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의 연방 공무원들이 정부 발행 신용카드를 남용하며 무분별한 지출을 일삼고 있다는 사실이 다시 한번 드러났다. 미국 정부 효율성 부서(DOGE)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회계연도 동안 정부 신용카드를 통해 약 400억 달러(약 53조 원)에 달하는 비용이 발생했다. 납세자들의 혈세가 흥청망청 쓰이고 있는 것이다.
DOGE에 따르면 현재 미국 정부는 약 460만 개의 신용카드 계정을 운영하고 있으며, 지난 한 해 동안 무려 9천만 건의 거래가 이루어졌다. 이는 연방 정부 직원 수(약 300만 명)를 훨씬 초과하는 숫자로, 정부 계약자들까지 신용카드를 지급받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지나친 지출 구조임이 분명하다.
“절약”한다더니… 현실은 ‘펑펑 쓰기’
연방 정부의 신용카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총무청(GSA)은 ‘SmartPay’ 시스템이 연방 직원들이 정부 임무 수행을 위해 효율적으로 지출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과거부터 현재까지 이어진 각종 스캔들로 인해 이 시스템이 “세금 낭비의 온상”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는 실정이다.
정부 감시기구들의 조사 결과, 연방 공무원들이 납세자의 돈으로 성인 엔터테인먼트, 레고 장난감, 고급 요리 등을 결제한 사례가 발견되었다. 심지어 국방부의 출장 비용 감사에서는 2023년 신용카드 사용 내역 중 12%가 국방부 지출 정책을 위반한 것으로 드러났다. 업무와 무관한 지출이 공공연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지출 삭감 노력에도…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 DOGE는 정부 지출을 1조 달러 이상 삭감하는 것을 목표로 했으며, 현재까지 약 550억 달러를 절약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무분별한 카드 사용이 여전히 근절되지 않으면서, 이러한 절감 노력도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 가능성이 크다.
DOGE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주일 내에 신용카드 프로그램 개혁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그러나 이미 수십 년 동안 지출 남용이 반복되어 온 만큼, 단순한 관리 방안 개선으로 실질적인 변화가 이루어질지는 의문이다.
미국 납세자들은 자신들의 세금이 공무원들의 사치와 낭비로 새어나가는 현실에 분노하고 있다. 이제는 실질적인 감시 강화와 강력한 처벌이 필요한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