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1.31 08:30
메타(구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일고 있다. 특히 이를 보도한 언론에 대해 메타가 내부 정보 유출을 경고하는 메모를 발송했으나, 이 메모마저 언론에 유출되는 촌극이 벌어졌다.
현지 IT 매체 The Verge에 따르면, 메타는 최근 7만여 명의 직원이 참석한 사내 화상회의에서 저커버그가 트럼프를 옹호하는 발언을 한 내용이 유출되자 내부 직원들을 압박했다.
가이 로젠 메타 최고정보보안책임자(CISO)는 “정보 유출자에 대해서는 해고를 포함한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정보 유출은 보안상의 문제를 넘어 직원들의 사기를 저하시키고 업무 효율성을 떨어뜨린다”고 강조했다.
특히 주목을 받은 것은 저커버그의 친트럼프 발언이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와 생산적인 파트너십을 맺을 기회”라며 “정부가 적극적으로 방해하고 마찰을 일으키느냐, 아니면 장벽을 허물도록 도움을 주느냐의 차이”라고 말했다. 이는 바이든 전 행정부를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으로 해석된다.
업계에서는 저커버그의 이러한 변화가 규제 완화를 겨냥한 전략적 선택이라고 분석한다. 실제로 메타는 최근 팩트체크 정책을 폐지하고 다양성 정책을 축소하는 등 트럼프 진영의 노선에 동조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내부 반발도 만만치 않다. 일부 직원들은 남성 화장실의 생리용품 비치 중단 등 DEI(다양성·형평성·포용성) 정책 후퇴에 반발하며 자발적으로 생리용품을 비치하는 등 조용한 저항을 이어가고 있다.
저커버그는 이날 회의에서 2025년 사업 방향도 공개했다. 메타는 올해 인공지능, 대규모 데이터센터, 메타버스 사업에 주력할 방침이다. 또한 틱톡 규제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중국의 AI 기업 딥시크의 성과가 자사 AI 모델 개선에 도움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사내 회의는 정보 유출을 우려해 질문 기회가 제한된 형식으로 진행됐으나, 역설적으로 주요 내용이 모두 언론에 공개되는 결과를 낳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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