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럼비아대 굴복시킨 트럼프…25년 전 원한때문에?

(뉴욕=연합뉴스) 이지헌 특파원 = 지난해 4월 뉴욕 컬럼비아대 캠퍼스 교정 잔디밭에 가자 전쟁을 반대하는 학생들이 텐트를 치고 농성을 벌이고 있다. 2024.4.25

캠퍼스 확장 부지로 트럼프 땅 한때 검토…가격 너무 높아 불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명문 컬럼비아대에 연방보조금을 취소하며 강하게 압박한 배경에 트럼프 대통령과 컬럼비아대 간의 옛 ‘악연’이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21일(현지시간) 과거 컬럼비아대가 캠퍼스 확장을 검토할 당시 트럼프 소유 부지를 검토하다가 이견으로 거래가 깨진 일이 있었다면서 “트럼프가 이 일을 잊지 않았다”고 전했다.

NYT에 따르면 1990년대 말부터 컬럼비아대는 과밀해진 캠퍼스의 확장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뉴욕의 부동산 개발업자이던 트럼프는 2000년 이 소문을 듣고 대학 측에 자신이 1970년대 초부터 갖고 있던 리버사이드 사우스 부지를 제안한다. 맨해튼 어퍼웨스트사이드 쪽의 링컨센터와 허드슨강 사이의 땅으로 컬럼비아대 캠퍼스와는 2마일(3.2㎞) 이상 떨어진 곳이었다.

이에 컬럼비아대와 트럼프 측은 1년가량 협상을 진행한다. 트럼프는 이 프로젝트에 ‘컬럼비아 프라임’이라는 이름까지 붙여 의욕적으로 임했다.

그러나 트럼프는 협상 과정에서 요구 사항을 자주 바꿨고, 특히 4억달러의 높은 가격을 제시하면서 논의는 틀어지기 시작했다.

1년간의 협상이 이어진 뒤 2000년 한 회의에서 컬럼비아대 측이 고용한 투자은행 골드만삭스 부동산팀은 트럼프 측의 요구보다 크게 낮은 6천500만~9천만달러를 제안했고, 트럼프는 이에 격분해 회의 시작 5분 만에 자리를 박차고 나가버렸다.

트럼프는 당시 컬럼비아대 이사회에 보낸 서한에서 “‘컬럼비아 프라임’은 위대한 남자가 생각해낸 훌륭한 아이디어였는데 컬럼비아대의 형편없는 리더십으로 무산됐다”면서 리 볼린저 컬럼비아대 총장을 “멍청이”(dummy)라고 비난했다고 한다.

NYT는 이런 내용을 보도하면서 “전직 대학 관계자 중에는 당시 부동산 거래가 실패로 돌아간 일이 트럼프 대통령이 현재 컬럼비아대에 몰두하는 데에 원인이 되지 않았는지 조용히 의문을 제기하는 이들이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7일 컬럼비아대가 교내 반(反)유대주의를 방치했다면서 4억 달러(약 5천800억원) 규모의 연방보조금과 연방 계약을 취소한다고 발표했다.

연방정부가 취소한 4억달러는 공교롭게도 과거 트럼프가 컬럼비아대 측에 확장 부지의 가격으로 제시한 금액과 같다.

정부의 거센 압박에 컬럼비아대 측은 결국 징계 절차를 강화하고 반유대주의 억제에 더욱 노력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데 이어, 정부의 요구사항들을 대부분 수용하기로 했다

0
0

TOP 10 NEWS TODAY

오늘 가장 많이 본 뉴스

LATEST TODAY NEWS

오늘의 최신 뉴스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시니어 생활

오피니언 Hot Poll

청취자가 참여하는 뉴스, 당신의 선택은?

최신 뉴스

현대차 정의선 “4년간 미주에 210억 달러 투자”…트럼프 “관세 효과”

현대자동차그룹은 오는 2028년까지 미국에 총액 210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집행할 것이라고 24일 발표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이날 오후 백악관 루즈벨트룸에서 ...

정부 구조조정’ 주도 머스크 “우리 팀 매일 살해 위협 받아”

미국 연방 정부에 대한 구조조정을 주도하고 있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정부효율부(DOGE·도지) 팀이 매일 '살해 협박'을 받고 있다고 24일(현지시간) 밝혔다 ...

