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전 종전협상 급물살…트럼프 속도전에 퍼즐 풀릴까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6일 플로리다 도럴에서 스페인어 매체인 유니비전이 주최한 타운홀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우크라 나토 가입’ 최대 쟁점…트럼프 “실용적이지 않아”

종전후 美빠진 다국적군 주둔 구상…우크라에 ‘영토양보’ 압박 시사

미국·러시아 ‘주고받기’ 속 우크라 소외 우려…젤렌스키, ‘광물’ 내세워 손짓

우크라이나 전쟁 3주년(24일)을 코앞에 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종전 협상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종전을 둘러싼 복잡한 퍼즐을 풀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푸틴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과 잇따라 전화 통화를 갖고, 강력한 종전 의지를 재확인하는 한편 사실상 종전을 향한 협상을 즉시 시작하자는데 합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측을 압박하며 종전협상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문제를 포함한 우크라의 안전보장, 국경선 문제 등 쟁점을 둘러싼 첨예한 대립이 예상돼 조기 종전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 우크라, 나토 가입 무산되나…美 “미국 파병 없는 다국적군 주둔”

우선 협상의 최대 쟁점은 종전 후 역내 안보보장 방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의 침공을 받은 우크라이나는 자국 방어를 위해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이 필수적이라고 주장한다.

반면 나토가 회원국을 늘리며 ‘동진’하는 데에 민감하게 반응해온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은 절대 안된다는 입장이다.

일단 미국은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제한하는 방식으로 협상을 이끌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문제와 관련해 “나는 그것이 실용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도 이날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은 미국이 추진하려는 우크라이나 종전 합의의 ‘현실적 결과물’이라고 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대신 미국은 자국 이외의 다국적군의 주둔을 대안으로 내세우고 있다.

미국의 우크라이나 지원에 부정적인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우크라이나를 지키는 역할은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댄 유럽이 도맡아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해왔다.

당선인 신분으로 프랑스를 찾은 지난해 12월엔 종전 후 유럽 군대가 우크라이나에 주둔하며 휴전 상황을 감시하기를 바란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이와 관련,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이날 유럽 및 비(非)유럽 국가로 구성된 군대의 주둔을 언급하며 여기에 “미군이 파병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우크라이나가 나토 가입 포기 등을 수용할지는 현재로선 미지수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달 현지 TV인터뷰에서 유럽군의 주둔을 지지한다면서도 이는 반드시 ‘나토로 가는 과정’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그는 지난 10일 영국 일간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선 “미국이 없는 안보 보장은 실질적인 안보 보장이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그동안 우크라이나에 배치될 평화유지군에는 미군이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나토 가입이 어려울 경우 우크라이나가 미군이 포함된 평화유지군을 통한 안전보장을 수용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 美, 우크라에 영토 양보 압박 시사…젤렌스키, 안보보장 조건과 연계할듯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국경선을 어떻게 정리할지도 주요 협상 쟁점이다.

그동안 양측은 트럼프 대통령이 현재 전선을 동결하는 방식으로 영토 문제를 정리할 수 있다는 관측 속에서 치열한 전투를 벌이며 영토 장악 경쟁을 벌여왔다.

현재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영토 20% 정도를 점령하고 있고,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서부 쿠르스크주 일부를 차지하고 있다.

미국은 일단 우크라이나에 영토 양보를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우크라이나가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 이전 수준으로 영토를 탈환하는 것에 대해 “그럴 가능성이 없어 보인다”라면서도 “일부는 되돌아올 것”이라고 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우크라이나의 국경을 2014년 이전 상태로 되돌리는 것이 비현실적인 목표임을 인정하는 것부터 시작돼야 한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역시 일부 영토 조정은 현실로 인정하는 분위기다.

다만 우크라이나는 국경선 문제를 안보보장 조건과 서로 연계할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달 12일 한 인터뷰에서 “우리의 영토를 포기할 수 없다”면서도 돈바스와 크림반도 수복이 어렵단 점을 인정했다.

지난해 11월 영국 스카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선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이 승인된다면 러시아의 점령지를 즉각 찾지 못했어도 휴전 협상을 할 수 있다는 뜻을 시사했다.

아울러 러시아가 통제하는 우크라이나 영토는 외교적인 방식으로 되찾을 수 있다며 영토에 관해서도 협상할 여지가 있다는 점도 내비쳤다.

이같은 엇갈린 입장 속에서 전쟁을 ‘종식’이 아닌 ‘휴전’의 형태로 일단 멈추고, 남은 쟁점들을 정리해 나가는 단계적인 절차를 밟을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 트럼프 “젤렌스키, 할 일 해야”…우크라 광물도 협상 ‘변수’

협상 타결 여부는 결국 트럼프 대통령의 ‘중재력’에 달렸다는 평가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젤렌스키 대통령과 각각 통화했다고 밝히며 자신이 협상 중재의 전면에 나서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그가 협상의 조기 타결을 위해 젤렌스키 대통령에 대한 압박을 본격화할 수도 있다.

그는 이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종전 협상에서 우크라이나가 ‘동등한 당사자’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즉답을 피하며 “흥미로운 질문”이라고만 말했다.

그러면서 젤렌스키 대통령이 영토를 양보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는 “그는 해야 할 일을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같은 압박 속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의 ‘주고받기’로 종전 조건이 조정되고, 젤렌스키 대통령은 논의 테이블에서 소외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다만 일각에선 우크라이나에 매장된 핵심 광물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관심이 협상 변수가 될 수 있단 전망도 나온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최근 희토류 등 핵심 광물 자원의 공동 개발,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 저장 프로젝트 등을 제안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 기조를 파고들었다.

우크라이나의 광물이 러시아의 차지가 되면 그것은 미국에도 좋지 않으므로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적 지원은 미국에도 전략적·경제적 이익이라는 주장을 내세운 것이다.

실제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부 장관은 이날 우크라이나에 방문해 젤렌스키 대통령을 만난 뒤 “핵심 광물 거래는 평화 협정의 일부”라며 “러시아의 침략에 맞서 미국이 우크라이나와 함께 한다는 신호를 세계에 보내고 싶다”고 발언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14∼16일 뮌헨안보회의에 참석하는 미국 대표단과 종전 방안을 협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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