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 소방관들, LA 산불에 속수무책인 이유는…

산불로 초토화된 LA 알타데나의 피해 지역[로이터]

미 언론 ‘LA 산불 진압 더딘 이유’ 분석
케네스·아처 추가 산불… 빠르게 확산
“이 정도 산불 막을 체계, 세계에 없어”

로스앤젤레스(LA) 일대를 집어삼키며 미 역사상 최대 산불 피해를 낳을 것으로 확실시되는 ‘선셋 파이어’ 진압 속도는 유난히 더디다. 물론 불길이 급속히 번지는 최대 원인으로 최대 시속 160㎞를 웃돈 강풍, 이른바 ‘악마의 바람’이 꼽히는 근원적 이유는 다른 데 있다. 기후변화로 대형 산불 위험이 커진 반면, 지금의 소방 체계는 여전히 소규모 화재 진압에 초점을 맞춘 ‘낡은 시스템’에 머물러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11일(현지시간) 기준 이번 산불로 인한 사망자 수는 최소 16명으로 늘어났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소방 관계자·전문가들 인터뷰를 통해 “기후변화로 지난 10년간 캘리포니아 일대에서 화재 위험이 커졌음에도, LA의 상수도 시스템은 산불 등 대형 화재에 전혀 대비돼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대표적인 게 ‘인력 부족’ 문제다. 앤서니 마론 LA카운티 소방국장은 8일 기자회견에서 “산불 발생 지역에 1,400명의 인력을 투입했으나 불길을 잡기에는 역부족이었다”고 토로했다. 산불 1, 2건에는 대비돼 있지만, 이번처럼 4건 이상의 동시다발 산불에 대응할 인력은 턱없이 부족하다는 얘기였다.

설상가상 소방용수 부족도 진화를 더 어렵게 했다. 미 워싱턴포스트(WP)는 LA 수도전력국 관계자를 인용해 “LA 상수도 시스템은 대형 구조물이나 주택 화재 진압을 목적으로 할 뿐, 대형 산불에 대비해 구축돼 있진 않다”고 보도했다. 최대 피해를 낳고 있는 팰리세이즈 산불 진압 과정에선 평소의 4배가 넘는 물 수요가 발생한 탓에 수압 저하, 소화전 고갈 현상도 발생했다.

부족한 소방 자원은 초기 진화 실패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LA 산불처럼 ‘바람에 의한 화재’는 즉시 진압하지 못하면 통제불능 수준으로 번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패트릭 버틀러 전 LA 소방국장은 “파괴력이 강한 화재 위협이 증가함에 따라 소방당국으로선 강풍이 불 땐 화재 발생 위험 지역에도 소방차와 소방대원을 추가 투입해야 한다”고 NYT에 말했다. 수자원 전문가들은 로스앤젤레스타임스에 “소규모 지역 화재가 아니라, 장기간 지속되는 대형 산불 진압을 위한 시스템이 재설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소 16명 사망… 산불 확산 긴장 태세

WP에 따르면 이날 오후 10시 30분 기준, 사망자는 최소 16명으로 늘어났다. LA 카운티 검시국은 사망자 중 5명이 팰리세이즈 화재로, 11명은 이튼 화재로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현재 산불은 총 4곳에서 진행 중이며, 가장 넓은 지역을 태운 LA 부촌 퍼시픽팰리세이즈(95.5㎢) 화재 진압률은 11%에 머물러 있다. 캘리포니아 소방당국은 팰리세이즈와 이튼, 케네스, 허스트 등 4곳의 소실 면적을 총 160㎢로 집계했다. 파괴된 건물도 1만2,000여 채로 증가했다.

소방당국은 이번 주 강풍이 다시 거세지겠지만, 바람 방향이 바뀌어 팰리세이즈 지역 화재 진압에는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브렌트 파스쿠아 캘리포니아 소방국 지휘관은 “샌타애나 강풍이 불면, 산에서 서쪽 해안으로 뜨겁고 건조한 돌풍이 불 것”이라며 “동쪽으로 이동하던 산불이 ‘이미 다 타 버린’ 땅으로 밀려나면 화재와 불씨가 번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CNN방송에 말했다.

0
0

TOP 10 NEWS TODAY

오늘 가장 많이 본 뉴스

LATEST TODAY NEWS

오늘의 최신 뉴스

1 Comment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시니어 생활

[시니어 라이프] 시니어를 위한 스마트폰 대모험

“손 안의 세상을 정복하세요!” 목차 디지털 세계로의 초대장 안녕하세요, 용감한 모험가님! 이 안내서는 스마트폰이라는 신비한 마법 세계를 탐험하는 시니어 영웅님들을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이제 소셜 시큐리티,

오피니언 Hot Poll

청취자가 참여하는 뉴스, 당신의 선택은?