바이든 정권, 인도주의적 체류 허가..중남미 출신 53만명 추방 위기

트럼프 정부, 인도주의적 체류 허가 취소…쿠바·아이티 등 4개국 출신 "4월24일 전 자진 출국 안 하면 쫓겨날 것"…인권단체, 소송 예고 정치적 ...

관세위협에 원화 환율 더 상승 1,470원 ..

달러-원 환율이 야간시간대 상승 폭을 더욱 확대했다. 미국의 서비스업 업황이 개선된 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위협이 이어지고 있기 ...

[속보]예멘 공격 계획 유출, 트럼프 행정부의 국가안보 위기 드러나

핵심 관료들, 비승인 메시징 앱으로 민감한 군사 작전 공유해 이 뉴스를 구성해드렸습니다. 최근 트럼프 행정부의 고위 관료들이 암호화 메시징 앱인 ...

연방 판사..DOGE의 교육부, 재부무, 인사 관리처 정보 접근 무기한 차단

연방 판사가 24일, 정부 효율부(DOGE)가 교육부와 재부무, 인사 관리처가 보유한 민감한 개인 정보에 접근하는것을 을 무기한 차단했습니다. 이번 조처는 연방 ...

뉴욕증시, 트럼프 상호관세 축소 기대감에 ‘봄 랠리’ 탄력

다우 1.24%, S&P500 1.51%, 나스닥 1.96% 급등...자동차·반도체·의약품 관세 제외 가능성에 투자심리 개선 뉴욕증시가 3월 마지막 주 첫 거래일을 강한 상승세로 ...

우드랜드 힐스 주택에 3인조 침입해 집주인 결박후 금고 탈취

일요일인 23일밤, 3인조 강도범이 우드랜드 힐스의 한 주택에 침입해 집주인을 결박한 후 집안에 있던 금고를 들고 달아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경찰관들은 ...

민주당, 자기성찰 없이는 미래 없다

테크 재벌 득세도 민주당이 자초한 결과... 근본적 변화 필요한 시점 미 대선 이후 민주당의 방향성에 대한 근본적인 재고찰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

테슬라 주가 9% 급등…트럼프, 車 관세 부과 보류 가능성

엔비디아·메타 3%대 상승 등 주요 대형 기술주 일제히 ↑ 전기차 업체 테슬라 주가가 24일(현지시간) 10% 가까이 급등하고 있다. 미 동부 ...

“현대차 그룹, 24일, 200억 달러 규모 대미투자계획 발표”

로이터·CNBC "백악관서 정의선 회장,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발표" 韓기업, 트럼프 2기 첫 대규모 투자…4월2일 '상호관세' 앞두고 나와 현대자동차그룹이 24일 200억 ...

차 타이어 절도범이 차주에 총격

24일 자정 조금 넘어, 노스 힐스 지역에서 자동차 타이어 절도범이 차주의 남편에게 총격을 가하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엘에이 경찰국(LAPD) 대변인에 따르면, ...

미국 사회보장국 서비스 악화 우려 급증

미국 사회보장국(Social Security Administration)이 직면한 고객 서비스 문제가 악화되고 있습니다. 사회보장국은 직원을 감축하고, 수급자들이 전화로 할 수 있는 업무를 제한하며, ...

“거리를 점령한 무법자들, 500대 차량 불법 거리점거, 시민 안전 위협”

지난 주말, 로스앤젤레스의 한 교차로에서 대규모 불법 거리 점유 사건이 발생해 당국과 시민들의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3월 23일 일요일 오후 ...

트럼프, 친팔레스타인 활동가들에 대한 탄압 강화

이민세관단속국(ICE), 콜롬비아대 졸업생 마흐무드 할릴 체포... 활동가들 "표현의 자유 위협" 우려 트럼프 행정부가 친팔레스타인 활동가들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면서 미국 내 ...

3월  24일  라디오서울 모닝뉴스 헤드라인

• 헌법재판소가 한덕수 국무총리의 탄핵소추안을 기각했습니다. 탄핵 소추된 지 87일 만으로 한 총리는 대통령 권한대행으로 복귀했습니다. • 헌재는 한덕수 대행이 ...

