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외교청서 “독도 일본 땅·징용판결 수용못해”…韓 “강력 항의”

일본이 16일(이하 현지시간) 외교청서를 통해 독도는 일본 땅이라고 거듭 주장했다.

이에 한국 정부는 일본 정부에 부당한 주장을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하고 주한일본대사관 총괄공사를 초치해 항의했지만 일본 정부는 독도에 대한 한국 측 항의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재반박했다.

일본 정부는 또 한국 대법원이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 소송에서 일본 피고 기업에 배상을 명령한 판결에 대해서도 수용 불가 입장을 재확인했다.

가미카와 요코 외무상은 이날 열린 각의(국무회의)에서 이러한 내용이 담긴 ‘2024 외교청서’를 보고했다. 일본 외무성은 매년 4월 최근 국제정세와 일본 외교활동을 기록한 백서인 외교청서를 발표한다.

일본 정부는 독도에 대해 “역사적 사실에 비춰봐도 또한 국제법상으로도 일본 고유의 영토”라는 기존 주장을 올해 외교청서에도 그대로 담았다.

한국이 독도를 ‘불법 점거’하고 있다는 표현은 2018년 외교청서에서 처음 등장한 이후 7년째 유지됐다.

일본 정부는 이와 함께 한국 대법원이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 소송에서 일본 피고 기업에 배상을 명령한 판결에 대해서도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외교청서에서는 “한국 대법원이 2023년 12월과 2024년 1월 여러 소송에 대해 2018년 판결에 이어 일본 기업에 손해배상 지급 등을 명하는 판결을 확정했다”며 “이 판결들과 2024년 2월 일본 기업이 한국 법원에 납부한 공탁금이 원고 측에 인도된 사안에 대해 일본 정부는 지극히 유감으로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며 항의했다”고 적었다.

일본 정부는 한국에서 징용 피해 소송 판결이 나올 때마다 강하게 반발하면서 한국 정부가 지난해 3월 발표한 이른바 ‘제3자 변제’ 해법을 통해 해결하라고 주장해 왔다.

제3자 변제 해법은 행정안전부 산하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이 민간의 자발적 기여로 마련한 재원을 통해 소송에서 배상 확정판결을 받은 피해자들에게 일본 기업 대신 배상금과 지연이자를 지급하는 것을 뜻한다.

일본은 지난해 3월 한국 정부의 징용 해법 발표로 상황이 진전되면서 올해 외교청서에서는 강제동원 노동자 문제 해결을 위한 한일청구권협정에 따른 중재위 구성 요구나 일본 기업 압류 자산 현금화 회피 촉구 등의 기존 주장을 삭제했다.

대신 지난해 5월 방한한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윤석열 대통령과 정상회담 뒤 기자회견에서 강제동원 노동자와 관련해 “나 자신은 당시 혹독한 환경에서 많은 분이 매우 고통스럽고 슬픈 일을 겪으셨다는 것에 마음이 아프다”고 밝혔다는 내용을 새롭게 넣고 한국 정부의 제3자 변제 진행 상황도 전했다.

다만 일본은 2010년 외교청서 이후 14년 만에 한국을 ‘파트너’라고 표현하는 등 한국과 관계가 중요하다는 점도 명시했다.

외교청서에서는 “중요한 이웃 나라인 한국과는 다양한 분야에서 연계와 협력의 폭을 넓히고 파트너로서 힘을 합쳐 새로운 시대를 열어나가기 위해 다양한 레벨에서 긴밀한 의사소통을 거듭해 나갈 것”이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인도·태평양 안보 환경이 엄중해지는 상황을 고려하면 일본과 한국의 긴밀한 협력이 지금처럼 필요했던 시기는 없다”면서 “일한 관계 개선이 궤도에 오르는 가운데 글로벌한 과제에서도 협력을 한층 강화해 나겠다”고 덧붙였다.

한국 외교부는 일본이 외교청서에서 ‘독도는 일본 땅’이라는 부당한 주장을 거듭한 데 대해 대변인 명의 논평을 내고 “일본 정부가 이날 발표한 외교청서를 통해 역사적·지리적·국제법적으로 명백한 우리 고유의 영토인 독도에 대한 부당한 영유권 주장을 되풀이한 데 대해 강력히 항의한다”며 즉각 철회를 촉구했다.

