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훌륭한 인격을 잃지 않으면서도
마음의 상처를 막을 수 있을까요?
가장 중요한 것은 명확한 경계를 설정하는 것
자신의 한계를 명확히표현하고,
건강한 거리감을 유지하는 법을 익혀야…
성소영박사의 강철 멘탈클래스
세상에는 자신의 이익보다 타인을 먼저 생각하며, 늘 상냥하고 친절함을 잃지 않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들은 남을 이해하고 배려하려고 노력하며, 마치 빛과 같은 존재로 주변을 환하게 합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저는 치료 현장에서 이러한 따뜻한 마음을 가진 이들이 상처받고 아파하는 모습을 자주 마주합니다.
이들은 평생 남을 위해 헌신하며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애써왔지만, 정작 자신은 억울함과 허무함을 느낀다고 호소합니다. “왜 나는 언제나 남을 배려하는데, 정작 사람들은 나를 존중하지 않고 오히려 이용하려 드는 걸까요?”라고 질문합니다. 호의를 베풀면 베풀수록, 상대의 잘못된 행동을 받아주면 받아줄수록, 오히려 더 당연한 듯이 요구하고, 심지어 무시당하는 현실에 좌절합니다. 상대를 높이고 자신을 낮추면 밟으려 하고, 주던 것을 멈추면 화를 내거나 뒷담화를 하는 이들을 보며 억울함과 배신감을 느낀다고 호소합니다.
더 좋은 사람이 되려 노력할수록 오히려 이용당한다는 현실에 결국 지쳐 포기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사람들에게 실망하고 미움이 쌓이며, 점차 자신이 어리석었다는 생각이 들어 인생에 회의를 느끼고 우울하다고 흐느낍니다. 그리고 고민합니다. 그리고 질문합니다 “나는 이제 나 자신을 바꿔야 하는 걸까요?”
이러한 현상을 심리학에서는 “호의 착취 효과(Benevolence Exploitation Effect)”라고 합니다.정신분석학의 권위자인 칼 융(Carl Jung)박사는 이에 대해 이렇게 설명합니다.”사람들은 한 개인의 친절함을 그 사람의 인격으로 인정하는 것이 아니라, 단순한 기회로 해석한다. “
즉, 친절과 호의를 무한한 약점으로 받아들이고, 이용할 수 있을 때까지 이용하려 한다는 것이죠.타인을 배려하고 돕는 사람의 호의를 하나의 희생으로 보지 않으며, 그들이 어떤 대가를 치르는지 조차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러한 훌륭한 배려심과 이타심이 결국 배신감과 상실감, 그리고 착취로 끝나는 경우가 많은 것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자신의 훌륭한 인격을 잃지 않으면서도 마음의 상처를 막을 수 있을까요?가장 중요한 것은 명확한 경계를 설정하는 것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선을 정해주지 않으면,이용할 수 있을 때까지 이용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렇기에 “No, 안되겠네요”라고 말하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이는 자신의 호의나 친절을 멈추라는 뜻이 아닙니다.
자신의 한계를 명확히 표현하고, 건강한 거리감을 유지하는 법을 익혀야 한다는 뜻입니다. 자신을 지키는 것이 이타심을 포기하는 것이 아님을 깊이 인식해야 합니다. 진정한 이타심은 반드시 자기 자신을 보호할 줄 아는 능력과 균형을 이룰 때 더욱 빛을 발할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성소영 임상심리학박사
ssung0191@yah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