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 게임2’가 잘나간다지만…위기에 봉착한 K드라마

드라마 ‘오징어게임 2’ [넷플릭스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넷플릭스에 지나치게 종속…국제 협업으로 시너지 창출해야

K콘텐츠 생존전략 담은 신간 ‘애프터 넷플릭스’

K드라마가 맹위를 떨친 건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2019년 ‘킹덤’에서 시작해 현재 ‘오징어게임 2’에 이르기까지 한국 드라마는 세계적인 영향력을 발휘해왔다. 이는 현재 진행형이기도 하다.

9일(한국시간) 글로벌 OTT 순위집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넷플릭스 쇼(TV물) 부문 순위 10위권 내에 한국 드라마가 3편이나 올라 있다.

‘오징어게임2’가 1위, ‘별들에게 물어봐’가 6위, ‘지금 거신 전화는’이 8위를 차지하고 있다. 영국(3편)과 함께 가장 많은 편수를 ‘톱10’에 올린 것이다. 이는 세계 드라마 업계를 장악한 미국(2편)보다도 많은 편수다.

2023년 기준, 플릭스패트롤에서 ‘가장 많이 신청한 콘텐츠’는 미국이 6천402편으로 총시청 시간 56.89%를 점유해 1위고, 한국이 1천102편으로 시청 시간 8.3%를 점유해 2위다. 그 뒤를 영국과 일본이 뒤따랐다.

객관적 데이터만 보면 한국의 콘텐츠 경쟁력은 세계 최상위권으로 분류할 수 있는 수준인 셈이다. 그러나 실상을 뜯어보면 그렇지 않다고 미디어 연구자 조영신 박사는 주장한다. 신간 ‘애프터 넷플릭스'(21세기북스)에서다.

책에 따르면 한국 드라마는 위기 상황이다. 거칠게 표현하면 성장 동력이 막혀 있어서다. 인건비 등 제작비는 꾸준히 상승 추세고, 제작사가 벌어들이는 수익도 제한적인 데다가 한한령(限韓令·한류 제한령) 등으로 수출길이 막혀 있어서다. 무엇보다 넷플릭스에 대한 의존도가 점점 커진다는 게 문제다.

넷플릭스는 2017년 기준 제작비가 미국 콘텐츠 대비 1/9, 일본 콘텐츠 대비 1/3 수준이었던 한국 콘텐츠를 빠르게 늘렸다. 국내 굴지의 콘텐츠 제작사 스튜디오드래곤, 제이콘텐트리 등과 공급계약을 잇달아 체결했다. 이에 따라 2016년 60여편에 불과했던 한국 콘텐츠는 2018년 550여편으로 급증했다.

오리지널 콘텐츠(자체 제작물)에 대한 제작 투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해외 수출길과 내수 불황에 시달리던 국내 제작사들은 ‘대박’을 노릴 순 없으나 안정적인 이익을 거둘 수 있는 넷플릭스에 점점 의존했다. 예전에는 ‘대박’이 나면 제작비의 수 배가 넘는 수익을 누릴 수 있었으나 넷플릭스에 지식재산권(IP)을 넘기면서 제작비 외에 1~20%의 수익 정도만 가져갔다. 코로나 시대를 거치면서 어려워진 국내 제작사들은 IP를 넷플릭스에 넘기는 일이 빈번해졌고,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게 된 넷플릭스는 국내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OTT 겸 투자사로 발돋움했다.

특히 넷플릭스가 디즈니플러스, 티빙, 웨이브 등 국내외 OTT들의 도전을 모두 물리치고 국내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누리면서 국내 제작사들의 넷플릭스 종속은 가속화했고, 국내 플랫폼의 자생력도 약해지는 등 국내 제작환경이 황폐화하고 있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저자는 이 같은 넷플릭스 종속에서 벗어나야 한다면서 그러려면 국내 제작사들이 좀 더 활발하게 일본, 태국, 인도네시아 등 타국 제작사 및 배우들과 협업에 나서야 한다고 주문한다. 그 결과물이 좋다면, 넷플릭스뿐 아니라 이들 국가 등에 진출해 있는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파라마운트 플러스, HBO, 디즈니플러스 등으로 판로를 확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합종연횡은 이미 국내시장에서 감지되고 있다. 스튜디오드래곤은 국내 시스템을 바탕으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연출한 일본 드라마 ‘아수라처럼’을 제작 중이다. 미야자와 리에, 아오이 유우, 히로세 스즈 등 일본의 정상급 배우들이 출연한다. 2003년 나와 커다란 인기를 누린 동명 작품의 리메이크 버전이다. 즉, 일본의 대표적 IP를 한국 시스템과 일본 감독·배우가 참여하는 프로젝트로 전환한 것이다.

CJ ENM은 일본 최대 애니메이션 기업인 토에이 애니메이션과 글로벌 콘텐츠 제작을 함께하기로 협약했다. 토에이는 ‘은하철도 999’ ‘드래곤볼 시리즈’ ‘원피스’ ‘슬램덩크’ 등 수많은 IP를 보유한 애니메이션 명가다. 저자는 일본뿐 아니라 태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다양한 국가와의 협업을 확대해 나가야 한다고 촉구한다.

그는 “한국 영상 콘텐츠의 시장 확대를 위해서는 주류 미디어 사업자들이 한국 콘텐츠를 구매하고, 유통해야 하며, 이 당면 과제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한국의 우수한 제작 역량과 아시아의 문화가 결합한 아시아 콘텐츠 사업자가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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