
고 김새론의 유족 측 대리인인 법무법인 부유의 부지석 변호사와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 측은 2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스페이스쉐어 강남역 센터 비너스 홀에서 유족의 입장을 대변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김새론과 김수현의 교제 시점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 공개, 김새론의 유족을 향한 무분별한 허위사실 유포에 대한 법적 대응 방침 발표를 위해 열렸다.
이날 부 변호사는 “현재 유족들이 극심한 불안 증세로 외부 석상에 나설 수 없는 관계로 유족들을 대리해 입장을 대신 전한다”라며 “최근 하루가 멀다 하고 고인에 관한 사생활이 무분별하게 파헤쳐지고 있다. 이로 인해 유족들에 대한 억측과 비난이 이어지면서 유족들이 극심한 불안과 정신적, 육체적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라고 전했다.
유족들에 대한 비난을 멈춰달라고 호소한 법률대리인은 “처음 유족들이 김수현 씨가 고인이 미성년자였을 당시부터 교제한 사실을 알릴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고인에 대한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비하하고 조롱하며 고인을 결국 죽음으로 몰고 간 유튜버 A씨를 고소하기 위함이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러나 돌아온 것은 처음에는 고인과 교제한 적이 전혀 없다는 거짓말과 증거 공개 이후에도 사과 한 마디 없이 이젠 성인 이후에만 사귀었다고 다시 거짓말을 하고 있는 김수현의 입장과 유튜버 A씨 등 사건 관계인들의 무분별한 사생활 폭로 및 허위사실 유포였다”라고 지적했다.
법률대리인은 “유족들은 증거 자료를 제시함으로써 논란에 종지부를 찍고자 하는 마음”이라고 이날 기자회견을 열게 된 이유를 밝힌 뒤 “이 자리는 고인이 어떤 이유에서 스스로 생을 마감했는지 밝히기 위한 자리가 아니라 이날 기자회견 이후로 유족들은 더 이상의 무의미한 진실 공방을 원하지 않는다는 것을 말씀드린다”라는 뜻을 강조했다.

고 김새론의 법률대리인이 공개한 2016년 김수현과 고 김새론이 나눈 메신저 대화 내용 중 일부, 홍혜민 기자 hhm@hankookilbo.com
이어 부 변호사는 2016년 김수현과 고 김새론이 나눈 메신저 대화 내용을 공개했다. 당시 김새론의 나이는 17살으로, 해당 대화에는 김수현이 고인에게 “안고 자고 싶다. 1년 정도 걸리려나”라고 묻고, 김새론이 ” 하고 싶을 때 할 거다. 그런 것 없다”라고 답하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이와 함께 유족 측이 공개한 김새론과 지인의 대화 내용에는 고인이 생전 음주운전 위약금 등 7억 원의 변제를 요구 받으며 심적 고통을 겪었음을 추정하게 하는 발언과 김수현과 고인이 6년의 교제를 이어왔음을 언급하는 지인의 발언 등이 담겼다.
김수현 측은 지속적으로 김새론의 미성년자 시절부터 이어진 6년의 교제 사실을 부인하고 있는 상황. 이에 대해 유족 측은 “이러한 대화 내용까지 공개됐는데도 사귄 적이 없다고 한다면 (김수현은) 그루밍 성범죄를 한 거냐”라고 반문한 뒤 “더 이상 대응을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故 김새론 유족 측 법률대리인 부지석 변호사가 2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스페이스쉐어 강남역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수현과 김새론의 대화를 공개하고 있다. 뉴시스
내용 증명을 받고 난 뒤 4월 초 작성한 것이라고 주장하는 김새론의 자필 편지도 공개했다. 김새론이 김수현에게 전달할 목적으로 작성했으나 결국 전달하지 못했다는 해당 편지에서 고인은 “우리가 만난 기간이 대략 5~6년 됐더라. 첫사랑이기도, 마지막 사랑이기도 해서 나를 피하지 않았으면 한다. 날 피하고 상대조차 안 하려는 오빠 모습에 그동안의 시간이 허무하고 허탈하다”라는 심경을 토로했다. 또한 김새론이 팔목에 자해를 한 모습이 담긴 사진도 공개했다.
