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밀리아 페레즈’ 씁쓸한 2관왕, 주연배우 과거 발언 구설수..

Karla Sofia Gascon looks on before the Oscars show at the 97th Academy Awards in Hollywood, Los Angeles, California, U.S., March 2, 2025. REUTERS/Carlos Barria

자크 오디아르 감독의 영화 ‘에밀리아 페레즈’가 올해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오스카)에서 최다인 13개 부문 후보에 들고도 2개 부문 수상에 그치는 아쉬운 결과를 냈다.

주연 배우인 카를라 소피아 가스콘이 과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인종차별 등이 담긴 혐오 발언을 잇달아 올린 사실이 알려진 이후 할리우드의 ‘민심’을 완전히 잃은 결과로 풀이된다.

‘에밀리아 페레즈’는 2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7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고상인 작품상을 비롯해 감독상, 여우주연상(가스콘), 여우조연상(조이 살다나), 각색상, 국제장편영화상, 촬영상, 편집상, 음악상, 주제가상 등 총 13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됐다. 그러나 이 가운데 수상으로 이어진 건 여우조연상과 주제가상 두 부문뿐이었다.

다른 부문에 비해 그나마 수상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기대됐던 국제장편영화상마저도 브라질 영화 ‘아임 스틸 히어’에 돌아갔다.

‘에밀리아 페레즈’는 지난해 칸국제영화제에서부터 세계적인 관심을 받았던 작품이다. 이 영화에 출연한 가스콘, 살다나, 설리나 고메즈, 아드리아나 파즈 등 4명의 배우는 공동으로 여우주연상을 받았고 오디아르 감독은 심사위원상을 가져갔다.

가장 이목을 끈 건 영화의 주인공인 트랜스젠더 배우 가스콘이었다. 칸영화제 최초로 여우주연상을 받은 트랜스젠더 배우로 기록된 것은 물론이고 골든글로브와 오스카 여우주연상 후보에도 올랐다.

그는 이 작품에서 성전환 수술을 받고 새로운 인생을 개척해나가는 멕시코 마약 카르텔 수장 역할을 소화했다. 이른바 ‘유해한 남성성’이 극대화한 거칠고 폭력적인 모습과 배려심 깊고 따뜻한 성녀 같은 모습을 동시에 보여줘 평단의 극찬을 받았다.

올해 1월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가스콘의 여우주연상 수상은 불발됐으나 ‘에밀리아 페레즈’는 작품상 등 4관왕을 차지하면서 오스카 다관왕에 청신호가 켜졌다.

하지만 이후 가스콘이 과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소수자를 향한 혐오 표현을 담은 글을 게시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분위기는 급변했다.

특히 배우 윤여정이 오스카 여우조연상을, 흑인 배우 대니얼 컬루야가 남우조연상을 받은 2021년 “내가 아프리카-한국 축제나 흑인 인권 시위, 3·8 여성대회를 보고 있는 건지 모르겠다”고 써 인종차별 논란을 일으켰다.

이에 앞서 2020년에는 미국에서 백인 경찰의 폭력으로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사망한 사건과 관련해 “나는 사기꾼 마약 중독자인 조지 플로이드를 신경 쓰는 사람이 거의 없다고 믿는다”고 쓰기도 했다.

가스콘은 지난달 CNN 인터뷰에서 “불쾌감을 느꼈을 모든 사람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며 진화에 나섰으나 논란은 가라앉지 않았다.

‘에밀리아 페레즈’의 북미 배급사인 넷플릭스는 그에 대한 홍보 비용을 끊으면서 사실상 ‘손절’ 의사를 표명했다.

할리우드가 인종차별에 민감한 데다 오스카 수상자(작)가 미국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 회원 투표로 가려지는 만큼 ‘에밀리아 페레즈’의 수상 가능성은 ‘오스카 레이스’ 초기에 비교해 급격하게 낮아졌다.

주요 외신들은 ‘에밀리아 페레즈’ 대신 ‘아노라’와 ‘브루탈리스트’의 다관왕 가능성을 점쳤고 실제로 이날 ‘아노라’가 5관왕을, ‘브루탈리스트’가 3관왕을 각각 차지했다.

가스콘은 자신을 둘러싼 비판에도 불구하고 이날 시상식에 참석해 밝은 표정으로 행사를 즐겼다. 카메라도 그의 이 같은 모습을 자주 비춰줬다.

사회를 맡은 코미디언 코넌 오브라이언은 오프닝 무대에서 ‘아노라’를 소개하며 “이 영화에 욕이 479번 나온다. 가스콘의 홍보 담당자가 가스콘에게 욕한 것보다 더 많을 것”이라고 농담하기도 했다. 객석에 앉은 영화계 인사들은 큰 박수와 환호로 화답했다.

오브라이언은 이어 가스콘을 가리키더니 “카를라, 만약 오스카 관련 글을 트위터(현 X)에 올리고 싶다면 기억해 달라. 내 이름은 지미 키멀이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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