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취재 | 엘에이 시정부의 구조적 문제와 그 파장
로스앤젤레스 – 한때 미국 서부의 빛나는 상징이었던 엘에이가 지금 위기의 도시에 빠져들고 있다.
범죄 증가, 노숙자 문제 심화, 경제적 침체, 인프라 붕괴까지… 문제는 한두 가지가 아니다. 하지만 그 근본 원인은 더 깊다. 이 모든 위기의 중심에는 시정부의 구조적 결함이 자리 잡고 있다.
이제는 고질병이 된 엘에이의 문제를 해결하려면, 단순한 정책 변경이 아니라 시 거버넌스 자체를 개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라디오서울 보도국은 엘에이 시정부가 어떻게 도시를 위험에 빠뜨리고 있는지, 그리고 그 해결책은 무엇인지 심층 분석했다.
1. 소수 독점의 거버넌스 – 400만 대도시를 15명이 통치? 시장보다 더 큰 힘을 가진 시의회 견제도구가 없다.
엘에이 시의회는 단 15명의 의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미국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임에도 불구하고, 주민들의 삶을 좌우하는 의사결정을 극소수의 시의원들이 독점하는 구조다.
각 의원은 수십만 명이 거주하는 지역구를 담당하며, 이들의 결정은 사실상 아무런 견제 없이 통과된다.
그 결과는 어떨까? 책임 부족: 정책 실패가 반복되지만, 선거에서 재선이 보장되는 경우가 많아 실질적인 변화가 거의 없다.
특정 이념 편향: 시의회가 한쪽 정치 세력으로 거의 독점되면서, 다양한 의견이 반영되지 않는 구조가 굳어졌다.
견제와 균형 부재: 시장(市長)과 시의회가 같은 정치적 노선을 공유하면, 서로를 견제하는 기능이 사라진다.
엘에이는 사실상 소수 정치 엘리트들이 운영하는 “일당 독점 시스템” 속에서 운영되고 있는 것이다.
2. 정책 실패의 연속 – 현실 외면한 결정들이 불러온 재앙
노숙자 문제 | 수십억 달러 쏟아붓고도 악화
엘에이는 노숙자 문제 해결을 위해 막대한 예산을 쏟아부었지만, 거리의 텐트는 늘어날 뿐이다.
- 2023년 기준 노숙자 수: 약 75,000명 (전년 대비 증가)
- 대책: 고가의 공공주택 건설, 현금 지원 확대 → 현실적이지 않은 비효율적 접근
- 결과: 실질적인 해결책 없이 돈만 낭비
한 주민은 말했다.
“세금은 계속 오르고 있지만, 내 앞마당에 텐트촌이 생기는 걸 막을 방법이 없어요. 이게 정상인가요?”
치안 붕괴 | 범죄 증가에도 법 집행 약화
- 경찰 예산 삭감
- 경범죄자 석방 정책 확대
- 소매 강도, 노상 강도 증가
시정부가 범죄에 대해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주민들의 불안은 커지고 있다.
“강도가 들어와도 경찰이 적극 대응하지 않아요. 신고해도 의미가 없어요.” (한 소상공인 인터뷰)
과세 & 규제 증가 | 탈(脫) 엘에이 가속화
- 기업과 주민들이 높은 세금과 과도한 규제로 인해 텍사스, 플로리다 등으로 이주
- 빈 상점 증가, 경제 침체 심화
이러한 문제들은 단순한 행정 실수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다. 거버넌스 자체가 비효율적이고, 특정 이념적 목표에 의해 움직이기 때문에 발생하는 구조적 문제다.
3. 해결책은? 시 거버넌스 개혁 없이는 답 없다
엘에이의 위기를 타개하려면, 시정부의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 시의원 수 확대 및 권한 분산 – 15명이 모든 걸 결정하는 구조를 바꾸고, 행정 단위를 세분화해 주민 의견을 반영해야 한다.
이념적 균형 확보 – 다양한 정치적 견해가 반영될 수 있도록 선거제도를 개혁해야 한다.
감독 기구 도입 – 시의회의 결정을 감시할 독립적 기구를 마련해야 한다.
지방분권화 강화 – 엘에이 전체를 단일 정책으로 운영하기보다, 지역별 맞춤형 행정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
변화가 없다면, 엘에이는 점점 더 많은 문제 속으로 빠져들 것이며, 결국 도시 자체가 쇠퇴할 위험이 크다.
엘에이 주민들은 묻고 있다.
“도대체 언제까지 이 실패한 시스템을 방치할 것인가?”
엘에이의 미래는 거버넌스 개혁에 달려 있다. 지금이 변화를 요구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