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스한 일요일 아침, 익숙한 발걸음으로 찾은 파리바게트. 하지만 오늘도 이 거리는 평화롭지만은 않다.

빵집 계단에는 페타놀을 주사하는 이들이 자리를 차지했고, 그들 곁의 대형견들은 주인을 잘못 만나 측은한 눈빛을 보낸다. 아침의 달콤한 향기는 현실의 쓴맛과 뒤섞인다.

빌딩 시큐리티가 그들을 내쫓자, 마치 놀이터를 옮기듯 윌셔 웨스턴 광장의 돌 조형물로 자리를 옮긴다. 일상이 된 그들의 모습처럼, 이곳의 문제도 일상이 되어버렸다.

“요즘 여기 상황은 어떠니?” 친숙한 빵집 종업원에게 건넨 말에, 그는 쓴웃음을 지으며 답한다. “홈리스들은 조금 줄어서 나아지고 있는데 마약하는 사람들은 여전해요. 경찰에 신고해도 그들은 아무것도 안해주죠.”

엘에이에서 사업한다는 것은 마치 벌을 받는 것만 같다. 높은 세금과 임금은 기본이요, 범죄와 마약, 홈리스 문제까지 더해져 소상공인들의 어깨를 누른다. 윌셔 웨스턴 광장이 조금 나아진 것도, 시 정부의 노력이 아닌 빌딩주인들에게 떠넘긴 책임 때문이다. 청소와 시큐리티 비용으로 매달 추가 지출을 감당해야 하는 건물주들의 한숨도 깊어만 간다.

연봉 50만 불을 받는 새로운 LAPD 국장에게 거는 기대가 컸던 주민들의 반응은 이제 “역시나”라는 체념으로 바뀌었다.

한인타운의 일요일 아침은 여전히 따사로운 햇살 아래 있지만, 그 따스함이 닿지 않는 그림자도 깊어만 간다. 달콤한 빵 향기 속에 묻어나는 쓴맛처럼, 이곳의 현실은 복잡하고 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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