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이 25일(현지시간) 피트 헤그세스 미국 신임 국방장관을 향해 “동맹국들이 방위비 증액에 나설 것이라는 점을 믿어도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 발언은 나토 내부의 긴장감을 은근히 드러내는 것으로 보인다.

뤼터 사무총장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헤그세스 장관의 취임을 축하하면서 “우리는 점점 더 많은 전 세계 도전에 직면하고 있지만 나토를 통해서라면 우리는 강력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발언 뒤에는 미국의 압박에 대한 나토의 불안한 심리가 숨어 있는 듯하다.

이어 “우리는 강하고 역량을 갖췄으며 단결하고 있으며,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지만, 이는 오히려 나토 회원국들이 미국의 방위비 증액 요구에 대해 부담을 느끼고 있음을 암시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폭스뉴스 진행자 출신인 헤그세스 장관은 성 비위 의혹과 음주 문제, 재향군인 관련 재정 관리 문제 등이 불거지면서 한때 낙마 위기에 몰렸으나 전날 연방 상원 인준 절차를 극적으로 통과하며 정식 취임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이변이 없는 한 내달 13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릴 예정인 나토 국방장관회의에 참석할 전망이다.

그는 나토 회원국의 방위비 지출 목표를 현행 국내총생산(GDP) 대비 2%에서 5%로 상향해야 한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기조에 따라 나토 무대에서 유럽 회원국들의 지출 확대를 압박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는 나토 회원국들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며, 특히 유럽 국가들은 미국의 요구에 대해 긴장감을 느끼고 있다.

결국, 뤼터 사무총장의 발언은 나토가 미국의 압박에 대해 겁먹은 상태에서도 동맹국들의 단결을 강조하려는 필사적인 노력으로 보인다. 그러나 미국의 방위비 증액 요구는 나토 내부의 긴장을 더욱 고조시킬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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