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국무회의서 10분간 총선 참패 입장 밝혀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결국 아무리 국정의 방향이 옳고 좋은 정책을 수없이 추진한다고 해도 실제로 국민이 변화를 느끼지 못한다면 정부의 역할을 다하지 못한 것”이라고 밝혔다. 4ㆍ10 총선 후 엿새 만에 직접 밝힌 총선 패배 ‘반성문’에서다. 윤 대통령은 “이번 총선을 통해 나타난 민심을 겸허하게 받아들인다”며 “더 낮은 자세와 유연한 태도로 보다 많이 소통하고 저부터 민심을 경청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소통의 방법, 총선 패배의 본질적 원인 분석과 진단은 빼졌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국무회의를 열고 모두발언 초반 10분간 총선 결과에 대한 입장을 직접 밝혔다. 윤 대통령은 “취임 이후 지난 2년 동안, 국민만 바라보며 국익을 위한 길을 걸어왔지만 국민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발언을 통해선 국정 운영의 방향과 추진 정책의 ‘올바름’을 해명하는 데 치중하는 모습이었다. 윤 대통령은 “큰 틀에서 국민을 위한 정책이라 해도 세심한 영역에서 부족했음을 통감한다”며 “어려운 서민들의 삶을 훨씬 세밀하게 챙겼어야 했다”고 했다.
총선 패배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 물가 정책과 관련해서 윤 대통령은 “예산과 정책을 집중해 물가 관리에 총력을 다했다. 그러나 어려운 서민들의 형편을 개선하는 데는 미처 힘이 닿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재정정책과 관련해서도 “미래 세대를 위해 건전재정을 지켰다”, “이자 환급을 비롯해 국민 부담을 줄여드리기 위해 애썼다”고 했다. 그럼에도 “충분하지 못했다”는 결론으로 총선 패배의 원인을 찾았다.
윤 대통령은 “민생 안정을 위해 필요한 예산과 법안을 국회에 잘 설명하고 더 많이 소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야당을 겨냥해선 “무분별한 현금 지원과 포퓰리즘은 나라의 미래를 망치는 것이고 경제적 포퓰리즘은 정치적 집단주의와 전체주의와 상통하는 것”이라며 “그래서 이것은 우리 미래에 비춰보면 마약과 같은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