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달러’ 효과… 올해 설날 송금 12%↑

(도표 참조)

▶ 8개 한인은행 무료 송금
▶ 총규모 1,899만달러 달해

▶ 건수는 6,244건, 8% 감소
▶ 평균 3,041달러, 21% 급증

올해 설날을 맞이 한인은행들이 제공한 무료 송금 서비스를 통해 한국 등 해외로 보내진 송금 건수는 감소했지만 금액 규모는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원·달러 환율이 1,440원에 육박할 정도로 상승한 가운데 본국 송금을 통해 강달러 현상을 누리기 위한 행보가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30일 한인 은행권에 따르면 미 서부 지역에서 영업하는 8개 한인은행들의 올해 설 송금 건수는 6,224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설 송금 건수 6,771건 대비 7.8% 감소한 것이다. 하지만 올해 무료 설 송금 액수는 총 1,898만6,854달러로, 지난해의 1,698만1,053달러 대비 11.8% 증가했다. 이에 따라 올해 건당 평균 송금 액수는 3,041달러로 지난해의 2,508달러 대비 21.3%(533달러) 늘었다. 주요 은행별로 살펴보면 한미은행의 경우 전체 한인 은행들 가운데 유일하게 송금 건수와 송금 액수가 모두 늘었다. 한미은행의 올해 송금 건수는 1,464건으로 전년 대비 6.6%, 송금 액수는 480만6,979달러로 전년 대비 34.2% 각각 늘었다. 신한 아메리카의 경우 올해 송금 건수가 473건으로 전년 대비 11.6% 감소했지만, 송금 액수는 274만3,774달러로 같은 기간 무려 81.7% 증가했다. PCB 은행의 경우 올해 송금 건수가 206건으로 전년 대비 3.7% 감소했지만, 송금 액수는 73만4,401달러로 같은 기간 39.1% 증가했다. 오픈뱅크의 경우 올해 송금 건수가 110건으로 전년 대비 13.4% 감소한 반면 송금 액수는 82만7,102달러로 같은 기간 4.2% 늘었다. CBB 은행은 올해 송금 건수가 91건으로 전년과 동일했으며, 송금 액수는 37만4,249달러로 전년 대비 13.4% 증가했다.

반면 한인 최대 은행인 뱅크오브호프는 올해 송금 건수가 1,918건으로 전년 대비 18.6% 줄었다. 송금 액수 역시 648만9,481달러로 같은 기간 9.9% 감소했다.

올해 8개 한인은행들의 송금 건수가 감소한 것은 아직 한인 경기가 살아나지 못하고 있음을 나타낸다고 은행권은 설명한다. 다만 송금 액수가 늘어난 것은 지난해 12월 한국에서 계엄 등 정치 불확실성이 커지며 원달러 환율이 1,440원까지 치솟은 데 따라 강달러 효과를 누리려는 수요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송금을 보내는 사람 입장에서도 강달러로 인해 부담이 적고 받는 사람도 더 많은 원화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무료 송금이 실시된 지난 주의 원·달러 환율은 1,437.10~1,437.90원 수준으로 지난해 설 송금 때의 1,325원 수준와 비교해 110원 이상이 올랐다.

이와 더불어 전통적인 은행을 통한 송금 외에도 핀테크 등 제3금융권을 통한 어플리케이션(앱) 송금 등이 증가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한편 한인 은행들은 매년 설날과 추석을 앞두고 두 차례 개인 송금에 한 해 무료 송금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무료 송금 서비스를 이용하면 30~40달러의 수수료를 절약할 수 있어 한인 고객들을 중심으로 인기가 높다. 또 한국 외에도 중국, 홍콩, 베트남, 대만 등 타국가 개인 송금도 면제해 준다.

<박홍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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