외교부는 오전 서울 종로구 청사로 미바에 다이스케 주한일본대사관 총괄공사를 불러 항의했다.

미바에 공사는 청사로 입장하면서 ‘(초치 자리에서) 어떤 말을 할 것이냐’는 취재진 질의에 대답하지 않았다.

그러나 일본 정부 대변인인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은 이날 오후 정례 기자회견에서 독도에 대한 한국 정부의 항의와 관련해 “일본의 일관된 입장에 입각해 받아들일 수 없다는 취지로 이미 반박했다”고 말했다.

다만 하야시 장관은 “한국은 국제사회의 여러 과제 대응에서 파트너로서 협력해야 할 중요한 이웃 나라”라며 “작년에는 정상 간 그리고 외교장관 간 의사소통을 통해 글로벌 과제에 대한 양국 협력을 한층 더 강화해나갈 것을 확인했다”며 올해 외교청서 기술에도 이를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일본 정부는 외교청서에서 한미일 3개국 협력이 정상, 장관, 차관 등 다양한 수준에서 중층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도 평가했다.

중국에 대한 기술에서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기시다 총리가 지난해 11월 개최한 정상회담에서 재확인한 ‘전략적 호혜관계’라는 표현을 5년 만에 다시 넣었다.

전략적 호혜관계는 중일 양국이 2008년에 발표한 공동 성명에 사용된 용어다.

성명에는 양국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물론 세계에서 평화·안정·발전에 책임이 있다는 인식을 공유하고, 쌍방이 오랫동안 평화와 우호를 위해 협력하는 것이 유일한 선택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일본은 중국과 관련해 대화를 거듭해 공통 과제에서 협력하는 ‘건설적이고 안정적인 관계’ 구축이 중요하다는 점도 표명했다.

하지만 동중국해와 남중국해에서 중국에 의한 일방적 현상 변경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하고, 미국·일본·필리핀 협력 강화 중요성을 명시했다.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일본의 문건은 중국을 먹칠·비난하는 상투적인 이야기를 답습했고 이른바 ‘중국 위협’을 과장해 중국 내정에 무리하게 간섭한 것”이라며 “중국은 이에 단호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일본이 잘못된 처사를 바로잡고 도발과 진영 대결 조성을 중단해 진정으로 전략적 호혜관계를 양국 관계 발전의 방향으로 삼아야 한다”며 “신시대의 요구에 맞는 건설적·안정적인 중일 관계 목표를 위해 노력하기를 촉구한다”고 했다.

한편, 일본 외교청서는 북한과 관련해 기시다 총리가 납북자 문제 조기 해결을 염두에 두고 정상회담 개최를 위해 총리 직할의 고위급 협의를 추진한다고 언급했다.

납북자 문제는 “한시도 소홀히 할 수 없는 인도적 문제”라고 설명했다.

일본은 북한이 러시아에 무기를 제공하는 것을 비난하면서 러시아가 북한에 군사적 지원을 할 가능성에 대해 “주시하고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연합뉴스]

0
0

TOP 10 NEWS TODAY

오늘 가장 많이 본 뉴스

LATEST TODAY NEWS

오늘의 최신 뉴스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시니어 생활

[시니어 라이프] 시니어를 위한 스마트폰 대모험

“손 안의 세상을 정복하세요!” 목차 디지털 세계로의 초대장 안녕하세요, 용감한 모험가님! 이 안내서는 스마트폰이라는 신비한 마법 세계를 탐험하는 시니어 영웅님들을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이제 소셜 시큐리티,

오피니언 Hot Poll

청취자가 참여하는 뉴스, 당신의 선택은?

최신 뉴스

울브스 ‘손흥민 결장’ 토트넘 4-2 완파…라르센 4G 연속 결승골

황희찬 후반 교체 투입…4경기 만에 출전 황희찬이 4경기 만에 교체로 경기를 소화한 울버햄프턴이 손흥민이 결장한 토트넘 홋스퍼를 완파하고 4연승을 내달렸다 ...

박하나, ♥김태술 감독 경질 후..결혼 심경 “긍정적인 성격 닮아”

배우 박하나가 결혼을 앞두고 심경을 손편지 공개 배우 박하나가 결혼을 앞둔 심경을 전했다. 박하나는 12일(한국시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제가 세상에서 가장 ...