이와 함께 고인이 생전 자해를 했던 모습이 담긴 사진를 공개한 유족 측은 “항간에는 유족들이 돈을 목적으로 김수현과의 교제 사실을 밝혔다는 루머가 무분별하게 확산되고 있다. 어떤 부모가 애지중지 키운 딸이 이렇게 자해를 했다는 사실을 알고도 아무 말을 하지 않고 가만히 집에 있을 수 있겠나”라고 반박했다.
유족 측은 고인의 전 남자친구라고 주장하는 인물이 ‘생전 부모가 고인에게 무관심했다’라고 말한 것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법률대리인은 “갑자기 며칠 전 새로운 인물과 새로운 주장이 나왔다. 전 남자친구였다는 사람의 입장문을 보면 김새론이 자해 후 병원을 다녀왔는데 어머니가 관심도 없고 밥만 먹고 있었다며 무관심을 주장했다. 어떤 부모가 거들떠 보지 않고 밥만 먹고 있겠나”라고 말한 뒤 “갑자기 등장해 말도 안 되는 주장을 하는 이유를 납득하기 어렵다. 빠른 시일 내에 이런 거짓말을 하게 된 이유를 소상히 밝혀라. 유족 측에게 연락을 해 이유를 밝히지 않는다면 강력한 법적 조치를 취하도록 하겠다”라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 말미 법률대리인은 “이 자리를 마련해 교제 증거를 공개한 이유는 김새론과 유족의 명예를 회복하기 위함이며 김수현의 뻔뻔한 태도에 경각심을 주기 위해서”라며 “하지만 이 역시도 고인과 유가족의 명예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 해야하기 때문에 추가 증거 공개 등에 대해서는 고심 중”이라고 전했다.
한편, 앞서 김새론의 유족 측은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이하 가세연)을 통해 김새론이 미성년자였던 15살부터 김수현과 6년간 연인 관계였다고 주장하며 김수현의 소속사 골드메달리스트로부터 2회에 걸쳐 채무독촉 내용증명을 받으며 극심한 심적 고통을 겪다가 세상을 떠났다고 주장해왔다. 고인이 사망 전 SNS에 김수현과의 교제 시절 사진을 게재했던 것에 대해선 채무독촉을 받는 상황 속 김수현과 연락이 닿지 않았던 상황 속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설명이다.
김새론 유족의 폭로 속 김수현은 미성년자였던 김새론과 교제를 이어왔으며, 채무독촉으로 심리적 고통을 겪던 김새론을 방관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논란이 커지자 골드메달리스트 측은 입장문을 내고 김수현이 고인과 교제한 시점은 고인이 성인이 된 이후 1년여간이었다고 반박했다. 또 고인에게 내용증명을 보낸 것 역시 변제 압박의 의도가 아닌 소속사 임원의 업무상 배임죄가 성립될 것을 우려한 조치였다고 주장했다.
김수현 측의 반박에 김새론의 유족은 지난 17일 법률대리인을 통해 재차 김수현과 김새론의 6년 열애는 사실이라고 반박했다. 유족은 “처음에는 A씨의 허위사실을 입증하기 위해 김수현 측이 (고인과) 연인 관계임을 인정하길 바랐으나 거듭되는 김수현 측의 거짓된 입장문이 유족을 더욱 힘들게 했다”라며 김수현의 교제 사실 인정과 진심어린 공개 사과를 촉구했다.
이 과정에서 가세연 측은 김수현이 김새론과 교제 당시 촬영했다는 사진을 열애 증거로 공개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재차 반박한 김수현 측은 지난 20일 김새론의 유족을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 등의 혐의로 고발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