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애플, AI 경쟁서 실패” 진단
“칩 부족·인재 유출 등에 발전 늦어져”
애플의 인공지능(AI) 기반 음성 비서 ‘시리’가 완벽하게 구동되려면 최대 2년은 더 기다려야 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생성형 AI 경쟁에 너무 늦게 뛰어든 결과, 경쟁사들을 따라잡는 데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미국 블룸버그통신은 2일(현지시간) 애플 내부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애플이 오는 5월 완료를 목표로 시리와 AI 통합을 추진 중이지만 올해 상반기를 넘길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애플은 지난해 6월 자체 AI 시스템 ‘애플 인텔리전스’를 공개하면서 이를 결합해 성능이 크게 향상된 시리도 미리 공개한 바 있다. 그러나 당시 애플이 ‘말로 명령하면 복잡한 명령도 수행할 수 있다’고 소개했던 새 시리는 아직도 도입되지 못한 상태다. 블룸버그는 “사진 속 사물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과 같은 부가적 기능만 일부 추가됐을 뿐, (핵심인) 대화 실력은 부족하다”고 짚었다.
애플은 과거에도 경쟁사보다 시장 진입이 늦으면서도 성능은 더 나은 제품을 내놓으면서 경쟁력을 유지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다를 것이라는 게 블룸버그의 진단이다. 통신은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기업 중 하나로 평가받는 애플이 AI 분야에서는 완전히 실패(flopped)한 것이 현실”이라며 회사 내부에서는 ‘너무 늦게 개발에 뛰어든 것’을 패인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엔비디아의 첨단 AI 칩 수급 경쟁이 전 세계적으로 치열하게 전개되며 애플이 원하는 만큼 칩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고, AI 인재가 유출되고 있다는 점도 경쟁에서 뒤처진 요인으로 지적됐다.
블룸버그는 “애플이 진정으로 경쟁력 있는 AI 시리를 완성하려면 2027년까지 기다려야 할 수도 있다”며 “이는 애플이 AI 시장에서 최소 5년 뒤진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애플이 경쟁력을 높이려면 이미 발전한 기술을 갖고 있는 오픈AI 등 외부 업체와의 협력을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