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체포조 정보에 경비 강화…대통령은 무관”
경호차장 변호인 “김성훈, ‘총 들겠다’ 발언은 와전”
윤석열 대통령 체포 저지를 주도한 혐의를 받는 이광우 대통령경호처 경호본부장은 23일 2차 체포영장 집행 당시 관저에 기관단총을 배치한 데 대해 “공수처가 아닌 시위대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경호처 ‘강경파’로 분류되는 이 본부장은 이날 언론에 배포한 입장문을 통해 “‘제2정문이 뚫린다면 기관총을 들고 뛰어나가라’는 지침은 시위대에 의해 제2정문이 뚫리면 경호원이 MP7을 들고 관저 밖으로 나와 입구를 지키라는 취지였다”며 이같이 말했다.
MP7 기관단총 등 무기 배치 지시를 사실상 인정한 셈이다.
경찰 특별수사단은 최근 조사에서 이 본부장이 “관저 무기고에서 MP7 2정과 실탄 80발을 꺼내 가족 데스크에 배치하라”, “(관저) 제2정문이 뚫린다면 기관총을 들고 뛰어나가라”라고 지시했다는 경호처 관계자들의 진술을 확보했다.
이 본부장은 “당시 ‘경호처 총기 사용 유도’, ‘총기 사용 시 일제히 관저 진입’이라는 관저 주변 시위대의 내부 공지 문자가 돌았다”며 “실제 진보노동단체는 1차 영장 집행이 되지 않을 경우 ‘1만명 체포조’ 운영을 공언한 상황이었다”고 했다.
이어 “경호처는 대규모 불법단체들의 관저 침입을 대비해 경호 매뉴얼대로 경계근무를 강화했다”며 2차 체포영장 집행 나흘 전인 11일 “불법 체포조 정보에 따라 관저 내부 가족 데스크로 MP7 2정을 배치해 경계 경비를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경호처는 공수처의 2차 집행 당시 물리적 충돌을 하지 않는 것이 일관된 지침이었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고 강조했다.
또 “대통령의 총기 사용 지시는 없었기에 대통령은 무기 배치와 무관하다”며 “대통령은 일관되게 무력 사용이나 공수처 충돌은 안 된다고 강조했다”고 주장했다.
이 본부장은 “경호처 직원들은 기본적으로 개인 권총을 소지하고 근무하며, 외곽을 지키는 55경비단은 소총을 소지한 채 근무한다”며 “경계 경비 강화에 따라 MP7을 이동 배치하는 것은 경호 매뉴얼에 따라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를 받는 이 본부장은 오는 24일 오전 7시 30분께 경찰 국가수사본부에 출석해 추가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경찰은 이 본부장에 대한 구속영장 신청을 검토 중이다. 앞서 경찰은 이 본부장을 체포했으나 구속영장을 신청하지 않고 석방했다. 김성훈 경호차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검찰이 반려한 점을 고려한 조치였다.
경찰은 김 차장에게도 이 본부장과 같은 시간에 출석하라고 통보했다.
한편, 김 차장의 변호인은 이날 언론 입장문을 통해 자신의 발언을 해명했다.
윤 대통령 변호인단을 겸하는 배의철 변호사는 2차 체포영장 집행 직전 상황을 전하면서 “김성훈 차장은 울면서까지 ‘총을 들고 나가서 저 불법 세력들에게 대한민국의 헌법 질서를 보여주겠다’고 했다”고 말한 바 있다.
배 변호사는 “김 차장은 오열한 것은 사실이나 해당 발언은 한 적이 없다며 변호인에게 정정보도 청구를 요청했다”며 “김 차장에게 직접 들은 게 아니라 주변에서 와전된 말을 들은 것”이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