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몬 요법·사춘기 예방약 등에 자금지원 중단…찬반 엇갈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9세 미만 미성년자의 성전환에 대한 연방 지원을 중단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고 로이터·AP통신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번 행정명령은 트랜스젠더 미성년자의 성별 전환을 돕는 호르몬 요법 및 사춘기 예방약 등 의료 서비스에 대한 연방 자금 지원을 중단하는 내용이 골자다.
구체적으로는 군인과 그 가족을 대상으로 하는 군인 건강보험 ‘트라이케어'(TRICARE)와 저소득층 의료비 지원 제도인 ‘메디케이드’ 등 연방 차원에서 운영되는 건강 보험 체계에서 트랜스젠더 청소년의 성전환 치료 지원을 제외하는 것이다.
아울러 미 법무부에 청소년 성전환 치료 관행에 반대되는 입법과 소송을 적극적으로 하라고 요구했다.
새 행정명령은 “미국은 미성년자가 한 성(性)에서 다른 성으로의 이른바 ‘전환'(transition)에 자금 제공, 후원, 촉진, 보조 또는 지원을 지원하지 않는다”라며 “이처럼 파괴적이고 삶을 바꾸는 절차를 금지하거나 제한하는 데 있어 모든 법을 엄격히 집행할 것”이라고 명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선거운동 당시 공약으로 미성년자에 대한 성전환 수술을 연방 차원에서 금지하겠다고 내세웠으며 이번 행정명령은 이에 따른 조처로 해석된다.
현재 미국 내 일부 주에서는 메디케이드를 통한 성별 확인 치료가 가능하다. 그러나 이번 행정명령으로 이 관행이 중단될 수 있다고 외신은 짚었다.
성별 확인 치료는 개인의 성 정체성이 출생 시의 성별과 충돌할 때 성 정체성을 확인하기 위한 치료로, 상담부터 호르몬 요법과 같은 약물치료를 포함하는 개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 계정을 통해 성별 확인 치료를 ‘야만적인 의료 시술’이라고 비난한 바 있다.
이번 행정명령에 대해 찬반 의견이 엇갈리는 가운데 행정소송이 제기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로이터에 따르면 기독교계 보수 성향 법률 단체인 자유수호연맹(ADF)은 “온전한 정신으로의 상쾌한 복귀”라고 환영했지만, 성전환 수술 전문의로 유명한 마시 바워스 등 행정명령에 반대하는 측에서는 “그의 손에 피를 묻힐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했다.
미국시민자유연맹(ACLU) 소속 변호사 체이스 스트란지오는 이번 행정명령의 적법성이 법정에서 다퉈질 것이라며 “우리는 이 위험하고 광범위하며 위헌적인 명령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미국 내 50개 주 가운데 공화당이 우세한 주는 청소년의 성전환 치료를 주(州)법으로 금지하고 있다.
이 중에서 트랜스젠더 청소년에 대한 호르몬 요법 및 사춘기 예방약 치료를 금지한 테네시 주법과 관련해 미 연방 대법원이 심리한 바 있으나 전국적으로 이 같은 주법의 합법성을 판단할 판결은 나오지 않은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