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칼바람에 미국 전역서 반발…테슬라 전시장 앞 시위도

Demonstrators hold signs during a protest at electric carmaker Tesla's showroom in Seattle, Washington, U.S., February 15, 2025. REUTERS/David Ryder

전횡 일삼는 머스크에 대한 반감으로 시위 확대

연대조직 ‘50501’, 5일 이어 17일 ‘대통령의 날’ 시위 계획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반민주적이고 불법적인 행위들”에 항의하는 시위가 ‘대통령의 날’인 17일(현지시간) 미국 곳곳에서 열린다고 미국 주요 매체들이 전했다.

시위 장소는 각 주의 주의회 의사당과 주요 연방정부기관 건물 앞 등이라고 전국 동시다발 시위를 조직한 연대조직 ‘50501 운동’은 밝혔다.

연대조직 이름은 “50건의 시위, 50개 주, 1일”, 혹은 “50건의 시위, 50개 주, 1개 운동”이라는 뜻이다.

날을 정해서 모든 주에서 빠짐없이 동시다발 항의 시위를 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50501의 언론홍보를 맡은 시드니 윌슨은 대통령의 날에 시위하는 이유에 대해 “현직 대통령의 행위들이 우려스럽기 때문”이라고 미국 공영방송 NPR에 말했다.

50501은 지난 5일 88개 도시에서 각 지역 풀뿌리 단체들과 연대해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정책에 항의하는 전국 집회를 처음으로 열었다.

당시 시위 참가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와 파면 조치, 그가 백지화한 다양성·형평성·포용성(DEI) 정책의 복원 등을 요구했다.

연방정부 구조조정을 맡아 칼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일론 머스크 정부효율부(DOGE) 수장 겸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에 대한 수사도 촉구했다.

이처럼 트럼프 2기 행정부에 반대하는 시위가 불붙은 데에는 전횡을 일삼는 머스크에 대한 반감이 큰 역할을 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5년 전 트럼프 1기 취임 당시에 대규모 반(反)트럼프 시위가 있었던 것과 달리, 올해 1월 20일 2기 취임 때는 큰 규모의 항의 시위가 열리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1기 때는 전국 유권자 총투표에서는 뒤지고도 당선돼 권력 기반이 튼튼하지 않았으나, 2기 때는 선거인단 투표는 물론 총투표에서도 앞섰다.

이 때문에 트럼프 2기 취임 당시에는 대규모 항의 시위가 열릴만한 동력이 부족했으나, 취임 후 짧은 기간에 쏟아진 과격한 ‘우향우’ 조치들과 머스크의 칼춤이 강한 반발을 불러일으키면서 반대 시위 규모가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활동가 조직 ‘인디비저블’의 공동창립자인 에즈라 레빈은 머스크에 대해 “그는 특히 사악한 악당”이라며 “세계에서 가장 돈이 많은 사람인데도 암 연구를 중단시키고 나라에서 가장 가난한 어린이들에 대한 영양 지원을 끊으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머스크의 과격한 우익 정치 행보가 그가 경영하는 전기자동차업체 테슬라 등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50501이 조직한 시위와는 별도로, 지난 15일에는 머스크를 비판하는 시위가 뉴욕, 시애틀, 캔자스시티, 그리고 캘리포니아의 여러 도시 등 미국 곳곳의 테슬라 전시장에서 열렸다.

주최 측은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시위가 전국 37곳에서 열렸다고 말했다.

FT는 현지 매체 보도를 인용해 오리건주와 콜로라도주에 있는 테슬라 전시장에서 각각 방화와 방화 시도가 있었다고 전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장소별 참석 인원이 수십명에서 100명 수준이었다며 “시위들이 산발적이기는 했으나, 머스크가 트럼프의 과격한 우익 의제에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어 (테슬라) 자동차 회사에 위험이 된다는 점을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이달 1일에는 네덜란드 헤이그에 있는 테슬라 전시장에 시위대가 난입해 나치 상징 문양과 파시즘 반대 구호 등을 적은 낙서를 스프레이로 그리기도 했다.

머스크의 재산은 상장사인 테슬라의 주식, 비상장사인 스페이스X의 주식, 기타 회사의 주식 등이 각각 약 3분의 1씩을 차지하고 있다.

테슬라의 작년 매출은 사상 최초로 전년 대비 감소했으며, 독일 등 유럽 시장에서 최근 뚜렷한 판매 부진을 겪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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