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글로벌 CEO 집결’ 중국발전포럼 2년만에 참석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연합뉴스]

SK하이닉스·애플·벤츠·퀄컴 등 해외 기업인 79명 베이징행

중국총리, ‘트럼프 측근’ 미국상원의원 접견… “관세로 번영 이룰 수 없어”

중국 고위 당국자들이 글로벌 기업 대표들을 만나 직접 투자 유치에 나서는 중국발전포럼(CDF)이 23일(현지시간) 이틀 일정으로 베이징에서 개막했다.

특히 올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포함해 전세계를 상대로 관세전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열리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중국발전포럼에 따르면 ‘발전 동력의 전면적 발산, 세계 경제의 안정적 성장 공동 촉진’을 주제로 베이징 댜오위타이(釣魚臺) 국빈관에서 열리는 이번 포럼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 등 글로벌 해외 재계 인사 79명이 참석한다.

이재용 회장이 중국발전포럼을 찾는 것은 재작년에 이어 2년 만이다. 일각에선 이 회장이 올해 포럼에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으나 전날 오후 늦게 포럼 측은 이 회장의 이름이 들어간 참석자 명단을 공개했다. 곽 사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포럼도 참석한다.

이밖에 BMW, 벤츠, BNP파리바, 네슬레, 보쉬, 페덱스, 히타치, 화이자, 카길, 도이체방크, 마스터카드, 퀄컴, 보스턴컨설팅그룹, 베인앤컴퍼니 등의 최고경영자 역시 포럼을 찾았다.

경제기구 인사로는 존 소튼 아시아소사이어티 이사장과 션 스타인 미중무역전국위원회장, 스티븐 올린스 미중관계전국위원회장, 존 노이퍼 미국반도체협회 대표가 참석했고, 한국에선 이시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이 지난해에 이어 참석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번 포럼은 주제별 심포지엄과 비공개 심포지엄으로 구성된다.

참석자가 미리 공지된 주제별 심포지엄은 ▲ 거시 정책과 경제 성장 ▲ 과학·기술 혁신을 통한 신품질 생산력 발전 ▲ 빅헬스산업 고품질 발전 ▲ 글로벌 산업·공급망 협력 ▲ 인구 구조 변화의 도전과 기회 ▲ 경제 세계화 추세와 제도적 개방 확대 ▲ 인공지능(AI)의 호혜롭고 포용적인 발전 ▲ 소비 진작과 내수 확대 등을 다룬다.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는 이날 기조연설에서 “올해 춘제(설날)를 전후해 중국 경제에는 일련의 경이로운 현상이 나타났다”며 “‘항저우 육룡'(杭州六小龍) 등 스타트업을 대표로 하는 과학·기술 진전이 끊임없이 샘솟아 혁신·창조의 거대한 힘을 보였다”고 말했다. ‘항저우 육룡’은 중국 저장성 항저우를 기반으로 하는 딥시크(DeepSeek) 등 6대 신생 테크기업을 가리키는 말이다.

리 총리는 올해 중국이 목표로 삼은 ‘5% 안팎’의 경제성장률 목표에 대해서는 “더 적극적이고 역할을 하는 거시 정책을 실시하고, 역주기조절(逆周期調節·경제가 하방 압력을 받으면 금리 인하 등으로 완화하고 상승세가 과열되면 열기를 식히는 거시경제 정책)의 강도를 높이며, 필요시 새로운 증량정책(확장적 재정정책)을 내놓을 것”이라면서 “기업의 혁신·창조에 대한 정책적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이어 “현재 세계 경제는 파편화가 심화하고 불안정성·불확실성이 상승해, 국가가 시장을 개방하고 기업이 자원을 공유함으로써 함께 리스크를 누르고 공동번영을 실현하는 것이 더 필요해졌다”며 “우리는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규칙 아래에서의 공평 경쟁을 주창하면서 자유무역과 글로벌 산업·공급망 안정을 수호하고 기업의 우려를 적극적으로 해결해 외자기업이 중국 시장에 깊이 융합하는 것을 도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포럼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가까운 인사로 꼽히는 스티브 데인스(공화·몬태나) 상원의원이 참석해 리 총리와 인사를 나눴다.

지난 20일 베이징에 도착한 데인스 의원은 ‘트럼프 2기’ 출범 후 미국 정치인으로는 처음으로 중국 고위급들을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데인스 의원은 22일 미국 뉴욕타임스(NYT) 인터뷰에서 “이번 방문은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 간의 매우 중요한 회담이 될 다음 단계를 주선하고 준비하기 위한 첫 번째 단계”라며 중국 당국자들을 만났을 때 미중 정상회담의 필요성을 거론했다고 설명했다.

백악관은 데인스 의원이 미국 정부와 관계 없이 독자적으로 활동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미중 무역 갈등 속에 대화의 물꼬를 틀 수 있도록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을 전달하는 역할을 맡을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리 총리는 이날 오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데인스 의원을 만나 “어떤 국가의 발전·번영도 관세 부과에 의지해 이룰 수는 없고, 오직 개방·협력에 의지해야 한다”며 “협력의 케이크를 키우고 더 많은 이익 증대로 무역 불균형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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