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 중국산 감시 카메라가 빠르게 보급되면서 주민들이 당국의 감시망을 피하기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미국 싱크탱크의북한 연구자들이 진단했다.
조지오웰의 소설 `1984년’에서 거론된 ‘빅브라더'(사회를 돌보는 보호적 감시 또는 권력자들의 사회통제를 의미)를 연상하게 하는 것이다.
미국 싱크탱크 크림슨센터 ’38노스(North)’ 프로젝트의 마틴 윌리엄스와 나탈리아 슬래브니 연구원은 16일 탈북민 인터뷰, 북한 관영매체 영상 분석 등을 토대로 발간한 보고서에서 디지털 기술과 결부된 북한내 감시 체계 강화 문제를 진단했다.
보고서는 “감시 카메라가 북한에서 보안 강화와 절도 방지 수단으로서 확산하고 있다”면서 “(이런 추세는) 평양의 각급 학교들에서 흔히 볼 수 있으며, 주요 도시들에서도 눈에 띈다”고 지적했다.
많은 공장이 폐쇄회로TV(CCTV) 카메라를 기계 및 생산 절차 원격 모니터링 등에 사용하고 있으며, 평양의 김일성 광장과 같은 일부 공공장소와 주요 도로 진입로 등에도 CCTV가 설치돼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또 중국과의 접경지대에도 감시 카메라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보고서는 지적하면서 전부는 아니더라도 대부분의 북한내 감시 카메라들은 중국에서 수입된 것이라고 추정했다.
보고서는 “CCTV의 확산은 북한 주민들이 감시를 피하는 능력을 더욱더 위협한다”면서도 “그러나 카메라들의 촬영 내용이 얼마나 저장되고, 중앙 차원에서 접근 가능한지 등은 불확실하다”고 썼다.
또 북한의 열악한 전기 공급 사정과 인터넷망에 비춰 중국에서 작동되는 수준의 고강도 CCTV 감시망을 구축하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고 보고서는 추정했다. 보고서는 이어 안면 인식 기술이 북한에서 활발히 사용되고 있으며, 당국은 주민들의 사진과 지문 등을 포함하는 생체 정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보고서는 “북한의 디지털 기술 발전이 북한 주민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반면 북한 정권이 주민들 일상생활 감시를 확대할 위험을 키운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북한 주민들은 디지털 감시의 위험성에 대해 거의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며 “감시 기술의 확산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은 감시 기술이 어떻게 사용되고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 거의 알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