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패싱 우려 던 한미외교장관회담…관세 해법 논의한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캐나다, 멕시코, 중국에 대한 관세 부과로 한국도 트럼프 '관세 전쟁'의 영향권에 있다는 우려가 가시화하고 있다. 사진은 3일 오전 부산항 신선대부두에 수출입 화물이 쌓여있는 모습. [연합뉴스]

고위급 소통 물꼬·동맹 굳건함 재확인…北비핵화 목표·대북정책 공조 약속

주무부처 아니어서 관세 구체협의는 못해…당국자 “적어도 업계 우려는 전달”

15일(현지시간) 독일 뮌헨에서 개최된 한미 외교장관회담은 정상외교가 실종된 상황에서 트럼프 2기 시대의 본격적인 한미 고위급 소통의 물꼬를 텄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회담이 양자 방문 형식이 아니었던 터라 40분이라는 상대적으로 짧은 시간동안 진행돼 아쉬웠지만, 두 장관은 북핵문제와 관세 이슈 등 주요 현안에 대해 두루 의견을 나눴다.

특히 대통령 탄핵정국으로 한국의 리더십이 불안한 상황에서 우리 외교의 중심인 한미동맹의 굳건함을 재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조태열 외교부 장관과의 회담에서 “미국으로서는 같은 자유 민주주의 국가로서 한국과의 관계를 중시하고 있으며 각국 국내 상황과 무관하게 신뢰 관계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미 국무부는 보도자료에서 “루비오 장관은 한국의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과 한미동맹의 강인함에 대한 그의 신뢰를 재차 밝혔다”고 전하기도 했다.

아울러 루비오 장관이 ‘안전하고 강하고 번영하는 미국’을 말하자 조 장관은 ‘안전하고 강하고 번영하는 동맹’을 목표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외교부 당국자는 “한미동맹을 진전시키는 데 한국이 역량을 가지고 있고 기여할 준비가 돼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했다”고 전했다.

그간 한국 패싱 우려가 제기됐던 북핵 문제와 관련해 미국이 한국과 협력을 약속했다는 점도 주목할만하다.

양 장관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목표를 견지하면서 향후 대북정책 수립·이행 과정에서 긴밀히 공조해 나가기로 했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는 이후 이어진 한미일 외교장관회의 공동성명에서도 문서로 공식화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자마자 북한을 ‘핵 보유국’이라고 칭하면서 북한 비핵화 의지가 약해진 게 아니냐는 의구심이 일었지만,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한미 공동의 목표에 변화가 없음을 확인한 것이다.

아울러 트럼프 행정부가 대북 정책을 짜고 북미 대화를 시도하는 국면에서 한국과 조율하겠다고 확인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을 건너뛰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거래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어느 정도 덜어낸 측면이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는 미국 측이 몇 번이나 강조했다면서 “이 정도면 믿어야 된다는 인식이 들 정도로 (미측이) 확고하게 얘기했다”고 말했다. 이어 “북핵문제 관련해서는 트럼프 행정부인지 바이든 행정부인지 모를 정도로 정책 연속성이 두드러진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평가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한 관세 조치에 대해서도 장관급에서 한국의 입장을 전했다는 점에서 의미는 있다.

다만 관세 문제는 한국은 산업통상자원부, 미국은 상무부·미국무역대표부(USTR)가 주무부처이다 보니 구체적인 협의가 이뤄지기는 한계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조 장관은 관세 적용 문제에 한미간 긴밀한 협의에 의한 해결 의지를 밝히고 ‘윈윈’ 해법을 모색하자고 당부했고, 이에 루비오 장관은 관계부처간 협의해 나가자고 했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루비오 장관의 반응은 관세문제는 외교당국보다는 통상당국 간 이슈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외교부 당국자는 “(관세 문제는) 미측도 현재 시작하고 검토하는 단계”라며 “적어도 우리 우려와 업계 우려를 전달하고 최소한 협의를 시작하는 메시지를 분명히 전달함으로써 앞으로 해결해나가자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만약 관세문제를 실제로 집행하고 나서 회의를 개최했다면 약간 늦은 감이 있지만 이번에 늦지 않게 회의 가진 것도 저희가 볼 땐 다행스럽다”고 덧붙였다.

회담에서는 동맹을 거래적 관점에서 보고 분담 확대를 강조하는 트럼프 행정부 성격에 맞춰 한국의 대미 기여도에 대한 ‘어필’도 이뤄졌다.

조 장관은 회담에서 미래 번영을 위해 그간 한국이 주도해 온 대미 투자 성과를 설명하고 “이와 같은 노력이 유지·확대되기 위한 긍정적 환경 유지와 미측의 협력을 당부했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조 장관이 전날 뮌헨에 도착해 취재진에게 “윈윈 하는 해법을 찾으려면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겠다는 비전에 우리가 얼마나 기여할 수 있는지 어필을 잘 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미국이 관세 부과 등에 있어 한국의 이런 기여를 얼마나 고려할지 주목된다.

양국 장관이 조선, 원자력과 액화천연가스(LNG) 등 에너지, 첨단기술 등이 앞으로 한미간 전략적 협력과제라는 데 공감하며 협력 의지를 다진 것도 한국엔 ‘청신호’로 해석된다.

특히 미측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관심 사안인 에너지, 조선업 문제에 대해 한국에 적극 협력을 당부하고 한국이 이에 호응한 것으로 전해져 전략적 협력 분야의 파트너로서 강점을 각인시킨 것으로 평가된다.

외교부 당국자는 미측이 “조선업, 에너지, 첨단기술 문제에 대해 한국과 굉장히 협력하고 싶어 한다는 인상을 받았다”며 “조선이나 LNG의 경우 한국과 협력에 대해 큰 기대를 표명했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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