최신 뉴스

규모 5.2 지진, 샌디에고 북동쪽에서 발생… LA까지 흔들림 감지

샌디에고 카운티 줄리안 지역에서 규모 5.2의 지진이 발생해 로스앤젤레스 일대까지 흔들림이 감지됐습니다. 오늘(14일) 오전 10시 10분경 발생한 이번 5.2 규모의 ...

부켈리 대통령, 송환권한 없어 “잘못 추방된 미국 거주자 송환 불가능”

트럼프 행정부와 미 법원 사이 외교적 갈등 심화 엘살바도르 대통령 나이브 부켈리는 월요일 백악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실수로 엘살바도르로 ...

가주 이민자 유입에서 아시안이 라틴계 제쳐..H1B 취업비자가 이민 창구

가주 이민자중 46퍼센트가 아시아에서 유입 가주에서 지난 20여년동안 아시아에서 유입되는 이민자수가 라틴 아메리카에서 유입되는 이민자수를 제쳤으며, 취업 비자인 H1b가 아시안 ...

트럼프 “미국서 차 만들려면 시간 필요”…車부품 관세 추가 면제 시사

시진핑, 베트남 방문에 "어떻게 하면 미국 망치게 할까 파악 하는 차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일시적인 관세 면제와 관련, ...

트럼프-부켈리 백악관 회담, “불법 이민자 추방” 협력 강화

미 행정부, 엘살바도르 교도소 시스템 활용해 수백 명 추방... 인권 침해 우려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월요일 엘살바도르의 나이브 부켈리 ...

EBT/SNAP 전국적인 사기 급증, 한인을 포함한 피해자들 발만동동

전국적으로 증가하는 혜택 도난 사례로 수천 가구가 식비 지원 없이 어려움 겪어 최근 들어 전국적으로 SNAP(보충 영양 지원 프로그램) 혜택 ...

대낮 베를린 지하철서 시리아인 흉기 살인사건

시리아인 용의자 사살…테러 정황 없어 독일 베를린의 지하철 안에서 대낮에 살인사건이 발생했다. 14일(현지시간) 일간 타게스슈피겔 등에 따르면 지난 12일 오후 ...

애플, 1분기 아이폰 출하량 10% 증가…”관세 대비 재고 비축”

시장 점유율 17.5%→19.0% 늘려…19.9% 삼성전자와 격차 좁혀 상호관세 적용 제외에 주가 2.2% 상승…장 초반 7%까지 오르기도 애플의 올해 1분기 아이폰 ...

린우드 상업지구 대형 화재 발생

피자헛 건물 전소, 인근 건물로 화재 급속 확산 중 [린우드, 2025년 4월 14일] - 오늘 오전 5시 7분경 린우드 지역 ...

트럼프 관세 정책 완화 기대감에 월요일 뉴욕 증시 강세

중국 전자제품 관세 일시 중단에 애플 7% 급등, 다우존스 550포인트 상승 월요일 미국 주식 시장은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 정책 불확실성에 ...

4월  14일 라디오서울 모닝뉴스 헤드라인

• 한인 유학생이 교통티켓 위반 티켓을 발부받았다는 이유로 비자 취소 통보를 받았습니다. • 지난 주말 LA 다운타운에서 수만명이 참가한 대규모 ...

주식시장, 트럼프 관세 우려에도 “장기 투자자는 안전하다”

시장 혼란 속에서도 전문가들은 경제 기반이 여전히 견고하다고 주장 주식시장이 최근 크게 요동치면서 많은 투자자들, 특히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 투자자들 ...

트럼프, 반도체 관세 걷겠다면서 “유연성” 언급…불확실성 여전

관세율·시기 모두 전망 엇갈려…"로비의 창 열어주는 것" 비판도 "팬데믹 이후 주식시장 변동 최대"…한국 반도체산업도 위기 지속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매끄럽지 ...

하버드대 인근서 매춘업소 운영 40대 한인여성 징역 4년

법원, 550만달러 몰수 명령도…성매수男에는 시의원·기업 임원도 하버드대 인근에 있는 고급 아파트에서 공직자나 기업 임원 등을 대상으로 성매매 업소를 운영했다가 적발된 ...

캘리포니아 인구 지형도 급변, 아시아계 이민자 주도 시대 도래

"실리콘밸리 중심 고학력 아시아 이민자 유입 급증, 라틴계 감소로 주(州) 경제·사회 구조 재편" 2025년 4월 14일 미 서부 최대 주(州)인 ...

