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 자재 가격 상승으로 공사 차질 우려… 무역 전문가 “DDP 계약으로 피해 줄일 수 있어”
철강업계 “25% 관세 부활로 패닉”… 공급망 붕괴와 경기 침체 이중고 가능성
트럼프 대통령이 강력한 보호 무역 정책 기조로 관세를 인상하면서 미주 한인 업체들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 12일부터 철강과 알루미늄에 예외 없이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하면서 당장 건설업체들이 타격을 입고 있습니다.
고암건설 김춘식 대표는 “전선, 동파이프, 목재 같은 건축 자재를 캐나다, 한국, 중국 등 여러 나라에서 수입하는데, 이번 관세 정책으로 자재비 상승이 불가피하다”라며 “이미 건축비가 계속 오르는 상황에서 이번 조치는 더욱 큰 부담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그는 또 건설 프로젝트 도중 자재비가 오르면 계약 문제와 예산 초과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건축비가 10%만 올라도 대형 공사는 수십만 달러의 추가 비용이 발생하며 이런 불확실성 때문에 개발업자나 건축업자들이 투자를 망설이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철강업계에서 일하는 김무호 전 옥타 엘에이 회장은 이번 관세 강화로 한국 철강업계가 큰 타격을 입었다고 말했습니다
“2018년 트럼프 정부가 처음으로 철강에 25% 관세를 부과했을 때 한국을 비롯한 일부 국가는 협상을 통해 면제받았지만, 이번에는 모든 국가가 일괄적으로 적용받게 됐고 업계 전반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특히 한국 철강업계가 중국의 과잉 생산으로 이미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잃으면 적자에서 벗어나기가 더욱 힘들어질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한국 철강업체들은 미국 시장에서 제품을 판매하며 수익을 올려왔지만, 관세가 부과되면서 이마저도 어려워졌다”라고 말했습니다.
김진정 무역 전문 변호사는 오는 4월 2일 “빅데이”에 결정될 상호 관세 인상이 한인 기업과 미국 경제에 미칠 영향이 크다고 지적했습니다
김 변호사는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 관세에 대해 비관세장벽이 높거나 미국에 대해 무역 흑자를 크게 보는 국가들을 대상으로 미국이 적자를 보지 않고 “대등”해지기 위해 관세를 부여하는 것인데 이번 조치가 미국 경제 전반에도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습니다. “관세가 오르면 수입 물가가 상승하면서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수 있고 . 더 나아가 공급망 차질이나 경기 침체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가격이 오르면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떨어지고, 이는 결국 경기 둔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한인 자영업자들은 원재료 가격 상승과 소비 감소라는 이중고에 직면할 것으로 보입니다.
김 변호사는 “한인타운의 식당 등 자영업자들은 재료비가 오르면 마진이 줄어들고, 가격이 오르면 소비자들이 지출을 줄여 매출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원칙적으로 수입자가 관세를 부담하기 때문에 수입업체들의 비용이 증가하지만, DDP(Delivered Duty Paid) 조건으로 계약하면 수출자가 관세를 부담하도록 할 수 있어 한인 기업들의 피해를 줄이는 방법이 될 수 있다”라고 조언했습니다.
다만 그는 트럼프 1기 때의 사례를 언급하며 “2018년 7월부터 2020년 1월까지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가 크게 올랐지만, 실질적인 인플레이션은 발생하지 않았다”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달라 일시적으로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또 4월 2일에 모든 나라에 관세가 인상되지 않고 일부 방안만 발표될 수 있으며, 더 유예될 가능성도 있어 아직 확실하게 결정된 것은 없다고 전했습니다.
라디오서울 강채은 기자 | chasekarng@radioseoul165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