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선 엔지니어링’ 디자인…외교부, 최종당선작 선정
▶ 탄핵정국 공식발표 미뤄져 내년 하반기 착공 목표
노후화된 LA 총영사관 건물을 전면 재건축하는 프로젝트가 본궤도에 오른 가운데 신청사 밑그림을 마련하기 위해 한국 외교부가 실시한 설계공모에서 한국의 중견 건축사무소인 ‘유선엔지니어링건축사무소’(대표 조영돈·이하 유선)가 제출한 디자인이 최종 당선작으로 선정됐다. 6일 LA 총영사관은 신청사 설계공모에 참여한 7개 건축사무소 중 엄격한 심사를 거쳐 유선이 최종 확정됐다고 확인했다.
이번 설계 공모에는 지난해 9월 LA 현장 설명회에 참석한 유선을 비롯해 해안, 희림, 공간, 범건축, 삼우씨엠, 범씨엠 등 7개사가 참여했다. 외교부는 7개사를 대상으로 공모안을 받고 11월 말 심사를 거쳐 12월 초 당선작을 가렸다.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한국의 탄핵 정국 여파로 외교부의 공식 발표가 한달 이상 미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1999년 설립된 유선은 2000년대 이후 공공건축, 일반건축, 공동주택, 복합개발 등 다양한 분야에서 경쟁력을 높이며 성장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공공건축 분야에서는 2022년 헌법재판소 별관 디자인으로 국유재산 건축상 대상 및 대한민국 공공건축상을 받았고, 2020년에는 국립익산박물관 설계로 국무총리상을 수상했다.
회사 홈페이지(www.usun.co.kr)에는 오만 한국대사관과 가나 한국대사관 디자인도 올라 와 있다. 총영사관의 한 관계자는 “당선사 디자인 공개 여부는 외교부 본부와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기존 LA 총영사관 청사는 1956년 건립된 5층 건물로, 한국 정부가 1988년 매입해 청사로 사용 중이다. 그러나 노후도가 심하고 내진 설계가 적용되지 않아 지진 발생 시 안전 위험과 함께, 방문객이 많은 데 비해 업무 공간이 비좁다는 문제도 계속 지적돼 왔다.
연면적 7만4,124 스퀘어피트, 부지면적 5만3,282 스퀘어피트 규모의 재건축 공사비는 당초 LA 총영사관이 기획재정부에 신청한 금액보다 29% 가량 삭감된 4,677만2,000달러다. 설계비에 312만달러가 별도 책정됐다.
설계공모 당선사인 유선은 LA 현지에서 실시설계와 각종 인허가 업무를 직접 수행해야 하며, 현지에서 업무를 직접 수행하기 어려운 경우 캘리포니아주 건축사 자격을 보유한 현지 업체와 업무협약을 체결해 협업해야 한다. 설계와 인허가 과정을 거쳐 2026년 하반기 착공될 예정이며, 2029년 말 완공이 목표다.
한인사회에서는 LA 총영사관이 미주 최대 한인사회를 관할하는 공관으로 상징적인 공간인만큼 한국의 전통 미를 상징하는 유의미한 프로젝트가 될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노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