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연금 신청, 사회보장국 사무실 직접 가야”

LA 한인타운 연방 사회보장국 오피스 앞에 민원인들이 줄을 선 모습. [박상혁 기자]

▶ SSA ‘신원 확인’ 강화
▶ 31일부터 새 규정 시행

▶ “사기 방지 목적” 불구
▶ “거동불편자 피해 우려”

연방 사회보장국(SSA)이 사기 방지를 위해 신원 확인 절차를 강화하면서 수백만 명의 수급자가 기존의 전화 인증 방식 대신 지역 사무소를 직접 방문해야 하는 새로운 규정을 시행한다. 사기 방지를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이로 인해 고령층과 장애인 등 취약 계층이 큰 불편을 겪을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19일 SSA는 새로운 규정을 발표하며 “더 강력한 신원 확인 절차를 통해 사기성 청구를 방지하고 사회보장 급여와 기록을 보호하겠다”고 밝혔다. SSA 발표에 따르면 오는 31일부터 소셜시큐리티 급여를 새롭게 신청하는 사람들과 기존 수급자 중 디렉트 디파짓 정보를 변경하려는 사람들은 전화가 아닌 직접 SSA 사무소를 방문해 신원 확인을 해야 한다. SSA의 ‘마이 소셜 시큐리티’(My Social Security) 온라인 서비스를 통해 신원 인증이 불가능한 경우에도 반드시 현장 방문이 필요하다.

SSA의 릴랜드 두덱 국장 대행은 “지식 기반 인증(Knowledge-Based Authentication)이 공공 도메인에 있는 정보에 의존하기 때문에 사기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기 어렵다”며 “새로운 대면 절차는 상식적인 조치”라고 강조했다. 이어 SSA는 현재 매년 1억 달러 이상의 디렉트 디파짓 사기 피해를 보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번 조치는 미 전국의 일부 노인 및 장애인 단체의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특히 시골 지역에 거주하는 노인과 장애인, 이동이 불편한 사람들, SSA 사무소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사는 사람들이 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연방 하원 사회보장 소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존 라슨 의원(코네티컷주)은 “트럼프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가 SSA의 현장 사무소를 폐쇄하면서 수급자들이 전화로 신청하는 것을 금지하는 것은 사회보장제도를 무너뜨려 민영화하려는 시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SSA 현장 사무소 폐쇄 조치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가 주도하는 ‘정부 효율성부(DOGE)’의 연방정부 축소 정책의 일환으로 진행되고 있다. DOGE 웹사이트에 따르면 아칸소, 텍사스, 루이지애나, 플로리다, 켄터키, 노스캐롤라이나 등지에 있는 47개 SSA 사무소가 폐쇄되었거나 폐쇄될 예정이다.

머스크는 사회보장제도에 대해 “사기성 급여가 만연해 있다”고 주장하며 이를 ‘폰지 사기’(다단계 금융사기)에 비유한 바 있다. 또한 정부 지출을 줄이겠다는 목표 아래 사회보장 프로그램을 개혁하겠다고 밝혀왔다. 이번 결정에 대해 노동조합과 수급자 단체들은 강력 반발하고 있으며, 일부 노동조합은 DOGE가 SSA의 민감한 수급자 정보를 다루지 못하도록 긴급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황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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