캘리포니아주, ICE 사칭범에 대한 경고 발령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 이민 정책 속 이민자 사기 증가 우려 캘리포니아주가 연방 이민 단속국(ICE) 요원을 사칭하는 사기범들에 대해 강력 경고했습니다 ...

‘백설공주’, 개봉 첫 주말 북미 박스오피스 1위, 허나 저조한 실적

개봉 전부터 캐스팅 등을 두고 논란이 일었던 디즈니의 실사영화 '백설공주'가 개봉 첫 주 주말 북미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BBC방송은 24일(현지시간) ...

실종 한인 3명, 그랜드캐년 인근 22중 추돌사고 연관 가능성

경찰, 불에 탄 차량들 속에서 실종자 관련 증거 조사 중 실종 한인 3명, 추돌사고 연루 추정..지난 13일 그랜드캐년 여행길에 나섰던 ...

타이거 우즈, 트럼프 대통령 전 며느리와 연애 인정

타이거 우즈(미국)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며느리였던 바네사 트럼프와 사귀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우즈는 24일(한국시간) 소셜미디어에 바네사와 다정하게 찍은 사진과 ...

“15세 소년과 사귀다가 아이까지 출산” 아이슬란드 아동부 장관 사임

36년 전 22세 때 미성년자와 교제아들 낳은 뒤 현재 남편 만나자 절교"아이 못 본 채 18년간 양육비 요구받아" 북유럽 아이슬란드 ...

테슬라, 이어지는 리콜..안전 논란의 중심으로

잇따른 리콜, 전기차 신뢰에 금 가나? 테슬라는 전기차와 청정 에너지 혁신의 선두주자로 자리 잡았지만, 최근 잦은 리콜 문제로 인해 소비자 ...

“한국, 트럼프의 ‘상호관세’ 표적국 포함 전망…4월 2일 즉시 발효”

"WSJ '수십년간 없던 수준의 관세 부과 예상'...자동차·반도체 등 품목관세는 보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내달 부과할 예정인 상호관세의 표적국 명단에 ...

르세라핌 ‘핫’, 미국 빌보드 앨범 차트 9위로 데뷔

자체 통산 네 번째 '빌보드 200' 톱 10 기록 걸그룹 르세라핌의 다섯 번째 미니앨범 '핫'(HOT)이 미국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 ...

헌법재판소, 한덕수 총리 탄핵소추 기각…

'재판관 임명 보류는 위헌' 일부 인정…인정 4명 "파면할 잘못은 아냐" "계엄 때 적극적 행위 없었다…권한대행 탄핵 정족수는 국무총리 기준" 헌법재판소가 ...

두통 있다면 ‘이것’부터 끊으세요···3개월 만에 두통 일수 절반 ‘뚝’

약물과용 두통 환자 309명 연구 결과 보니 두통약 감량한 환자, 두통 일수 24→12일 만성 두통으로 힘듦을 겪고 있다면 정작 두통약부터 ...

미국인 해외 이주 열풍.. 생활비가 주된 원인..

해리스 설문조사 결과, 미국인 절반 가까이 해외 이주 고려 중 최근 해리스 설문조사에 따르면, 놀랍게도 거의 절반의 미국인들이 행복을 위해 ...

“우롱당했다!” 브루클린 쉽스헤드 베이, 노숙자 쉼터 건설에 들끓는 분노

애초 저렴 주택 개발 약속 뒤집고 쉼터 건설 강행...주민들 "기만 행위" 맹비난 뉴욕 브루클린, 쉽스헤드 베이 지역 주민들이 시 당국의 ...

카노가 파크, 교차로 교각 투신 사건 발생

카노가 파크의 하트 스트리트와 토팡가 캐니언 블루버드 교차로에서 다리에서 뛰어내린 사람에 대한 구조 작업이 진행되었습니다. 현장에 경찰이 출동하여 상황을 처리 ...

뉴진스, 눈물의 활동 중단 선언

"잠시 멈추기로 결정..법원 판단 존중" 걸 그룹 뉴진스(NJZ, 민지 하니 다니엘 해린 혜인)이 일시적인 활동 중단을 선언했다. 23일(이하 현지시간) 뉴진스는 ...

경제 • IT

칼럼 • 오피니언

국제

한국

LIFESTYLE

K-NOW

K-NEWS

K-BIT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