[속보]”떠날 시간이다”.. 미국 정부, 대규모 강제추방 통보 발송

애리조나주 이민자들, DHS 추방 이메일에 공포와 혼란 확산 애리조나주에 거주하는 수백 명의 이민자들이 미국 국토안보부(DHS)로부터 충격적인 통보를 받았습니다. "미국을 떠날 ...

이동건, 이혼 후 원룸살이 중..딸과 함께 하기 위해 이사 준비

이혼 후 원룸에 살고 있는 이동건이 새집 찾기에 나섰다 배우 조윤희와 이혼 후 원룸에 살고 있는 이동건이 새집 찾기에 나섰다 ...

RFK 주니어의 보건복지부 개편안, ” 개혁”인가 “위험한 실험”인가

"미국을 다시 건강하게(MAHA)" 운동, 전문가들 사이에서 찬반 격돌 워싱턴 D.C. | 정치/보건 | 2025년 4월 13일 미국 보건복지부(HHS)가 역사상 가장 ...

“트럼프의 무대”, UFC 314.. 스포츠를 넘어 정치무대로..

대통령의 화려한 입장에 묻힌 볼카노프스키의 챔피언 벨트... "이것이 우리의 승리" 마이애미 - 2025년 4월 12일, 마이애미 케세야 센터에서 열린 UFC ...

코첼라 페스티벌에 폭탄 위협

40 세 남성 코첼라 페스티벌에 폭탄 위협했다 체포돼 인디오에서 열리는 코첼라 뮤직 페스티벌에 폭탄 위협을 가한 40 대 남성이 체포됐습니다 ...

관세 폭탄에 신음하는 아시안 식료품점들과 잡화점..

125%에 달하는 중국산 제품 관세로 이민자 경제 생태계 무너질 위기 맨해튼의 한 중국 식료품점 매니저 헤이 찬(Hei Chan)씨는 최근 대통령 ...

트럼프 행정부의 강력한 반이민정책 갈수록 심화

합법적 비자 소지자와 인도적 사면 프로그램 이용자까지 추방 위기에 처해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내 이민자에 대한 대대적인 추방 정책을 더욱 ...

패사디나 210번 프리웨이 차량 충돌로 1 명 숨져

일요일인 13 일 패사디나 지역 210번 프리웨이에서 차량과 트럭 충돌 사고로 1 명이 숨졌습니다. 이날 새벽 4 시 15 분, ...

[속보]우크라 북동부에 러 탄도미사일…최소 32명 사망

부활절 일주일 앞 도심에 인파 많아…사상자 늘어날 듯 젤렌스키 "비열한 자들만 민간인 공격"…동맹국도 러 규탄 동참 1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북동부 수미주를 ...

“민주당의 끔찍한 실수 사과한다” 코리 부커의 공개 사과..

민주당 지지자들에게 사과하며 "국민 중심 정책으로 돌아가야" 강력 촉구 "반성 없는 민주당에 신물이 났다" 민주당 지지자들 환호 민주당 코리 부커 ...

캘리포니아 DMV, Real ID 마감일 앞두고 일찍 문열어

5월 7일 마감일 앞두고 일부 사무소 오전 7시부터 문 열어 캘리포니아 차량관리국(DMV)이 5월 7일 Real ID 마감일을 앞두고 아직 신청하지 ...

밸리 레세다지역, 5명 부상 칼부림 사건 ..

경찰 조사 진행 중, 용의자 체포 사건 개요 어제 오후 4시 14분경, 레세다 지역에서 칼부림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처음 신고된 주소는 ...

타겟, DEI 정책 철회 후 10주 연속 매출 하락… “창업 정신 배신” 비판 직면

트럼프 행정부 DEI 폐지 행정명령 이후 기업 정책 대폭 축소, 양측 소비자 불매운동 직격탄 타겟(Target)이 다양성·형평성·포용성(DEI) 정책을 대폭 축소한 후 ...

상무부, 반도체 관세 체계 개편 발표

상호관세 체계에서 제외됐던 전자제품 새 반도체 관세에 포함될 예정 미국 상무부가 오늘(13일) 상호관세 협정에서 제외됐던 일부 전자제품들이 새로운 반도체 품목 ...

