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만에 또 파산… 해외 패스트패션 업체와 경쟁 어려워
전국 354개 매장 5월 1일까지 정리… 국제 매장은 영향 없어
패스트패션 브랜드 포에버21이 국내 매장에서 폐업 세일을 시작한 지 약 한 달 만에, 6년 만에 두 번째로 파산 보호를 신청했습니다.
포에버21은 어제 오후 미국 내 사업을 정리하기 시작했다고 밝혔습니다.
포에버21은 한인 이민 1세인 장도원, 장진숙 부부가 공동 창업한 브랜드로, 1984년 캘리포니아에서 ‘패션 21’이라는 900스퀘어피트 규모의 매장으로 출발해 198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까지 미 전역으로 빠르게 확장한 뒤, 국제 시장으로 진출했습니다.
전성기에는 57개국에 800개 이상의 매장을 운영하며 글로벌 패션 브랜드로 자리 잡았습니다.
그러나 매출 감소와 시장 변화 속에서 2019년 9월 첫 파산을 신청했습니다.
현재 모든 매장에서 폐업 세일이 진행 중이며, 웹사이트 운영도 계속됩니다.
정리 과정이 진행되는 동안 정상적인 영업과 판매도 이어질 예정입니다.
브래드 셀 CFO는 성명을 통해 “회사의 미래를 위한 모든 옵션을 검토했으나, 해외 패스트패션 기업들이 가격과 마진을 낮추는 상황에서 지속 가능한 방향을 찾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가장 실적이 저조한 236개 매장은 지난 2월 중순부터 폐업 세일을 시작했으며, 이달 말에 문을 닫습니다.
나머지 118개 매장은 5월 1일 이전에 폐쇄될 예정입니다. 기프트 카드는 4월 15일까지 사용할 수 있습니다.
전성기 시절 포에버21은 전 세계 800개 이상의 매장을 운영하며 연 매출 40억 달러를 기록했고, 4만 3천 명의 직원을 고용했습니다.
하지만 2019년 첫 파산 보호 신청 이후 매장 수는 500개로 줄어들었습니다.
앞으로 수주일내로 인수자가 나타나지 않으면 남은 354개 미국 내 매장도 영구 폐쇄될 예정입니다.
국내에서 포에버21 매장 수가 가장 많은 캘리포니아의 경우 67개의 매장이 있습니다.
국제 매장과 해외 전자상거래 사업은 이번 파산 보호 신청의 영향을 받지 않습니다.
법원 문서에 따르면, 회사는 약 16억 달러의 부채를 지고 있으며, 3월 16일 기준 자산 가치는 1억달러에서 5억 달러로 추정됩니다.
셀 CFO는 “헌신적인 직원들의 노력과 고객들의 성원에 깊이 감사드린다”며, “패션 산업의 리더이자 여러 세대에 걸친 소매업체로 자리할 수 있도록 도와준 파트너들과 충성스러운 고객들에게도 감사 인사를 전한다”고 말했습니다.
법원 문서에는 2021년부터 시작된 인플레이션 상승이 경영에 어려움을 초래했다고 언급되어 있습니다.
포에버21의 주요 온라인 경쟁자로는 테무와 쉬엔이 있으며, 이들은 800달러 미만 상품에 대해 수입세와 관세를 면제받는 ‘최소 면제’ 혜택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제품 가격을 대폭 낮출 수 있지만, 일반 소매업체는 이러한 혜택을 받지 못해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을 책정할 수밖에 없습니다.
라디오서울 강채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