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5일 닷새간 사상자 2000여 명 발생
음주·과속 교통사고, 난투극, 성범죄 횡행
태국 최대 명절이자 ‘지상 최대 물축제’로 불리는 송크란 기간 200명 이상이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현지 정부가 안전요원 수백 명을 배치하고 무알코올 행사 참여를 권장하는 등 안전에 신경을 곤두세웠지만 희생자 발생을 막지는 못했다.
16일 태국 방콕포스트 등에 따르면 촌난 스리깨우 태국 공중보건부 장관은 송크란 축제 기간인 지난 11일부터 15일까지 닷새 동안 206명이 숨지고 1,593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송크란은 태국의 새해 명절이다. 태양이 황도십이궁 첫째 자리인 양자리로 이동하는 시기를 새해 시작으로 여기는 태국인들은 이 기간 불운을 씻는 의미로 불상이나 손에 정화수를 뿌리며 소원을 빈다.
이 풍습의 일환으로 송크란 연휴 기간 방콕, 치앙마이 등에서는 서로에게 물을 뿌리거나 물총을 쏘는 물 축제가 열린다. 대형 살수차와 코끼리까지 동원된다. 이때를 맞춰 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도 연간 50만 명에 달한다. 유네스코는 지난해 12월 송크란을 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기간 주요 도시에 많은 사람이 몰리고 축제 열기가 과열되면서 각종 사건·사고도 잇따른다. 대표적인 게 교통사고다. 들뜬 분위기 속에 과속 운전을 하거나 술을 마시고 주행하다 다치는 경우가 다반사다.
일부 과격한 참가자들이 달리는 자동차나 오토바이에 물을 뿌리면서 운전자가 핸들을 놓쳐 참변이 일어나기도 한다. 방콕포스트는 “올해 송크란 기간 오토바이 사고가 전체 사상 사고의 83.8%를 차지했다”며 “과속(43.2%)과 음주운전(23.9%)이 주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에도 음주·과속 등으로 252명이 숨졌다. 앞서 태국 정부는 올해 송크란을 앞두고 “음주가 금지된 축제 구역은 참가자들에게 더욱 안전한 것으로 입증됐다”며 술 없이 축제를 즐길 것을 촉구했다. 수도 방콕에는 소방관·간호사를 포함한 공무원과 자원봉사자 1,600명을, 대표 휴양지 파타야에는 경찰 600명을 배치하기도 했다. 그러나 강도 높은 조치에도 올해 역시 ‘위험한 축제’ 오명을 벗지는 못한 셈이다. (한국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