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정부, 자국민 엘살바도르 추방한 트럼프 행정부 비난
베네수엘라 ‘정계 2인자’인 디오스다도 카베요 내무·법무·평화부장관이 베네수엘라 국적자를 엘살바도르 교정 시설로 추방한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를 강하게 비난했습니다.
카베요 장관은 21일(현지시간) 자신의 텔레그램을 통해 공유한 ‘속임수도 잔꾀도 없이’라는 제목의 팟캐스트 영상에서 “트럼프 정부가 범죄조직원이라며 엘살바도르로 추방한 이들 중 실제 (조직에) 가담한 이들은 단 한 명도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트럼프 정부는 최근 미국에 체류 중이던 베네수엘라 국적자 200여명을 국제 마약 밀매·폭력 집단인 ‘트렌 데 아라과'(Tren de Aragua·TdA) 조직원이라며 엘살바도르로 추방했습니다.
그러나 베네수엘라 정부는 이 조직이 자국에서는 이미 영향력을 상실했으며, 국경 밖에서도 사실상 소멸했다고 반박하고 있습니다.
카베요 장관은 “이는 한 국가의 국민을 낙인찍기 위한 스토리”라며 “미국이 엄청난 거짓말로 베네수엘라를 상대로 전쟁을 하는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미국 내에서도 이번 추방 조치가 백악관의 ‘추방령 일시 정지’ 명령을 위반했다는 논란이 일고 있으며, 트럼프 정부는 오는 25일까지 추방 결정 배경을 사법부에 소명해야 한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습니다.
카베요 장관은 항공편을 통해 베네수엘라로 송환된 919명 중 903명 역시 미국 당국 주장과 달리 범죄자로 보기 어려운 사람들이었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미 국무부는 지난 1월 10일 마약 공급 및 테러 등 혐의로 카베요 장관과 마두로 대통령에게 각각 2천500만 달러(약 356억원)의 현상금을 내걸었습니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같은 날 인권 침해와 민주주의 훼손을 이유로 자국 고위 관리 8명에게 제재를 가한 캐나다 정부를 향해서도 “터무니없는 행위”라고 비난하며 “미국에 아부하기 위한 노력”이라고 강하게 항의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