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와 전문가들의 경고를 무시한 채 소방 인프라 확충을 등한시

정치적인 이유가 현실의문제를 덮어버린 최악의 시행정

LA시가 만성적인 소방인력 부족 문제를 방치하고 오히려 예산을 삭감한 것이 이번 대형화재의 피해를 키웠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현재까지 4만 에이커 이상이 소실되고 1만2천여 건물이 파괴되었으며, 최소 24명이 사망한 이번 화재의 배경에는 시정부의 오랜 무관심이 있었다는 지적이다.

CNN 보도에 따르면, LA소방국(LAFD)은 미국 주요 도시 중 가장 열악한 소방 인력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 1천명당 소방관 수가 1명도 채 되지 않는 LA와 달리, 시카고, 달라스, 휴스턴 등은 2명에 가까운 소방인력을 확보하고 있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인구 150만의 샌프란시스코가 1,800명 이상의 소방관을 보유한 반면, 인구 400만의 LA는 고작 3,500명의 소방인력만을 배정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소방국은 산불 진화뿐만 아니라 구조물 화재, 교통사고, 의료 응급상황 등 일상적인 신고 출동도 담당하고 있는데, 팬데믹 이후 급증한 노숙자 관련 응급상황으로 인해 업무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이처럼 늘어나는 출동 수요에도 불구하고 인력은 오히려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크리스틴 크라울리 LA소방국장은 작년 말 보고서를 통해 현재 소방인력이 전국소방협회 권장 기준의 절반에 불과하다고 경고했다. LA의 인구가 1960년 250만에서 2020년 400만으로 증가했음에도, 오히려 소방서 수는 줄어들었으며 출동 요청은 4배나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문제는 수십 년간 지속되어 왔다. 2011년 미국 40대 도시 소방서 인력 순위에서 LA는 최하위권을 기록했으며, 작년 LA소방재단 보고서는 6명이 사용하도록 설계된 소방서에 두 배가 넘는 인원이 근무하는 등 열악한 근무환경을 지적했다.

그럼에도 카렌 배스 LA시장은 최근 “어려운 예산 상황”을 이유로 소방예산 삭감을 강행했다. 시의회 의원 트레이시 파크는 “LA 정치인들이 계속해서 공공안전에 대한 의미 있는 투자를 하지 않았고, 그 결과 시민들이 고통받고 있다”고 비판했다.

소방관 노조 프레디 에스코바르 위원장은 “이번 참사는 우리가 수십 년간 경고해 온 문제가 현실이 된 것”이라며, “단순히 한 번의 예산 삭감이나 특정 시장의 문제가 아니라, 수십 년간 이어져 온 시스템의 실패”라고 지적했다.

통계와 전문가들의 경고를 무시한 채 소방 인프라 확충을 등한시해 온 LA시의 행정이 이번 대형 참사의 한 원인이 됐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특히 산불 위험이 높아지고 노숙자 관련 응급상황이 증가하는 등 소방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시민들은 향후 유사한 재난에 대비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출처 CNN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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