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중국에서 등장한 AI 앱 DeepSeek은 교실에서 교사를 대체할 수준은 아니지만, 실리콘밸리의 거대 기업들에게 큰 충격을 주고 있다. 미국의 경쟁사들과 마찬가지로 DeepSeek도 AI의 ‘환각 문제'(hallucination problem)를 완전히 해결하지는 못했지만, 훨씬 저렴한 가격과 경쟁력 있는 성능으로 이미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Nvidia 주식이 요동치고 있는 가운데, DeepSeek의 등장은 AI 산업의 지형을 영원히 바꿔놓았다. 가장 현명한 기술 기업들은 지금이라도 전략을 수정할 준비가 되어 있는 곳일 것이다.
DeepSeek의 부상이 우리에게 가르쳐준 5가지 주요 교훈은 다음과 같다.
1. 미국의 독보적 우위는 더 이상 없다
실리콘밸리의 가장 큰 맹점 중 하나는 미국 기업들이 기술 혁신에서 항상 앞서갈 것이라는 안일한 생각이었다. 중국은 제조업 강국으로 자리 잡았고,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에 대한 수요도 증가하고 있지만, 미국은 설계 노하우와 기업가 정신으로 항상 승리할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그렇지 않다.
미국은 여전히 세계 최대의 GDP를 가지고 있지만, 중국의 경제 성장률은 2020년 이후 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또한, DeepSeek을 지원한 중국 헤지펀드와 같은 투자자들은 미국의 금융 중심지로서의 위상에도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한 분석가는 “DeepSeek이 미국의 독보적 우위의 끝은 아니지만, 그 시작일 수 있다”고 말했다. 21세기를 살아남으려는 미국 기업들은 더 이상 ‘미국이 최고’라는 생각에 안주할 수 없다.
2. 보호주의는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두 번째 교훈은 잘못된 애국심에서 비롯된다. DeepSeek은 미국 정부가 수년 동안 막으려고 했던 중국의 기술 도약의 결과물이다. 바이든 행정부의 CHIPS 법안은 Nvidia와 같은 기업의 강력한 프로세서 기술이 중국에 유출되는 것을 막으려 했지만, 중국 기업들은 이미 이를 대량으로 확보한 상태였다.
보호주의는 대부분의 경제학자와 기술 전문가들이 오랫동안 비효율적이라고 지적해왔다. 오히려 CHIPS 법안은 중국의 자체 AI 인프라 개발을 촉진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DeepSeek은 더 적고 덜 정교한 칩셋으로도 경쟁력 있는 모델을 개발했다. 중국 기업들은 오픈소스 AI 모델을 포함해 모든 가능한 경쟁 우위를 찾고 있다. 미국 기업들은 해외에서 자사 제품이 어떻게 사용되는지조차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3. 규모가 항상 정답은 아니다
DeepSeek의 등장이 Nvidia 주가를 하락시킨 이유는 무엇일까? Nvidia 칩은 주요 기술 기업들이 환경적 비용을 무릅쓰고 구축 중인 데이터 센터의 핵심 요소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DeepSeek은 실리콘밸리에서 말하는 것처럼 ‘엄청나게 효율적’이다. 이는 하드웨어가 아닌 소프트웨어 측면에서 여전히 주요 혁신이 가능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미국 기업들이 SUV 같은 대형 기술을 구축하는 데 집중하는 동안, 중국은 전기 오토바이 같은 경량 솔루션을 개발했다. AI의 미래는 더 작고 효율적인 모델로 나아갈 가능성이 높다. 심지어 스마트폰에 탑재될 수 있는 오픈소스 AI 모델도 등장할 수 있다. 이제는 가장 가벼운 기술이 승리하는 시대다.
4. AI 마케팅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OpenAI는 기술 리더들이 대거 이탈하면서 마케팅에 집중했다. ’12 Days of OpenAI’와 같은 화려한 프로모션을 통해 Sora와 같은 제품을 선보였지만, DeepSeek은 전혀 다른 접근 방식을 택했다. 1월 말, 마케팅 없이 돌고래 로고만으로 출시된 DeepSeek은 벤치마크 테스트 결과가 공개되며 순식간에 주목받았다.
이제 AI 소비자 시장에서는 브랜드 충성도가 거의 의미가 없다. 앱 스토어의 평평한 경쟁 환경에서 가장 편리하고 성능이 뛰어난 앱이 승리한다. DeepSeek은 ChatGPT와 Google Gemini를 제치고 앱 스토어와 Google Play 차트에서 1위를 차지했다. 사용자들은 “놀라운 성능”이라고 평가하며, 단점으로 “가로 모드가 없음”을 꼽았다. 이제는 마케팅보다 제품 자체의 성능이 더 중요하다.
5. 슈퍼스타 CEO 시대는 끝났다
미국에서는 실리콘밸리 CEO들이 마치 록스타나 신처럼 취급받는다. 그러나 DeepSeek은 전 세계에서 가장 알려지지 않은 인물들에 의해 만들어졌다. 미국의 AI 리더들은 서로 다투고, 막연한 발표를 하며 시간을 보내는 동안, DeepSeek은 조용히 성장했다.
OpenAI의 샘 알트먼과 엘론 머스크의 불필요한 갈등은 DeepSeek의 등장을 막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다. 이제는 개인적인 명성보다 기술 자체의 혁신이 중요한 시대다. DeepSeek이 실리콘밸리의 ‘컬트 오브 페르소나’ 시대를 끝내는 데 기여한다면, 그것이 가장 중요한 교훈일 것이다.
결론
DeepSeek의 등장은 AI 산업의 판도를 바꿀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미국 기업들은 이제 더 이상 안주할 수 없다. 중국의 도전에 대응하기 위해 더 효율적이고 혁신적인 전략을 모색해야 할 때다. AI의 미래는 더 작고, 빠르고, 스마트한 기술에 달려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더 이상 슈퍼스타 CEO가 아닌, 기술 자체가 있을 것이다.
Credit Mashab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