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정부가 미국의 압박 아래 중국 전기차 제조사에 대한 인센티브 제공을 거부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멕시코 정부 관리 3명을 인용해 17일 보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멕시코 정부 고위 관리는 지난 1월 세계 최대의 전기차 제조사인 중국 비야디(BYD )의 경영진과 가진 회의에서 과거 제공했던 것과 같은 인센티브를 제공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달했다. 이때 인센티브는 중국 전기차 제조사가 멕시코 현지 생산 공장을 짓는 등 투자를 할 경우 저렴한 공공 토지를 제공하거나 세금 감면 등의 혜택을 주는 것을 말한다. 로이터는 또 멕시코 정부 관리가 앞으로 중국 자동차 제조사와는 미팅을 중단할 것이라고도 말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로이터는 사실 여부를 묻는 질문에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실과 멕시코 경제부 등은 대답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비야디 관계자 등과 라틴 아메리카 주재 중국 대사관도 즉시 응답하지 않았다.

소식통은 이런 움직임이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중국 자동차 업체를 시장에서 배제하기 위한 노력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USTR 관계자는 이런 압력의 유무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이 관세를 내지 않고 우리 시장에 접근하려는 중국 등에 뒷문을 제공하기 위한 것은 아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USTR 측은 또 비야디나 지리 등 중국 전기차 업체가 27.5%에 달하는 미국 관세를 내지 않고 멕시코를 이용해 미국에서 저렴한 전기차를 판매하려 한다는 점도 우려했다. 앞서 캐서린 타이 USTR 대표는 “미국은 보조금을 받는 중국 경쟁으로부터 전기차를 보호하기 위해 단호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멕시코는 현재 미국의 고율 관세를 피하려는 중국 기업들의 무역 통로가 되고 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실제 중국의 대멕시코 투자는 미중 무역전쟁이 시작된 후 해마다 폭증하는 추세다. 리서치회사 제네타의 수석분석가 피터 샌드는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멕시코에 해상으로 도착하는 상품 상당 수가 미국으로 트럭 운송될 가능성이 높다”며 “우리가 목격 중인 무역 증가는 미국 관세를 회피하려는 수입업자들 때문이라는 의심을 불러일으킨다”고 설명했다.

한편 앞서 비야디는 연간 15만 대 생산 규모 공장을 멕시코 북부 지역에 설립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비야디는 멕시코 생산 공장은 미국 수출용이 아니라 현지 시장을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멕시코 현지에서는 약 20개의 중국 업체가 자동차를 판매하고 있지만 아직 멕시코에 생산 공장이 있는 업체는 없다. 멕시코에서 판매되는 브랜드 차량의 약 3분의 1이 중국 자동차다.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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