나치 심취 고교생, 트럼프 암살 자금 확보하려 부모 살해

 부모를 살해한 후 차를 몰고 도주한 미국 위스콘신주 고교생의 범행 동기가 대통령을 암살하고 정부를 전복하려는 계획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려는 것이었다는 ...

민주 샤피로 주지사 관저에 방화…38세 男 용의자 체포

셔피로 펜실베이니아 주지사와 가족 대피…부상자 없어 민주당의 대권 주자 중 한 명인 조쉬 셔피로 펜실베이니아 주지사 관저에 13일(현지시간) 새벽 방화 ...

경찰, 박나래 자택 절도사건 용의자 1명 체포…공범 여부 수사

방송인 박나래씨의 자택 도난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용의자 1명을 체포한 것으로 14일 전해졌다. 연합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 용산경찰서는 지난 ...

“트럼프, 뛰어난 인지능력·신체 건강…직무 수행 적합”

백악관, 트럼프 건강검진 결과 공개…"활동적 생활, 웰빙에 크게 기여" 체중 9㎏ 감량, 콜레스테롤 정상…대장 게실증에 3년내 대장내시경 권고 도널드 트럼프 ...

“하늘 아래 가장 느긋한 불평꾼들” .. 엔젤리노의 딜레마

라디오 서울 뉴스 데스크 로스앤젤레스. 세상의 끝에서 가장 화창한 도시. 바닷바람은 사시사철 부드럽고, 하늘은 언제나 파랗고, 가로수는 구불구불 기분 좋게 ...

트럼프 관세 비난할까 말까…딜레마 빠진 민주당

당내 진보진영, 바이든 행정부 시절 관세 정책 찬성 전력 지난해 미국 대선 때 정권을 내준 민주당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

한인타운 5층 아파트 건물서 화재 발생, 1명 구조

일요일 오후 154 N New Hampshire Ave 건물 4층에서 연기 발생... 소방당국 신속 대응 오늘(13일) 오후 1시 12분경 로스앤젤레스 한인타운 ...

미국 “핵무기 손 떼야” 이란 “제재 해제해야”…2차 협상 신경전

미, 결렬시 군사행동 가능성 시사…이란, 간접 협상 방식 고수 10년 만에 고위급 핵 협상을 재개한 미국과 이란이 두 번째 접촉을 ...

‘폭싹 속았수다’ 관식이가 앓은 다발성 골수종···10년 사이 두 배 증가

5년 생존율 50% 그쳐 재발 잦아 방심 금물 넷플릭스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에서 극중 양관식이 진단받은 병은 혈액암인 다발성 골수종이다. 국내 ...

로리 매킬로이, 마스터스 제패…마침내 커리어 그랜드슬램 달성

진 사라젠, 벤 호건, 게리 플레이어, 잭 니클라우스, 타이거 우즈에 이어 매킬로이가 6번째.. 남자 골프 세계랭킹 2위 로리 매킬로이(35·북아일랜드)가 4대 ...

전자제품 관세 혼란에 트럼프 직접 나서 “면제아니다” 진화 시도

당국자들 해명 이어 "안보관세 조사서 반도체·전자제품 들여다볼 것" '관세정책 후퇴' 논란에 "누구도 특히 최악 대우하는 中은 봐주지 않겠다" 도널드 트럼프 ...

PCH 여름까지 재개통 예정.. 뉴섬 주지사 발표

팔리세이즈 화재로 폐쇄된 PCH, 주민들에게만 제한적으로 개방된 상태 게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태평양 연안 고속도로(Pacific Coast Highway, PCH)가 올 여름까지 ...

트럼프 행정부의 오락가락 관세 정책, 글로벌 기술 산업 혼란 가중

"면제 없다" vs "검토 중"... 중국산 전자제품 관세 혼선에 시장 요동 주말 동안 트럼프 행정부가 스마트폰, 노트북 및 기타 전자 ...

이정후, 양키스 상대 연타석 홈런…4타점쇼로 경기 MVP 선정

미국 진출 후 첫 한 경기 '멀티 홈런'에 역전 스리런 맹활약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서 뛰는 외야수 이정후(26)가 뉴욕 양키스를 ...

탄산음료 한 캔만 마셔도 세계보건기구 당류 권고량 70%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 다소비식품 영양성분 조사 당류 표시 기준 초과 제품 4건 확인…행정처분 의뢰 어린이·청소년이 편의점에서 주로 구매하는 음료, 간식 등에 당과 ...

경제 • IT

칼럼 • 오피니언

국제

한국

LIFESTYLE

K-NOW

K-NEWS

K-BIT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