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일요일 퇴원 후 바티칸 복귀… “회복까지 최소 두달”

프란치스코 교황 [로이터]

일요일 정오에 병실 창가서 신자들에게 인사하고 퇴원 예정

“생명 위협 두 차례 넘겨”…찰스 3세 접견·부활절 미사 등 4월 일정 불투명

폐렴으로 5주 이상 입원한 프란치스코 교황이 23일(현지시간) 로마 제멜리 병원에서 퇴원할 예정이라고 교황 의료팀이 22일 발표했다.

교황 의료팀장인 세르조 알피에리 제멜리 병원 외과과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교황이 내일 퇴원해 (바티칸 거처인) 산타 마르타의 집으로 돌아갈 예정”이라며 “회복을 위해 최소 두 달간의 휴식과 재활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교황에게 최소 두 달간 안정을 취하도록 권고했으며, 대규모 인원을 만나는 일정이나 특별한 노력이 필요한 활동은 자제할 것을 조언했다고 덧붙였다.

교황 의료팀이 언론 브리핑을 한 것은 교황의 입원 일주일째인 지난달 21일 이후 처음이다.

교황은 지난달 초부터 기관지염을 앓다 같은 달 14일 제멜리 병원에 입원했다. 입원 후 흉부 컴퓨터단층촬영(CT)에서 양쪽 폐에 폐렴이 확인됐다. 이후 병세는 계속 악화했다.

교황은 그동안 4차례 호흡곤란을 겪는 등 여러 차례 고비를 맞았으나 최근에는 병세가 눈에 띄게 호전됐다. 교황은 입원 후 37일 만에 퇴원 절차를 밟고 바티칸으로 돌아간다.

알피에리 과장은 교황이 겪은 4차례의 호흡곤란 중 두 번은 생명을 위협할 정도로 심각했다고 말했다.

교황은 최근 몇년간 무릎과 허리 통증으로 인해 휠체어를 사용하면서 체중이 늘었으나 입원 기간 동안 체중이 다소 감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알피에리 과장은 “체중을 정확히 측정하지는 않았지만 분명히 살이 빠졌다”며 “다행히 체중 여유가 있어서 크게 걱정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교황청 의료서비스 부국장인 루이지 카르보네 박사는 교황이 바티칸으로 돌아간 뒤에도 간호사로부터 지속적인 보살핌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마테오 브루니 교황청 대변인은 이날 성명에서 “교황이 일요일 낮 12시에 제멜리 병원 10층 창가에 나와 신자들에게 인사하고 축복을 전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즉위 이래 최장기 입원한 교황은 그동안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적이 없다. 교황청이 지난 16일 공개한 교황의 기도하는 사진이 교황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유일한 자료였다.

프란치스코 교황을 비롯한 역대 교황들은 매주 일요일 바티칸 사도궁의 집무실 창을 열고 성 베드로 광장에 모인 신자들에게 주일 삼종기도를 주례해 왔다.

하지만 프란치스코 교황은 폐렴으로 인해 지난달 9일을 마지막으로 삼종기도를 주례하지 못하고 있다. 23일 주일 삼종기도 역시 6주 연속 주례하지 못하고 서면으로 대체할 예정이다.

로이터 통신은 이번 입원이 교황의 재임 12년 동안 가장 심각한 건강상 위기이자 2013년 즉위 이후 대중 앞에 가장 오랫동안 나타나지 않은 사례라고 전했다.

교황은 이날 제멜리 병원에서 나폴리 대교구 및 다른 교구의 희년 순례단에게 감사의 메시지를 전했다.

그는 이 메시지에서 “최근 며칠 동안 여러분의 따뜻한 관심과 기도를 통해 큰 위로를 받았다”며 “비록 직접 여러분과 함께할 수는 없지만 하느님 안에서 나와 여러분이 하나로 연결돼 있다는 사실에 큰 기쁨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 메시지는 나폴리 대교구장인 도메니코 바탈리아 추기경이 이날 성 베드로 광장에서 열린 미사에서 직접 낭독했다.

의료진이 교황에게 최소 두 달간의 안정을 권고함에 따라 교황이 예정된 공식 일정을 제대로 소화할 수 있을지 불투명해졌다.

교황은 다음 달 8일 바티칸에서 찰스 3세 영국 국왕을 접견하고, 같은 달 20일에는 부활절 미사를 집전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브루니 교황청 대변인은 해당 일정의 실제 진행 여부를 추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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