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이틀후 개최… ‘적대적 두국가관계’ 개헌 공개될지도 주목

오는 22일(이하 한국시간) 열리는 북한 최고인민회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틀 후 열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어떤 대미 메시지를 내놓을지 주목된다.

앞서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는 지난달 5일 제34차 전원회의를 열고 이달 22일에 제14기 제12차 최고인민회의 소집을 결정했다. 안건으로 ‘사회주의헌법 일부 조문 수정’을 예고했다.

김 위원장은 2023년 말 대남 노선 전환을 선언한 데 이어 작년 1월 최고인민위원회에서 영토 조항 반영과 ‘통일’ 표현 삭제 등 ‘적대적인 두 국가관계’ 선언의 후속 개헌을 지시했다.

그러나 작년 10월 열린 최고인민회의 후 개헌 결과 발표에는 관련 언급이 없었다.

또, 북한은 작년 내내 ‘통일’, ‘동족’ 개념을 지우고 남북 연결 도로·철도를 폭파하는 등 물리적 단절에 애썼는데, 연말 전원회의 결과 보도에서는 그에 관한 평가나 향후 대남 정책이 전혀 거론되지 않았다.

따라서 이번 제12차 회의를 통해 영토조항 등 ‘적대적 두 국가관계’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헌법에 반영하고 내용을 주민에 공개하면서 연장선상에서 대남 정책이 함께 언급될 가능성이 있다.

이와 함께 한국과 국제사회가 주목하는 대목은 트럼프 2기 북한의 대미 정책이 구체적으로 제시될지다.

트럼프 재선 후 북미 협상 재개 전망이 제기되지만 북한은 현재까지 대화에 관심을 나타내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작년 11월 무기 전시회 연설에서 “미국과 함께 협상주로의 갈 수 있는 곳까지 다 가보았”지만 “침략적이며 적대적인 대조선정책”만 확인했다며 협상 재개 관측에 선을 그었다.

이어 김 위원장이 참석한 작년 연말 노동당 전원회의에서는 “최강경 대미 대응전략이 천명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북한은 최강경 대미 대응전략의 내용이 무엇인지 전혀 밝히지 않았고, 그 후로도 트럼프를 직접 거명하는 것을 자제하며 대미 비난의 수위를 조절하는 모습이다. 이는 트럼프 2기의 대북 정책이 구체화되기 전까지 북한이 모호성을 유지하는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번 최고인민회의도 트럼프 취임 연설과 외교안보라인의 대북 인식을 탐색한 후 대미 메시지를 조절하고자 시기를 취임식 직후로 선정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김 위원장 연설에 주목도를 높이는 효과도 있다.

통일부는 이번 최고인민회의가 미국 신행정부 출범 직후 열리는 점에 주목, 김 위원장이 참석해 대외 전략을 구체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19일, “북한이 트럼프 취임 연설 등을 검토한 결과를 바탕으로 이번 최고인민회의에서 최강경 대미 대응전략의 내용을 보다 구체적으로 밝힐 가능성이 있다”며 “이는 역설적으로 북미 협상 재개의 ‘문턱’이 무엇인지 제시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남쪽의 정기국회에 해당하는 최고인민회의는 헌법·법령 제·개정, 국가 대내외정책 기본원칙 수립, 국무위원장 등 국가기관 인사, 경제발전계획 심의·승인, 국가예산 집행 심의·승인 , 내각·중앙기관 사업 보고, 조약 비준·폐기 기능을 한다.

2021년 이후 상반기 최고인민회의는 주로 1월 중 하루동안 열렸고, 1월 최고인민회의에서는 통상적으로 전년 예산 결산, 당해 예산, 법령, 조직문제 안건이 다뤄진다.

김 위원장 집권 이후 제12기 제5차(2012년 4월)부터 제14기 제11차(2024년 10월)까지 총 20회 열렸는데 김 위원장은 그 가운데 11회 참석했고 5회 연설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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