납세의 의무를 지키던 불법 이민자들, 법적 의무 이행에도 추방 위기에 직면

새로운 정부 정책으로 세금 정보가 이민당국과 공유되며 강제추 위험 증가 멕시코 출신 알렉스(27세)는 4년 전 관광 비자로 미국에 입국한 후, ...

트럼프 와 일런 머스크, UFC 314 깜짝 동반 관람 화제

트럼프-머스크 부자, "퍼스트 버디" 우정 과시하며 마이애미 행사장 빛내 2025년 4월 1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마이애미 카세야 센터에서 열린 ...

자연인 윤석열, 14일 ‘내란혐의’ 첫 정식 형사재판…파면 열흘만

지하로 비공개 출석할 듯…법원, '피고인 尹' 법정 촬영 불허 형사법정 서는 다섯번째 전직 대통령…尹 직접 발언 가능성도 비상계엄 사태로 기소된 ...

멕시코, 사상 첫 미국 최대 수입국으로 등극, 중국은 2등으로 밀려..

"북미 통합 경제의 새 시대" - 멕시코, 5천억 달러 수출로 중국 제치다 멕시코가 사상 처음으로 미국의 최대 수입국 자리를 차지했습니다 ...

매킬로이 vs 디샘보, 메이저대회 우승 대결

매킬로이, 14년 만에 마스터스 4R 단독 선두로 시작 디보는 LIV 골프 소속 첫 '그린 재킷'에 도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와 브라이슨 디섐보(미국)가 ...

“억만장자들의 탐욕은 가장 심각한 중독” – 샌더스, LA 대규모 집회서 강력 비판

오카시오-코르테즈, 조안 바에즈와 함께 3만 6천명 운집... 전설적 음악가들도 대거 참여 미국 버몬트주 무소속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과 뉴욕 민주당 알렉산드리아 ...

하버드 교수진, 트럼프의 90억 달러 연방자금 검토에 법적 반격

"학문적 자유와 대학 독립성 수호" 위해 보스턴 연방법원에 소송 제기 하버드 대학교 교수진이 미국 대학 교수 협회(AAUP)와 함께 트럼프 행정부가 ...

암보다 위험한 병 ‘심부전’

윤종찬 서울성모병원 순환기내과 교수 65세 이상 입원 원인 1위 심부전이 차지 주요 암보다 생존율 낮을 정도로 위험 “좌심실 보조장치, 우심실에 ...

올해 마스터스 골프 총상금 2천100만 달러…우승 상금은 420만 달러

남자 골프 시즌 첫 메이저 대회 마스터스 토너먼트의 올해 총상금이 2천100만 달러 남자 골프 시즌 첫 메이저 대회 마스터스 토너먼트의 ...

건강 갉아먹는 주범… 스트레스도 전염된다

스트레스가 옮는 것을 피하는 방법 “원래 스트레스는 포식자 피해 생존 목적 압도될 때 물러서고, 즐거운 활동을 하라” 현재 세계 곳곳에서 ...

미국관광업계 적신호, 트럼프 취임 후 2달만에 관광객 폭락

엘에이 올림픽 등 각종 국제 대회도 걱정 미국 관광산업이 심각한 위기에 직면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불과 2개월 만에 ...

방탄소년단 정국, 스크린도 장악..2024 한국영화 해외 수출작 흥행 ‘톱2’

다큐 ‘정국: 아이 엠 스틸 방탄소년단(BTS) 정국의 다큐멘터리 영화 '정국: 아이 엠 스틸'이 초특급 글로벌 흥행 성과를 입증했다. 정국 다큐멘터리 ...

첨단미래상 선보일 오사카엑스포 대장정 시작…흥행부진 우려도

6개월간 유메시마서 열려… ‘그랜드링’ 주변 전시관 84개 ‘거대 미디어 파사드’ 한국관…공사 지연·메탄가스 등 과제 올림픽, 월드컵과 함께 지구촌 3대 메가 ...

무기가 된 비관세 장벽, 중국의 ‘그림자 무역전쟁’ 전략

트럼프 핵심 지지층 겨냥한 중국의 새로운 경제 보복 수단 드러나 중국이 미국과의 무역 분쟁에서 관세를 넘어선 새로운 전술을 구사하고 있습니다 ...

경제 • IT

칼럼 • 오피니언

국제

한국

LIFESTYLE

K-NOW

K-NEWS

K-BIT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